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 더 가까이
김새론의 첫 연기는 작년 우니 르콩트 감독의 <여행자>로 시작했다. 첫 연기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주며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놓았다. 그 관객중의 한 명이었던 이정범 감독은 자신의 차기작인 <아저씨>에 김새론을 캐스팅했다. “제작사에서 <아저씨>에 출연해 보지 않겠냐고 전화가 왔다. 이후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바로 소미 역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에게 말했다.(웃음)” 이어 김새론은 극중 소미가 겉으로는 <여행자>의 진희와 비슷하지만 더 강한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의 매력을 하나씩 설명했다.
두 번째 영화지만 배우로서 자신의 연기에 아쉬움은 남을 터. 김새론은 자기가 출연한 모든 장면이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태식 아저씨의 가슴을 치면서 ‘아저씨까지 미워하면 좋아하는 사람 한 개도 없어’라는 대사를 하는 그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김새론은 촬영 당일 날 너무 추워서 입도 얼고, 대사도 잘 안 나와 고생했다. 그때마다 이정범 감독이 힘을 주었다. “특별한 디렉션을 주신건 아니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소미라는 역할에 빠져서 연기 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김새론은 연기와 대사를 마음대로 해봤다. 더불어 태식이네 집에서 ‘컴퓨터 하고 싶다’라는 대사를 가지고 감독에게 소미네 집에는 컴퓨터가 없는데 어떻게 컴퓨터가 하고 싶다라고 말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자신의 의견을 펼치기도 했다.
소녀에 더 가까이
아무리 김새론이 연기의 두각을 나타내는 배우라고 하더라도 올해 나이 10살 밖에 안된 소녀다. 개봉을 앞두고 설레인다는 말과 함께 혹시라도 달릴 악플을 먼저 걱정했다. 책보다는 컴퓨터가 더 친숙한 이 소녀는 틈틈이 홈피관리를 한다. 김새론의 홈피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해왔던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춤도 좋아하고 노래도 좋아했다. 모델도 하고 어린이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이후 또래 아이들이 연기를 하는 모습에 김새론도 연기를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여행자>와 <아저씨> 모두 또래 친구들과 함께 연기했다. 영화의 특성상 <아저씨>보다는 <여행자>의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달랐다. “<여행자>때는 진희가 외톨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아이들과 놀지 못하고 각방까지 썼다. 나중에는 친하게 지냈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의외로 김새론은 <아저씨>에서는 또래 아역 친구들과 함께 게임도 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역시 노는 걸 좋아하는 소녀였다.
앞으로 배우로 진화하고 싶은 이 욕심 많은 소녀는 자신의 목표를 자신 있게 말했다. “유명해지는 건 모르겠다. 다만 어떤 사람들에게도 깊이 있는 배우,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 기억되는 배우이고 싶다.” 현재 김새론은 김승우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에 김승우 딸 역으로 촬영 중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밝은 역할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역할이던 소화해 내고, 어떤 배역이든 상관없이 모든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며 자신만의 연기 지론을 펼쳤다. 역시 김새론은 소녀와 배우 사이에 서있었다.
2010년 8월 10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 (무비스트)
2010년 8월 10일 화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 (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