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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일까? 무관심일까? 아무도 모른다
jjy5342 2006-06-30 오후 12:57:38 950   [5]

 

 

 

작은 아파트에 젊은 엄마와 네 아이들-아키라, 교코, 시게루, 유키-가 이사를 온다. 이 가족의 이상함을 영화초반에 대화로서 보여준다. 이상한 규칙들(외출금지, 큰 소리 금지 등등) 아이 넷의 아버지가 모두 다르고 어머니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등 가정의 이상함을 소개한다. 그렇지만 그래도 엄마를 사랑하고 행복에 젖어 사는 아이들을 보여준다.

오랜 기간 외박을 한 후 온 아이들의 희망은 크리스마스 전에 돌아오겠다며 집을 나선다. 날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도 엄마가 돌아오지 않자, 아키라는 엄마가 보내온 편지 주소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전화를 걸지만, 엄마의 성이 바뀐 것을 알고는 충격을 받는다. 시간은 흐르고 돈도 떨어지지만 아키라는 동생들을 잘 돌본다. 전기, 수도가 끊기고 아이들은 매일매일 공원을 찾는다. 그리고 거기에는 언제나 학교를 빼먹고 벤치에 않아있는 소녀 사키(따돌림을 받고 있다.)와 친숙해진다. 유키의 죽음을 끝으로 영화는 종반부로 치닫게 된다.

스토리가 아주 천천히 잔잔하게 흐르는 것과는 다르게 영화 속에 등장하는 것들은 우리현대사회의 문제를 여과 없이 비추고 있다. 그런 영상을 더욱 현실 속의 문제로 느끼게 하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보는 그런 눈으로 카메라를 이동시키고 촬영하였다는 것이다.

작은 아파트의 베란다를 보자. 규칙을 지키고 있을 때에도 아이들은 베란다를 통해서 바깥세상을 동경하고 바라본다. 규칙이 상실되고 나서도 아이들은 베란다를 너무 좋아한다. 공원과 학교에서 구해온 이름 모를 꽃과 풀들의 씨를 화분에 심고 정성스럽게 물을 준다. 어쩌면 아이들은 꽃과 풀을 키우면서 엄마가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아직도 가지고 키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잔인하게도 그런 조그만 희망도 현실은 용납하지 않는다. 화분이 깨어지는 장면이 두 번 나오는데 그것은 그들에게 절망만이 다가올 것이라는 복선을 그리고 있다.

막내 유키는 아폴로 초콜렛을 너무도 좋아한다. 엄마가 떠난 후에도(물론 아키라밖에 모르지만) 자신의 생일에 꼭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순수한 소녀의 모습을 통해서 더욱 슬픔으로 몰아간다. 역에 마중 나가자고 조르는 유키와 유키의 희망을 꺾을 수 없는 아키라는 역에 간다. 물론 오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아폴로 초콜렛을 먹으면서 유키는 이런 말을 한다. “마지막 남은 아폴로 초콜렛이다.” 이것이 유키가 먹는 마지막 아폴로가 될지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마지막 남은 초콜렛이 사라지므로 생명이 사라지는 것을 암시했는지 아니면 사남매에게 희망이 없음을 예고했는지 모르겠다.

아이를 낳아놓고 부모로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 이웃의 무관심함, 왕따 문제, 원조교제까지 한 편의 영화에서 현대사회에 대두되고 있는 모든 사회문제를 심어놓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를 했고 이렇게 문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상당한 이슈를 일으키는데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그런 우리 현대사회문제에 대해 해결의 방안을 제시한다거나 의견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어쩌면 우리에게 사회문제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생각하기를 바라고 그런 시간을 갖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런 뜻에서 영화제목을 정했을까?

영화제목 - “아무도 모른다.” 이것은 나름대로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현대사회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아무도 모르는 척 눈감고 자신과는 상관없는 문제처럼 넘기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웃에게 문제가 있음을 느끼면서도 어느 한 사람도 아는 척 하고 있지 않음을 가리키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낳아놓은 아이를 버리는 무책임함. 그리고 그런 무책임함을 아무도 모르기를 바라고 있잖은가? 어쩌면 우리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그런 우리의 세태를 제목에 담아서 경고하고 있음이 아닐까? 경고를 보내고 있는 영화를 보고 우리는 잠시나마 우리 현대사회문제를 냉정히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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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2004, Nobody knows / 誰も知らな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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