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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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연상호
배우: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장르: 액션,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2분
개봉: 5월 21일
리뷰
경찰에 테러를 예고하는 의문의 제보 전화가 접수된다. 전화를 건 이는 생명공학자 ‘서영철’(구교환). 그는 자신이 직접 감염 테러를 일으키겠다고 선언하며 동시에 스스로가 유일한 백신임을 강조한다. 한편, 생명공학 박사 ‘권세정’(전지현)은 전남편 ‘한규성’(고수)과 함께 집단 지성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한다. 그러나 발표가 끝나기 무섭게 건물 안은 감염으로 인해 순식간에 좀비 떼로 변해버린 인간들의 지옥도로 변한다. 아수라장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인간 백신인 서영철을 확보하고 폐쇄된 건물 밖으로 탈출하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아방가르드한 움직임과 '집단 지성'이라는 신선한 변주
<부산행>(2016)과 <반도>(2020), 애니메이션 <서울역>(2016)을 통해 국내 좀비 콘텐츠의 지평을 열어온 연상호 감독이 꼭 10년 만에 자신의 주종목으로 귀환했다. 여기에 배우 전지현의 <암살>(2015) 이후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넷플릭스 영화 <아신전>에 이은 두 번째 좀비물 도전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 영화 <군체>는 장르적 쾌감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군체>의 가장 큰 미덕은 '집단 지성으로 진화하는 좀비'라는 독창적인 설정에 있다. 기존 장르물에서도 진화형 좀비가 등장하긴 했으나, 보이지 않는 매개체(페로몬)를 통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네트워킹하며 유기적으로 기동한다는 설정은 단연 새롭다. 이를 스크린에 시각화한 연상호 감독의 연출력과 노하우 역시 빛을 발한다. 현대무용을 접목해 완성한 좀비들의 기이하고 아방가르드한 몸짓은 기괴하면서도 압도적이다. 특히 좀비들이 일제히 고개를 허공으로 꺾으며 단체로 교신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이자 시그니처 시퀀스라 할 만하다. 목적을 가지고 감염 사태를 기획한 서영철이 공간을 초월해 좀비 군단을 조종하는 모습 역시 기존 좀비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한 풍경이다. 인간과 좀비들의 사투를 속도감 있게 몰아붙이는 한편, 수천 마리의 개미 무리가 끝없이 원을 그리며 도는 현상인 '앤트밀(Ant Mill)'을 연상시키는 엔딩 무렵 좀비 떼의 거대한 움직임은 초반의 복선과 맞물려 강렬한 시각적 잔상을 남기며 깔끔하게 회수된다.
너무 쉽게 바뀌는 얼굴, 끓어오르지 않는 감정의 온도
비주얼과 콘셉트의 신선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이끄는 서사의 온도가 관객의 몰입도를 뜨겁게 달구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좀비 사태라는 극한의 재난 속에서 생존자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배신하고 반목하며 인간 군상의 다채로운 선택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문제는 캐릭터들의 심리 변화와 선택이 지나치게 급작스럽고 평면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인물 간의 대립과 갈등 구조가 겉으로 드러나는 방식이 단순할 뿐만 아니라, 내면의 고뇌 역시 깊이 있게 묘사되지 못한다. 위기의 순간마다 인물들이 너무 쉽게 태도를 바꾸다 보니, 관객이 이입할 만한 감정적 격동이나 긴장감이 밀도 있게 쌓이지 않는다. 건물 밖에서 사태를 수습하는 통제관들의 책임 회피에 급급한 행태 역시 극의 탄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매혹적인 콘셉트와 스펙터클이 채워준 장르적 즐거움에 비해, 극이 끝난 후 남는 감정적 여운과 깊이가 다소 떨어지는 점은 한계로 남는다.
2026년 5월 21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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