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맷 리브스
배우: 로버트 패틴슨, 폴 다노, 조 크래비츠, 앤디 서키스, 제프리 라이트, 콜린 파렐
장르: 액션,범죄,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76분
개봉: 3월 1일
간단평
창백한 얼굴에 턱까지 내려온 듯한 다크서클, 후줄근한 흰 셔츠에 헐렁한 바지, 어눌한 동작과 말투. 로버트 패틴슨 표 ‘배트맨’ 브루스 웨인의 일면이다. <다크 나이트> 3부작으로 잘 벼려진 멋짐 폭발 배트맨 크리스찬 베일과 <배트맨 대 슈퍼맨> 등에서 머니(money)가 곧 슈퍼 파워인 약간의 허당미 갖춘 배트맨 밴 애플릭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외양만 달라진 게 아니다. 맷 리브스가 재탄생 시킨 <더 배트맨>은 기존의 슈퍼히어로 장르를 탈피한다. 고담 시의 어둠 속에서 스스로 ‘복수’라 칭하며 2년째 자경담으로 활약 중인 배트맨. 영화는 그가 검사, 경찰간부 등 사회 지도층을 대상으로 한 연쇄 살인범 ‘리들러’(폴 다노)가 내는 단서를 풀어내며 어떤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추리극처럼 펼쳐낸다. 탐정 같은 면모를 보이는 배트맨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내면의 혼란과 트라우마를 직면하고 이를 전향적으로 갈무리하여 한 걸음 성장한다. ‘복수’ 대신 ‘정의’의 무게와 가치를 깨닫는다.
덕분에 액션이 주가 되는 현란한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물리적으로 스타트에 선 배트맨이기에 지금껏 봤던 ‘배트맨’ 중 가장 현실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게다가 176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을 꽉 채운 진지한 드라마라 개인의 선호가 작용할 여지가 큰 작품이다. 영화 <클로버필드>(2008)와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 <혹성탈출: 종의 전쟁>(2017) 등 맷 리브스의 전작을 흥미롭게 봤다면, 판타지와 현실을 매끄럽게 접착한 탄탄한 서사와 촬영상과 미술상을 주고 싶은 완성도 높은 비주얼 등 보는 맛이 일품일 작품이다.
2022년 3월 1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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