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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有]믿겨지지 않는 결말 ... 무간도3 무간도 3 : 종극무간
blueposeidon 2004-07-01 오전 5:01:21 3722   [4]

무간도 1 은... 딴지 일보에서 'Best Junior' 평을 받았기에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서 보았었다...

 

딴지 일보의 '한마디로 좆됐다' 라는 말이 맞는 상황...

 

경찰에 잠입한 조직원은 정상적인 삶을 살려고 하는데 조직이

가만히 놔 두질 않고...

 

조직에 잠입한 경찰은, 자신을 경찰로 입증해 줄 수 있는

모든 상위 요원들이 죽어버린 상황...

 

그 둘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살 떨리고 숨막히는 심리전...

그것이 무간도 1 의 배경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유덕화보다는 양조위의 묵직한 카리스마가

마음에 들었고,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심리 스릴러' 한 편을

보았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1 편을 본 후 얼마 지나지도 않아 이미 2, 3 편이

만들어져 있고 곧 개봉할 것이라는 소문이 들려왔다.

 

'아니, 벌써 2, 3 편을 만들었단 말이야?'

 

그 소식을 듣자 마자 뇌리에 떠오르는 생각은...

 

'전편의 인기를 가지고 어떻게 대충 대충 만든 후속편이겠구나'

 

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좆된' 상황에 처하게 된 두명,

그 두명 중 한명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끝나게 되었는데

거기서 도대체 어떻게 더 스토리를 끌고 나간단 말인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허나 그럼에도 2 편을 보게 되었고...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 는 속설이 깨질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1 편보다 '낫다' 라고 판단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전편의 인기에 부합해 대충 만들어낸 속편'은

훨씬 뛰어넘는... 거의 1 편의 비중에 버금가는 2 편이었다.)

 

2 편에서는 유덕화와 양조위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들이 어찌하여 조직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어찌하여 경찰이

되었는지, 주변 인물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등의

배경을 맛깔나게 설명해 나가면서... 커다란 줄거리로

삼합회의 보스 '한침' 이란 인간을 다루고 있다.

 

1 편이 주로 유덕화와 양조위가 처한 엇갈린 상황에서의

긴박하고 숨막히는 '심리 묘사' 위주로 풀려 나갔다면,

2 편에서는 그 '심리 묘사' 부분은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거기에 '추리' 의 요소를 끼워 넣었다.

 

상당히 급박하게 전개되는 스토리에 쉴새 없이 이어지는 반전의

연속... '한침' 이라는, 어찌 보면 약간 어리숙하고 사람 좋던

작은 조직의 두목이었던 사람이 어떻게 무간도 1 에서 보여지는

그 냉철하고 잔인하며 철두철미한 커다란 보스가 되었는지...

그 과정을 100 % 이상의 완성도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2003 년 천룡팔부' 에 남자 주인공 중 한명인

'교봉' 역할을 했던 배우가 뜻밖에 비중있는 역할로 등장해서 반가웠다.)

 

자... 이렇게 1 편과 2 편을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이제 정말 다 끝났구나. 간만에 괜찮은 영화였어.'

 

였는데... 생각해보니 아직 3 편이 남아있었다.

 

얼레? 양조위는 죽었는데? 어떻게 3 편이...?

 

그렇게 해서 보게 된 무간도3... 그 종결편.

- 무간도 3 : 종극 무간 -

 

... ... 이건 ... ...

 

상상 밖이었다.

 

앞서 1, 2 편에서 보여줬던 '심리 묘사' 와 '두뇌 싸움' 을 넘어...

이건 거의 영화 장르 자체가 '미스테리' 쪽으로 바뀐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불행히도... 아.직.까.지.도...

영화 내용이 확실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영화 상영 내내 '이미 죽은' 양조위가 2003 년에도 떡하니 돌아다니고,

그 뿐 아니라 '이미 죽은' 사람들이 유덕화와 대화를 나누기까지 하며,

중국 본토의 조직이라고 내내 알려졌던 사람(이름조차 없는)은,

나중엔 경찰인지 뭔지 상당히 애매한 신분이다.

 

심지어 1 편 마지막 장면 건물 옥상에서 양조위가 유덕화의 머리에

권총을 누고 있던 장면이 난데없이 유덕화가 양조위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있는 장면으로 뒤바껴 나오질 않나...

 

죽었던 '한침' 이 '심등' 과 거래를 하지를 않나...

 

양조위가 했던 대사를 유덕화가 하기도 하고, 유덕화가 한 대사를

여명이 하기도 하며, 양조위가 했던 대사를 여명이 하기도 한다...

('내일이면 다 괜찮아질꺼야.' 라던지, '나는 경찰이니까' 같은...)

 

영화 초반부에 극히 지루하게, '도대체 뭘 말하려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놓고는, 난데없는 설정으로 관객의 뒤통수를 내려찍는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거야???

 

그러니까... 유덕화는 양조위고, 여명이자 그림자란 말이야?

 

무간도 1 편에서 Mary 가 쓰던 소설에서처럼... 양조위와 여명, 그림자(심등)라는

케릭터는 아예 처음부터 없었고, (심지어 정신과 의사조차도 처음부터 없었고)

정신분열증을 앓는 유덕화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격들이었단 말이야?

 

아니면, 양조위와 여명, 그림자는 실존하긴 했었는데 단지 유덕화가

죄책감에 못이겨 그들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시작해서 생겨난 문제란 말이야?

 

... ... 어느 것 하나도 딱 부러지는 답이 나오질 않는다.

 

특히, 양조위와 여명이 했던 대사를 유덕화가 따라하는 것은 가장 마지막

가설로 생각해보자면 말이 되지만 (양조위, 여명 등은 실존했고, 유덕화

혼자서 자신을 그들과 동일시하며 미쳐버렸기 때문에...), 여명이 유덕화의

말을 따라한다는 것이나, 여명이 양조위의 대사를 똑같이 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즉, 유덕화 혼자 '유덕화 = 양조위' 라는

생각에 빠져 양조위가 했던 말을 똑같이 따라했을 뿐 아니라, 여명 또한

'여명 = 양조위' 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똑같은 대사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양조위가 조직에 침투해 있으면서도 수 없이 중얼거린 말...

 

'난 경찰이니까'

 

이 대사를 여명까지도 똑같이 따라할 줄이야...

 

양조위 = 여명... 인가? 아닌가?

그럼 그 이름조차 없다는 그림자는 또 누구고...???

 

... ...

 

대사 몇 마디, 등장인물 몇 사람의 행동으로 내용 전체를 판단하긴 힘들지만,

아직까지도 그러한 여러 부분에서 설명되기 힘든 부분들이 존재한다.

 

1, 2 부는 좀 쉽게 말하자면 좀 머리 쓰는 '일반적인 조폭 이야기' 에 가깝지만

3 부는... 앞서 말한 것처럼... '미스테리 심리 스릴러' 에 가깝다.

 

이는 감독이 단순히 '뭔가 좀 있어 보이려고' 말도 안되는, 수습할 수 없는

설정을 여기 저기 뿌려놓은 것일까...? 아니면 정말 관객들과 머리 싸움을

하기 위해 결정적인 '단서' 들을 곳곳에 뿌려 놓은 것일까...

 

아마도 적어도 2 번은 더 봐야 제대로 된 답이 나올 것 같다.

 

현재로써는, 유덕화 혼자 미쳐버린 것이라는 가설이 그나마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스파이로 침투해 있는, 극한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망상증'... 양조위 또한 망상증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볼때, 유덕화 역시 그랬으리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무간도1, 2, 3 편 내내 가장 많이 반복되어 나오는 경찰 학교 씬에서...

양조위가 교칙을 어겨서 퇴학당하는 장면에서 '저렇게 되고 싶은 놈 있어?'

라고 묻는 간부의 질문에 유덕화는 몰래 '나요' 라고 이야기한다.

 

단지 '좋은 놈' 이 되고 싶었을 뿐인 유덕화...

비밀 경찰같은 스파이 짓은 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보스가 시키는대로

했어야만 했던 그... 그는 자신과는 반대로 경찰 학교를 떠나는 양조위를

바라보며, '그가 되고' 싶어했고... 그러한 그의 바램은 '망상증' 으로 발전해

유덕화는 스스로 '나는 양조위다' 라는 착각을 하게 된 것 같다.

 

특히, 케비넷의 거울을 보면서 유덕화가 키득 키득 웃는 장면에서 이를 알 수 있는데,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은 유덕화가 아닌 양조위의 얼굴이다.

 

이런 식으로 따져 나가자면... 결국 너무나 '양조위의 삶(불안하지만, 그래도 떳떳한)'

을 꿈꿔왔던 유덕화가 결국 자신을 양조위라고 착각하면서 벌어진 일이라 볼 수 있겠지만,

왜 마지막에 여명을 '자신' 이라고 착각하며 '유건평, 너를 체포한다' 라고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자신을 양조위라고 착각했을 뿐만 아니라 여명을 자신이라고 착각했다?

자신을 양조위로 착각한 것은... '그랬으면' 하는 바램이 만들어낸 결과일지 모르겠지만,

여명을 자신으로 착각하는 것은...? 그것 또한 망상? ...이는 약간 어거지가 있는 설정...)

또 이미 여명은 유덕화가 한침의 부하라는 사실이 기록된 테입을 지니고 있으면서,

왜 진작 유덕화를 체포하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뒀는지도 의문...

 

어쨌거나, 오랜만에 정말 '머리가 아프면서도 재미있는' 영화를 본 듯하다.

메멘토 같은 부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강추.

단순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비추인 영화... 무간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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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 3 : 종극무간(2003, Infernal Affairs 3 / 無間道 3 : 終極無間)
제작사 : Media Asia Films Ltd. / 배급사 : 폭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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