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20대 후반 이상이라면 어린 시절 즐겨보던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방송 코너를 기억 할 것이다. 그 프로는 코미디의 갖가지 요소들과 드라마 심지어 해학적 요소를 겸비한 교훈까지 전해 주었었다. <마파도>에도 그러한 여러 가지 복합적 요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어찌 보면 현대판 ‘웃으면 복이 와요’를 꿈꾸며 만든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감독의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영화와 관객이 가지는 정서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의외로 많이 차지를 한다.
<마파도>는 이정진과 이문식의 주연배우와 조연인 5명의 중견 배우들이 이끌어간다. 이문식은 지금까지 출연했던 캐릭터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듯 상대역에 따른 연기 변화가 인상적이다. 때론 깡패처럼 , 형사처럼, 철없는 막내아들처럼 다양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정진은 냉소적이고 젊은 양아치의 도시냄새 풍기는 모습을 담으려 했다는 것 까지는 이해는 되나 너무 딱딱하고 다른 배우들의 연기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어색함을 보인다. 중견 배우들의 연기는 캐릭터별로 너무 기복이 심해 서로 겉도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 그러나 막내로 나온 김해연과 김수미의 연기는 높은 평가를 해 줄만 하다. 길해연은 연극으로 다져진 연기력을 통해 얼굴 표정으로 모든 마음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관객들에게 영화로의 몰입을 시킨다.
최고의 배우는 여러 말 필요 없이 김수미로 압축된다. 김수미의 게슴츠레한 눈은 공포를 조성하고 일용엄니로 몸에 베인 할매 연기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걸쭉한 입담에서 퍼붓는 욕설 섞인 대사는 전혀 거북하거나 유치하지 않다. 오히려 다른 중견 배우들의 억지스런 모습들을 잘 조율해 영화 전체를 살리는데 일조 했다. 김수미는 이문식과 이정진이 섬사람들과 동화되어가는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다. <마파도>가 흥행을 한다면 이문식과 김수미의 능력이라 말할 수 있다.
<마파도>는 어떤 내용의 영화인지 코미디라는 점 그리고 누가 출연하고 어떤 캐릭터들인지 광고를 통해 아는 것 말고는 영화적인 정보가 무척 한정되어있다. 영화의 주제는 딱히 한가지로 정의 할 수 없다 하지만 딱히 정한다면 허황되게 살지 마라 정도일 것이다. 감독은 한편의 영화 속에 다양하고 깊이 있는 주제들을 넣고자 노력 했다. 대표적인 것이 로또에 대한 허황된 희망과 섬 마을 주민의 이탈 문제 등 이루 말로 다 표현 하지 못할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으려 노력 했다. 하지만 많은 이야기를 다루면서 마무리를 하지 못해 주제 제시만 했을 뿐 결론을 보여주지는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 로또의 당첨표 처리 방식도 기발하기는 하지만 우연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어설픈 모양새가 난다.
비록 감독이 의도한 이야기들이 전달되지 못한 채 겉도는 양상을 보이고 배우들의 조화롭지 못한 연기가 아쉬움을 전해주지만 넘쳐나는 웃음과 친근한 이야기 구조는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느낄 시간적 여유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