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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허무개그의 결정판 [웨이 오브 더 건] 웨이 오브 더 건
patros 2001-03-24 오전 10:49:38 677   [5]
우리 시대 새로운 화두, 허무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가 있다. 일명 허무개그라는 것인데, 두
남자가 나와서 자못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곤 몇 마디를 나누
는데 결과가 너무나 의외다. 때문에 그 뒤에 밀려오는 공허감을 채울 길
없어서...시청자들은 웃어버리고 만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식이다.


A :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십 년을 기다려왔다.

     부모님의 원~~쑤,

     내 칼을 받아라 !

B : 나, 아니야

A : 진짜?......-_-;;


그렇다면 요즘 이와 같은 허무개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

사실 개그(또는 유머)라는 것도 사회 속의 하나의 부산물과 같은 것이므
로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당시의 시대와 사회의 분위기를 어렵지 않
게 짐작해 낼수 있다. 그렇다면 개그가 함축하고 있는 현재 이시대를 살아
가는 우리의 삶은 어떠한 것인가?... 모든 것이 풍요로워 가슴속이 항상
뿌듯한가? 아니면 추락하는 경제모냥 허탈한 기분인가?...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요즘은 어디 속시원한 뉴스꺼리 하나 찾을래야 찾을
수 없고, 도무지 들려오는 소식들이란 대개가 우리의 가슴을 서늘케 하거
나 공허하게 만드는 것뿐이다. 그러니 허무개그가 유행할 수 밖에...


웨이 어브 더 건 (The way of the Gun)

큰 거 한탕해서 인생은 뻑쩍지근하게 살려는 젊은 총잡이 파커(라이언 필
립)와 롱바우(베니치오 델 토로). 그들은 우연히 주어든 이야기때문에 갑
부의 씨받이 로빈(줄리엣 루이스)를 납치해 한 밑천 크게 잡아 보려한다.
하지만 이 눔의 갑부는 일반적인(?) 건전한 갑부가 아니라 돈 세탁을 전문
으로 하는 악당갑부, 치덕이라는 작자다. 치덕은 아이를 되찾기 위해 경호
원과 함께 그의 오랜 뒤처리 담당 사르노(부르노가 절대 아니다..^^;)를
파견한다. 결국 아이와 산모의 목숨을 둘러싼 총잡이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격전이 이어지는데...


허무개그의 결정판, 웨이 오브 더 건

사실, 이 놈의 영화가 상큼한 액션영화가 되려고 했다면 중간에 늙은 사르
노를 끼워넣는 따위의 짓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하지만 감독이 몸동작도
느리고 삶에 아무런 미련도 없어 보이는 이 따위의 늙은이를 영화의 중심
축에 집어넣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늙은이들만이 아는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사실 중간에 사르노와 롱바우가 인질두고 벌이는 협상에서 두 사람은 묘
한 동질감을 느끼고 서로에게 대한 깊은 신뢰감를 갖게 된다. 헌데 조금
이해가 안된다. 그들은 엄연히 쫓고 쫓기는 서로 하나될수 없는 사람들인
데 말이다. 그러나 곧 우리는 알게 된다. 그들은 서로가 너무도 닮았다는
것을...,

롱바우는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을 한번도 풀
지 않는다. 그런데 심각한 상황과 심각한 표정의 그가 갑자기 하는 돌출행
동(술집작부의 엉덩이를 찰싹하고 때린다거나...로빈에게 연민을 느낄만
한 분위기에서 내뱉는 역겹다는 말등...이외에도 다수...)은 관객들은 뒤
집어지게 만든다. 너무도 어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행동들에 대
해 롱바우가 특별한 의미를 두는 건 아니다. 즉, 그의 그런 무심한 행동들
은 롱바우가 인생이란 것 자체에 대해 너무나도 염세적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사르노도 삶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마찬가지... 사
실, 젊은 시절 치기 어린 방랑끼로 그 또한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
했을 것이다. 그러나 늙은 그에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 연락도
안되는 딸, 자살을 꿈꾸는 친구, 아무도 없는 빈 집, 변화없는 일
상...... 뭐, 이런 것들 뿐인 것이다.

때문에 부르노는 정의를 묻는 경호원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정의? 정의
란 돌고 돌고 도는 거라 난 정의 같은 건 안 믿어! " 즉 그는 사람들이 옳
다고 믿는 바에 대해서도 너무나 회의적이다. 한마디로 모든 진리에 대
해 철저히 무관심한 그다. 그러므로 여기서 우리는 알게 된다. 현재의 롱
바우는 바로 사르노의 젊었을 때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음을... 그러므로
사르노는 롱바우에게 적당히 타협할 것을 요청하지만 젊음의 혈기는 100만
달러의 제안을 무시하고 계속 위험의 골짜기로 줄달음질 치게 되는 것이
다.

결국 황야의 낯선 건물에서 펼쳐지는 늙은 총잡이들과 젊은 총잡이들의 한
판 총싸움 대결은 허무의 절정을 보여준다. 이들의 총격전자체는 수많은
총알이 난무하고 과격하지만 기존의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비장미같은
건 없다. 때문에 너무도 쉽게 죽어 넘어지는 그들을 보고 있자면 ' 참, 쓸
데 없는 짓들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므로 한바탕 총격
전이 끝이 났을 때, 그 자리엔 어떤 영웅, 어떠한 영광도 없이 깊은 정적
과 허무만이 감도는 것이다.

그리고 순간 관객들은 깨닫게 된다. [The way of the Gun] 이란 절망의 길
이며, 텅빈 공허의 길이라는 것을... 때문에 지혜의 왕 솔로몬이 이야기
했지 않는가?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
서 1:20) 라고...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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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 오브 더 건(2000, The Way of the Gun)
배급사 : (주)미디어필림 인터내셔날
수입사 : (주)미디어필림 인터내셔날 / 공식홈페이지 : http://www.wayoftheg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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