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고 하더라.(웃음)
영화가 재미있어서 이견은 없을 것 같다. 춘향이에 대해서는 어떤 얘기를 들었나?
잘 했다, 수고했다, 고생했다, 애 많이 썼다 등 여러 말을 들었다. 근데 한 지인분이 영화 끝나고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근데 이런 말은 초대하는 입장인 내가 해야 하는 말인데.(웃음) 아마도 스코어에 대한 얘기인 것 같다.(웃음)
영화에 대한 평이 좋아서 스코어에 대한 기대도 할 만하다.
근데 배우 입장에서 스코어는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그보다는 영화 관계자나 관객들에게 조여정이 좋은 배우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스코어도 중요하지만 그건 또 다른 부분이다.
춘향이는 남자답고 성실한 방자를 사랑하고, 출세에 눈이 먼 이몽룡을 통해 신분 상승도 노린다. 상당히 파격적이면서 도발적인 설정인데, 어떻게 <방자전>에 출연하게 됐나?
늘 좋은 영화를 너무 하고 싶었다. 근데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작품하고 배우가 서로 운이 맞아야 되는데 그 타이밍이 쉽지 않으니까. <방자전> 속 춘향이는 많은 여배우들이 하고 싶어 하는 역할이다. 김대우 감독님의 <음란서생>을 봐도 여배우를 너무 예쁘게 만들어주니까. 근데 그게 단순히 예쁘다 수준이 아니라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준다. 그런 것에 믿음이 있어서 미팅을 했다. 처음에 미팅할 때는 큰 기대는 못 했다. 그냥 시나리오를 너무 잘 봐서 시나리오 쓰신 분과 만나서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기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냥 내가 본 춘향이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했다. 근데 그게 좋았다고 하더라. 얘기 내용보다 춘향이 캐릭터를 얘기하는 내 태도가 좋았다고 했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얘기를 하는데, 굉장히 자존감이 넘치는 친구구나 싶었다더라. 지금까지의 커리어와 상관없이 당시의 순간에 마음에 딱 들었고, 춘향이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여배우에게 춘향이라는 캐릭터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굉장한 의미가 있다. 원작과는 다른 캐릭터지만 춘향이라는 것 자체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그날 김대우 감독에게 춘향이의 어떤 점에 대해 얘기를 했길래?
춘향이가 너무 다양한 캐릭터라서 좋다고 했다. 방자랑 있을 때, 몽룡이랑 있을 때, 월매랑 있을 때 다 다른 모습이다. 근데 사람이 그렇잖나? 원래 그렇게 상대적이니까. 모든 사람들한테 다 똑같이 대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니까. 춘향이는 그런 부분에서 솔직해서 너무 멋있었다. 방자?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사랑하고, 엄마? 약간 전략을 꾸미는 모녀로 기존의 모녀와는 또 다른 관계고, 몽룡? 어쨌든 신분 상승이 목표고 대상이니까. 그 셋을 대하는 캐릭터가 매번 변하는 게 너무 매력적이라고, 그런 얘기를 했다.
그 출발은 나 자신인 것 같다. 내 안에 어딘가 있는 걸 끄집어내는 거다. 상상하는 거지만 그게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그런 상상이 아니라, 모든 것에 ‘실제 나라면?’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되는 상상이다. 이걸 조여정이 하면, 조여정이 표현하면, 그렇다면 조여정 안에 숨어 있는 어떤 면을 끌어내서 보이자 싶었다. 그리고 연기를 할 때도 절반 정도만 생각하고 현장으로 갔다. 내가 하는 춘향이는 어떤 부분이 있는데, 그게 방자를 만나거나 몽룡을 만나면 조금 다르게 되니까. 나머지 반은 현장에서 채운다. 주고받는 대사나 호흡을 통해서. 내가 다 준비해서 가지는 않는다. 그럴 능력도 없고.(웃음) 내가 상대방의 행동이나 연기까지 예측할 수는 없으니까.(웃음) 그런 식으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김주혁, 류승범과의 호흡도 좋았다.
너무 좋았다. 우리끼리 유별나게 캐릭터를 분석하고 뭐 그런 걸 한 게 아니라 연기할 때 서로를 존중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캐릭터 분석 같은 거야 각각 감독님하고 하면서 끝냈으니까. 너무 같이 해보고 싶은 배우들이었고, 현장에서는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여서 너무 좋았다. 누가 앞서가고 가르치고 이런 게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대방의 생각에 대해 의견도 내고 그랬다.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맞춰가는 그런 현장이었다.
김대우 감독은 촬영 전에 춘향이에 대해 어떤 얘기를 했었나?
촬영할 때, 감독님이 배우들하고 안 보이는 곳에 가서 살짝 살짝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다. 촬영 세팅하는 시간도 길고 하니까. 그러면서 캐릭터를 구체화시켰다. 기본적인 틀은 서로 알고 있으니까 그날그날 구현하는 모습을 통해 구체화가 되는 거다. 아침에 리허설을 하는 걸 보고 감독님이 뭘 하고 싶었는지 알게 되고, 중간에 세팅할 때 같이 얘기를 하면서 적용시키고 그랬다.
감독들도 본인의 생각이 있지만, 결국 그 생각을 완성시키는 건 현장의 배우들의 몫이니까.
맞다. 맞다. 되게 좋다고 했다.(웃음) 내가 배운데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구체화시켜 줘서 고맙다고 하면 감독님은 “내 생각을 표현해주는 게 배우잖아요.” 그런다.
외모적으로 도시적인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사극에도 잘 어울리더라.
사극에‘도’ 라고 해줘서 고맙다.(웃음) 부잣집 외동딸 같은 이미지도 있는데, 또 다른 이미지도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예쁜 분들이 너무 많으니까, 예쁘다기보다 정직하게 보여서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힘든 촬영이었을 것 같다. 쉽지 않은 장면도 많아 순조롭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그 순조로움이 배우 입장과 연출 입장이 다를 거다.(웃음) 배우 입장에서는 모두의 도움으로 순조로웠던 것 같다. 나 혼자서는 절대 못 했을 거다. 우리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한 힘든 장면들, 여자로서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장면들인데 많이들 도와줬다. 도움을 받아서 순조롭게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런 장면들 외에도 그랬다. 처음에 노래하는 장면도 그렇고, 어떤 장면에서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줬다. 그러기 위해서 감독님과 스탭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안다. 결국 내가 배우로서 잘 해야 그런 노력들이 효과가 있는 거니까,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겉으로 배우 편하라고 순조롭게 해주는 거지, 절대 순조롭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잘 해야만 했다.
신기하게도 부담이 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너무들 잘 해줬다. 잘 만들어야 하니까 부담을 느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부담에 치우쳐서 일을 그르치면 안 되니까. 정말 잘 만들고 싶었다. 그렇다고 과하게 욕심을 부린 건 아니다. 우리 영화의 균형을 흩트리고 싶지 않았고, 관객의 공감도 이끌어 내고 싶었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과하지 않으면서 설득이 되는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시나리오로 읽었을 때는 어땠나? 많이 신경 쓰이지 않았나?
글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 장면을 묘사하는 글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 장면, 이 여배우는 정말 예쁘겠다고 생각했다. 야하고 안 야하고가 아니라 예쁘다는 생각이 컸다. 야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쁘게 표현될 수 있으니까. 춘향이가 예쁘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러니까 감독님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웃음)
근데 언론에서는 너무 그쪽에만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긴 하다.
그건 너무 당연한 것 같다. 내 일의 이치를 이해하고 나면 괜찮다. 사람이니까 전혀 신경이 안 쓰이지는 않지만 너무 연연하는 것도 나한테 손해다. 또 어차피 개봉해서 관객들이 보면 단순히 그 장면뿐 아니라 다른 재미들도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쏠리지는 않을 거다. 내가 김대우 감독님, 김주혁 배우, 류승범 배우와 함께 한다면, 그리고 그들이 나를 도와준다면 충분히 좋은 춘향이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 믿음이 있어서 어느 장면 하나에 도드라진 걱정은 안 했다.
개인적으로 춘향이의 모습이 가장 만족스럽게 그려진 장면은 어디인가?
첫 등장 장면이다. 사실 등장이 반이잖나. 등장이 잘 풀리고 해결이 돼야 이야기 자체에 설득이 생긴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설득이 안 되면 관객들은 계속 다른 생각을 하게 될 테니까. 예쁘고 안 예쁘고를 떠나 그 상황은 연기의 몫인 것 같다. 게다가 첫 장면에는 대사도 없이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라 더 신경이 쓰였다. 결과적으론 마음에 든다.(웃음)
관객들 역시 극중 방자처럼 춘향에게 반했던 것 같다. 충분히 매력적인 첫 등장이었다.
실제로 촬영할 때도 주혁 오빠가 영화처럼 정지동작으로 있더라.(웃음) 춘향이가 예쁘다는 말을 해줘서 너무 감사했다. 또 향단이로 나온 현경 씨도 “너무 예쁘다. 이래서 언니가 춘향이구나”라면서 칭찬해줬다. 현장에서 분위기가 좋아서 잘 진행됐고 그대로 카메라에 담긴 것 같다.
그래도 어느 부분에선 아쉬운 점도 있을 것도 같은데.
없다. 작품이란 게 편수로 얘기하는 건 아니지만, 어떤 단계라는 건 있는 것 같다. 그 단계라는 것은, 내 기준에서의 단계일 수도 있고, 배우의 욕심에서의 단계일 수도 있는데, 너무 큰 계단을 올랐기 때문에 아쉬울 새가 없었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그게 다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부분은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더 잘 했어야 되는데, 이런 건 없다. 어떻게 나왔던 그건 그 당시 나의 실력인 거다. 뒤에 가서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건 지금 안 거지 그때는 몰랐던 거다. 그런 생각이 든다면 그건 다음 작품에서 해야지.(웃음) 현장에서는 후회 없이 하고 뒤돌아서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웬만하면 크게 보는 편이지, 잘게 나눠서 따지지 않는다. 그러면 사람이 잘잘해진다. 연기도 그렇고, 시각도 그렇고. 그래서 크게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흠잡을 곳도 보이겠지만, 나는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 다 매력은 있다. 근데 영화는 완성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배우 입장에선 감사할 일이다. 전체를 볼 수 있으니까. 시퀀스가 어떻게 흘러가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같이 고민할 수도 있다. 그런 시간들이 드라마보다는 더 있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불평하는 건 아니다. 드라마는 어떤 상황에 맞추는 순발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다. 또 드라마는 반응이 매우 즉각적이기 때문에 바로바로 얘기를 들을 수 있다. 그건 또 좋은 점이다. 만약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바로 수정할 수가 있다. 영화처럼 촬영 하고 편집까지 끝나고 나서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면 고칠 수 없으니까.
이제 20대를 지나 나이 앞에 ‘3’자가 붙었다.
근데 남다른 느낌은 하나도 없다.(웃음) 똑같은 거 같은데?(웃음)
연기자로서는 어떤가? 이제 20대와 30대를 다 연기할 수 있는 폭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데.
굳이 앞에 3이 붙어서 경계가 생겼다면, 그 시기에 <방자전>을 하게 된 건 너무 좋은 일이다. 경계를 <방자전>이 지어줘서 좋다. 이것만큼 좋은 게 어디 있겠나? 배우가 좋은 작품으로 나이의 경계를 넘어가니까.(웃음) <방자전>으로 30이라는 나이에 점을 찍었으니 영광이다.(웃음) 또 30에 춘향이를 한 것도 영광이다. 이제 배우로서 시작이라는 느낌도 든다. 연기도 이제 좀 알겠다 싶지 않을까?(웃음) 좀 알겠다 싶은데 10년이 걸렸으니 도대체 얼마나 더 해야 되나?(웃음) 여하튼 이제 더 재미있어졌다.
계속 알아가고 계속 재미있어 지니까 계속 할 수 있는 게 아니겠나?
매번 늘 알았다고 생각하고, 늘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처음부터 연기자가 되고 싶었나? 아니면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대학 진학을 연극과로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 애정이 점점 더 짙어졌다. 연극과 진학하기 전에 CF 모델과 같은 활동을 했었는데, 진학 후에 연기에 대한 마음이나 애정이 더 생긴 것 같다.
10년 전에, 지금 이런 모습이 돼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상상도 못 했다. 나는 미래에 대해 어떤 모습일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큰 그림은 그려놓지만 자세하게 설정하고 거기에 맞추려고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그냥 오늘처럼 열심히 하자, 열심히 하다보면 올 건 오고 안 올 건 안 온다, 뭐 그런 주의다. 어떤 청사진을 그려놓고 거기에 맞추려고 애쓰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만약 내일 어디에 가는 계획을 세웠다 하더라도 준비가 덜 되면 못 갈 수도 있는 거다. 어떤 과정에서 변수가 생기면 변수도 즐기는 편이다.
없는 것처럼 말하지만 있다?(웃음) 욕심이라기보다 애정이 많은 것 같다.
치열하게 사느라 여유가 없을 것 같다. 여유 시간이 생기면 보통 뭘 하며 지내나?
책 보는 걸 되게 좋아한다. 사실 지금 인터뷰하는 이 카페도 내가 책 보러 자주 오는 곳이다. <방자전> 찍을 때 겨울에 여기 와서 책 보고 그랬다. 좋았던 기억들이 많다. 책 보는 건 연기에도 많이 도움이 된다. 영화도 많이 보는 편이다. 그 외에 특별한 건 없다. 그냥 다른 사람들하고 비슷한 것 같다.
최근에 괜찮게 본 책이 있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인데, 가장 최근에 본 걸 되짚어보면 ‘고슴도치의 우아함’도 봤고, 스콧 피츠제럴드 단편도 봤는데 좋더라.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면 그 사람의 단편을 찾아보는 편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단편도 좋아한다. 단편은 뭔가 짧지만 강렬한 게 있다. 장편엔 없는 매력이 있다.
‘춘향전’은 책으로 읽어 봤나?
아, 아니 못 봤다. 이건 생각해 보지 못한 건데.(웃음) 감독님한테 달라고 해야겠다.(웃음)
실제 춘향이의 입장이라면 방자와 몽룡 중 어느 쪽을 택할 것 같나?
방자를 택할 것 같다. 극중에선 몽룡이를 선택함으로써 방자까지 갖잖나. 방자만 가지면 몽룡을 가질 수 없으니까. 실제라면 방자를 택했을 거다. 왜냐면 방자가 굉장히 현실적이고 능력도 있는 남자다. 영화를 보면 나중에 이서방(방자)은 자기 사업도 운영하는 등 능력 있는 모습을 보인다. 현실에 맞게, 그 수준에서 능력 있는 남자가 더 현실적이다. 그냥 단순히 잘생겨서 좋아한 게 아니다. 춘향이가 신분 상승에 대한 욕구가 강해서 그렇지, 방자가 현실적으로 더 좋은 남자다.
방자는 춘향이로 인해 달라지는 사람이고, 몽룡은 그저 춘향이를 이용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둘은 진짜 다른 색깔의 사람이다. 특히 몽룡 캐릭터는 진짜 묘하다. 마지막에 춘향이를 폭포에서 밀어버리고 아래를 바라보는 장면은 진짜 압권이다. 그때는 같이 촬영하지 않아서 촬영하는 걸 보고 있었는데, 대사를 하면서 약간 멍해지는 그 표정이 진짜 무섭더라. “난 몰랐어”하는 식의 그 표정이 진짜 섬뜩했다.
실제 성격은 어떤 편인가? <우리 결혼했어요>에 잠깐 나오긴 했지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도 얼굴을 보기 힘든 편이다.
의외로 낯가림이 좀 있다. 버라이어티 같은 건, 배우로서 본업이 아니다보니 편하지는 않다. 단 둘이 얘기를 하거나 하면 말도 많고 즐거운 편인데, 사람들도 많고 카메라도 여기저기서 돌아가고 하니까 아무래도 좀 낯설고 어색한 부분이 있긴 하다.
음, 10년 뒤…. 이런 질문은 처음인데.(웃음) 10년 뒤에도 이제 연기가 뭔지 좀 알 것 같다고 하면 안 될테니까.(웃음) 정확하게 계획을 세워놓고 10년 뒤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편이 아니라서 정확히 어떤 모습이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여전히 연기에 대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또 다른 걸 해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배운다는 건 아니고 계속 연기를 할 수 있는 열정이나 애정이 더 강해질 것 같다. 또 그런 열정이나 애정이 있어야 다음 연기를 할 수도 있을 테고, 새로운 캐릭터도 할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계속 연기하고 싶다.
그렇게 10년 뒤, 20년 뒤에도 연기를 계속 하는 과정 속에서 <방자전>은 배우 조여정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일단 나이에 ‘3’자가 붙는 시점에서 한 작품이라는 점에 의미가 더 있을 것 같다. 영화 편수가 많지 않은 시점에서 한 번에 너무 큰 계단을 올라왔다는 느낌도 들지만,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났기 때문에 이후의 연기나 작품에서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평소 같이 하고 싶었던 배우들과 함께한 것도 좋았고, 또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맡았다는 것도 좋은 일이다.
차기작으로 검토 중인 작품은 있나?
아직 없다. 일단은 <방자전> 홍보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한 작품이 끝나고 바로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배우가 어떤 작품의 캐릭터를 맡아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과정이 있는데, 다른 작품으로 바로 이어가면서 그 이미지를 깨고 싶지 않다. 물론 다양한 변신도 의미는 있지만, 일단은 한 작품으로 오랜 여운을 남기고 싶다.
2010년 6월 4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2010년 6월 4일 금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