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김희정 감독의 신작 <프랑스 여자>(제작: ㈜인벤트스톤)가 1일(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영화를 선보였다. 이날 자리에는 김희정 감독, 주연 배우 김호정, 김지영, 류아벨이 함께했다.
<프랑스 여자>는 연극배우가 되기 떠난 프랑스 유학에서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 정착한 여인 ‘미라’(김호정)가 모처럼 한국으로 돌아와 여전히 연극, 영화계에 몸담고 있는 오래된 친구들 ‘영은’(김지영), ‘성우’(김영민)과 만나며 나누는 이야기를 바라본다.
연극배우와는 별 상관없는 통역가가 된 ‘미라’의 감춰진 이야기와 2년 전 세상을 떠난 후배 배우 ‘해란’(류아벨)을 기억하는 친구들의 회고가 곁들여진 술자리 대화 신이 여러 차례 이어진다.
한국과 프랑스를,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연출되는 시공간의 이동과 ‘미라’가 꾸는 꿈을 자주 보여주는 영화는 그가 겪고 있는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열세살, 수아>(2007)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2011) <설행_ 눈길을 걷다>(2016)를 연출한 김희정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됐다.
김희정 감독은 “외국에 사는 한국 여성에 대한 관심이 있는 편이다. 자기 나라를 떠나서 산다는 건 녹록지 않지만, 그들은 한국에서 살기에는 (이미) 그 나라에 너무 적응돼 있다. 만나보면 복잡한 감정이 느껴진다. 언젠가 한 번쯤 이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설행_ 눈길을 걷다> 시사회 당시 다음 작품으로 ‘프랑스 여자’라는 것을 준비한다고 말했는데 그 계획이 이루어져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영화 제목 <프랑스 여자>에 관해서는 메릴 스트립,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1981)를 언급했다.
김 감독은 “카렐 라이츠 감독이 연출한 <프랑스 중위의 여자>에서 방파제에 서서 뒤를 돌아보는 메릴 스트립의 눈부신 얼굴을 좋아한다. 그 느낌이 섞여서 제목으로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에서 성수대교(붕괴)를 이야기한 것처럼, 무언가를 기억하고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영화에 등장한 광화문 세월호 텐트와 프랑스 파리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미라’역을 연기한 김호정은 “연극배우가 되려는 꿈을 안고 20대에 유학을 떠났는데 성공해서 돌아온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직업인) 통역사가 됐다. 인생의 여러 경험을 했고,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않은 완전한 경계인으로서 많은 생각을 지닌 인물”이라고 배역을 설명했다.
김호정은 “마침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때, 나이가 반 백살이었고 앞으로 어떤 배우가 돼야 할지 어떤 연기를 해야할지 한참 고민하던 중이라 시나리오에 공감하는 부분이 컸다. 내 모습이다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또 “<설행_눈길을 걷다>에서 (김희정 감독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너무 잘 넘나들었기 때문에 이번 시나리오에도 믿음이 갔다. 생과 사의 경계에 선 사람이 하는 생각과 거기에서 비롯된 표현이 너무나 섬세하고 독특했다. 현실과 상상,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도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작업 소감을 밝혔다.
‘해란’역의 류아벨은 “’꿈’을 영화로 만들면 이런 느낌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안에서 내가 어떤 역할에 놓일 수 있을지, 관객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여자>는 6월 4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 서울과 파리, 꿈과 현실을 이동하는 매끄러운 감각이 매력적이다. 프랑스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중년 여자 ‘미라’(김호정)의 사연과 지난날을 짐작하게 하는 자연스럽고 섬세한 대화 시퀀스에 푹 빠져들다 보면, 어느덧 한 사람의 고독한 인생과 맞닥뜨린다.
(오락성 7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20년 6월 1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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