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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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의 광주를 잊지 못하고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던 ‘오채근’(안성기)은 소중한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아들의 이름으로>(제작: 영화사 혼)가 28일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정국 감독과 출연 배우 안성기, 윤유선, 이세은이 참석했다.
채근은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며 유독 한 손님의 호출을 기다린다. 왕년의 투 스타 출신 ‘박기준’(박근형)이다. 단골 식당에서 만나 가까워진 ‘진희’(윤유선)의 아버지가 5.18 민주화운동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채근의 결심은 더욱더 굳어진다.
5.18 영화 <부활의 노래>로 데뷔한 지 30년 만에 다시 광주 이야기로 돌아온 이정국 감독은 “당시의 책임자는 왜 반성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고 영화의 시작을 짚으며 “반성하지 않는 자는 삶의 가치가 없다, 악행의 고백은 선행의 시작이다”라는 명언을 뼈대로 해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적으로나마 가해자가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히며, 여러 광주 시민의 아낌없는 지원 아래 영화의 70~80%를 광주에서 촬영했다고 전했다.
극 중 등장하는 식당 주인, 아들을 찾아다니는 할아버지, 영상 속 유공자 등은 모두 실제 광주 시민이 참여했다. 이 감독은 “광주시민은 ‘물’ 같다”고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해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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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피해자를 부모로 둔 ‘진희’ 역의 윤유선은 “깊은 상처를 지녔지만, 씩씩하게 살아내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면서 “5.18에 대해 잘 몰랐고, 오해했던 부분도 있었다. 진실을 알리는 데 배우로서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참여 이유를 말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세은은 ‘채근’의 과거를 알고 있는 ‘세미’를 연기한다. 그는 “주제가 무겁지만, 한 편의 소설처럼 스토리의 힘이 느껴졌다. 인물의 세세한 일상을 통해 섬세하게 터치한 점이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오채근’으로 분한 안성기는 “그가 복수하는 과정에 어떤 감정이 쌓이지 않는다면, 감동도 설득도 없을 것 같아 그런 감정을 쌓아가려고 했다”고 연기 방향을 언급했다.
액션 연기와 체력적인 준비에 대해서는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해서 체력적으로는 문제되지 않았다. 액션은 한다고 했는데, 어색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어 “작품이 갖는 진정성과 완전성이 있다면 당연히 참여한다. 이번 작품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참여 이유를 밝히며 “40년이 지났지만, 5.18의 고통은 아직도 이어져 오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바로잡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비단 기성세대만의 몫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20·30세대에있어 영화의 소구점을 짚으며 젊은 세대의 관심을 촉구했다.
광주광역시, (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제작지원했다. 5월 1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 한마디
악행의 고백은 선행의 시작이라는 호소력 강한 메시지와 피해자-가해자 구도에서 벗어난 새로운 접근법. 하지만 과한 직설 화법과 작위적인 전개, 올드한 연출이 영화의 의도와 메시지를 가린다
(오락성 5 작품성 4)
사진제공_엣나인필름
2021년 4월 29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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