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호아킨 피닉스, 재지 비츠, 로버트 드니로, 프란시스 콘로이
장르: 드라마, 범죄,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2분
개봉: 10월 2일
시놉시스
고담시에 어머니와 둘이 사는 ‘아서’는 광대 분장을 한 채 세일즈, 선전, 병원 공연 등등 여러 가지 잡다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어느 날 폐장을 앞둔, 세일 매장에 파견 나간 ‘아서’는 동네의 양아치 무리에게 세일 간판을 빼앗기고 집단 린치를 당한다…
간단평
전쟁 후 귀국하지 않은 채 밀주 제조해 술독에 빠져 살다 마스터를 만난 남자(<마스터> 2012), 고통을 자양분 삼아 자해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해결사(<너는 여기에 없었다>2017). 그간 호아킨 피닉스는 깊은 트라우마를 간직한 인물들의 내면을 펼쳐 보였었다. 이번 <조커>의 '아서 플렉'은 그가 파헤친 또 다른 혼돈의 여정이다.
배트맨의 숙적 조커를 재해석한 토드 필립스는 영웅이 필요할 정도의 무법 도시이자 어딘가 비현실적 면모를 지녔던 고담시를 1980년대 초 명확한 시기의 현실로 편입하며 시작한다. 쥐 떼의 창궐 소식이 전파를 타고, 불경기에 폐업이 속출하며 강도가 횡행하는 암울한 도시 한편에 광대 역할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남자가 있다. 정신이 아프지만, 와중에 살뜰히 어머니를 부양 중인 '아서'는 언젠가는 무대에 서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고 유명 토크쇼에 초대될 것을 꿈꾸는 코미디언 지망생이다.
어릴 때부터 '해피'라 부르며 웃을 것을 조언한 엄마 덕분에 웃음이 강박감이 된 나머지 ‘아서’는 발작적으로 터지는 폭소를 제어할 수 없다. 거듭된 무시, 조롱, 불합리, 충격은 결국 그의 아픈 정신을 부숴 버리고 그는 웃음 대신 살인이라는 도구를 꺼내 든다. 비극인 줄 알았던 삶이 코미디인 것을 깨닫기까지, ‘아서’가 ‘조커’로 화하는 과정을 영화는 우울한 분위기와 대비되는 선명한 색채와 현란한 화면 구성, 조커의 춤추는 듯한 느릿한 몸동작 안에 담는다. 묵직한 첼로 선율로 흥분을 누르고 때론 감정을 격앙시키며 한 남자의 변모 과정을 좇는다. 기존 코믹스에서 다뤘던 히어로물과는 전혀 다른 결과 분위기니, 참고하시길. 배트맨은 잠시 잊고 조커가 된 ‘아서’에 집중하면 좋을 듯하다. 로버트 드니로가 유명 토크쇼 진행자 ‘머레이 프랭클린’으로 참여했다.
2019년 10월 2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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