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오는 6월 14일 개봉하는 디즈니 신작 애니메이션 <엘리먼트>(제작: 디즈니·픽사)는 30일 오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시사회를 열고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날 자리에는 피터 손 감독과 이채연 애니메이터가 참석했다.
올해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어 기립박수를 받은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의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한 상상력 넘치는 애니메이션. 열정적인 불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유연한 물 ‘웨이드’를 만나 사랑을 나누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발하고 섬세하게 불과 물을 의인화한 놀라운 기술력과 더불어 이민자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와 계층 간의 이해와 포용을 녹여낸 현실적인 정서로 공감의 폭을 넓힌 작품이다. 한국계 최초로 디즈니 감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피터 손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굿 다이노> (2015) 이후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감독은 “부모님 덕분에 <엘리멘탈>을 만들 수 있었다”고 고인이 된 부모를 추억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고궁의 한복 행렬은 너무 멋있었고, 이번에 처음 먹어 본 평양냉면은 ‘미국에는 없는 맛’”이라며 감탄했다.
<엘리멘탈>의 시작은 전작인 <굿 다이노>와 인연이 깊다. 감독은 <굿 다이노> 개봉 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뉴욕에서 나고 자랐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고, 이를 계기로 뉴욕에 초청을 받았다는 것. 이때 가족과 동석했고, 무대에 올라 객석에 있는 부모님과 동생을 보니 감정이 북받쳐서 한없이 울었다고 한다. 나중에 이 경험을 제작자인 피트 닥터와 동료들에게 이야기하니 모두 “네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라고 독려한 결과가 <엘리멘탈>이라는 설명이다.
부모님이 1960년대 미국에 정착하여 뉴욕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했다고 전한 감독은 “지금보다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 심했지만, 도와준 분도 많았다. 가게에는 다양한 손님이 오갔는데 아버지는 영어를 못 했지만, 모두와 의사소통이 됐다”면서 "어린 시절 느낀 공감과 소통의 중요성을 <엘리멘탈> 안에 담고 싶었다"고 작품의 취지를 말했다.
이어 “4원소는 화학시간에 본 주기율표에서 떠올렸고 여기에 다양한 문화를 더하며 곁가지를 쳐나갔다. 앰버가 사는 불의 마을은 이민자 구역으로 어렸을 때 자란 뉴욕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며 “처음 차별을 당하면 놀라고 이방인 같은 느낌이 들지만, 자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더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내 안의 엘리멘트를 반추하고 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웨이드와 앰버가 서로를 보며 자기를 더욱더 잘 알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버즈 라이트이어>(2022)에 이어 <엘리멘탈>에 참여한 이채연 애니메이터는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이니만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특별하고, 홍보차 한국에 방문했다는 것 자체로 영광”이라고 전했다.
그는 “원소들의 움직임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꼽았다. “불 ‘앰버’는 사람의 형상에 불을 입힌 모습이 아닌 그 자체로 불이어야 했다. 불의 일렁임 등을 어떻게 하면 더욱더 매력적으로 표현할지 고민했다. 물 ‘웨이드’는 물풍선이 레퍼런스였다. 너무 통통거려서도 찰랑거려서도 안 돼서 그사이의 밸런스가 관건이었다”고 소개했다. “공기는 항상 둥둥 떠 있어야 했고, 흙은 그나마 많이 움직이지 않아서, 애니메이터로서 제일 수월한 캐릭터였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부모님, 특히 어머니가 애니메이터가 되는 것을 처음에는 많이 반대했다고 전했다. 예술을 아주 좋아했지만, 그 기회를 얻지 못한 어머님은 그림을 아주 뛰어나게 잘 그리셨다며 지금도 여전히 많이 보고 싶다고 그리움을 표했다. 그만큼 한국과 한국 관객이 각별하고 소중하다고 인사하며 즐거운 관람을 당부했다.
한마디
●픽사의 장점을 고스란히! (오락성 8 작품성 8)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23년 5월 31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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