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과거의 연쇄살인범 ‘병수’(설경구)가 우연히 기분 나쁜 눈빛의 ‘태주’(김남길)와 접촉사고를 낸 이후 상황을 그린 범죄스릴러다. 딸 ’은희’(설현)의 남자친구가 되어 다시 나타난 ‘태주’ 가 자신과 같은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직감하지만 자꾸만 사라지는 기억이 상황을 위태롭게 몰고간다. 마을에서는 한동안 벌어지지 않던 연쇄살인이 다시 시작된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범죄자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 김영하 작가의 스릴러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이 원작이다. <구타유발자들>(2006) <세븐데이즈>(2007) <용의자>(2013) 등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이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원신연 감독은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드려고 마음먹었을 때 ‘소설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영화로 만들 것’이라는 메모를 남겼다. ‘살인이 시라면 육아는 산문이다’같은 소설 속 문장을 내레이션으로 반영하면서도 소설을 보지 않은 분들이 보기에 전혀 무리 없는 작품”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또 “스릴러 장르의 저변이 확대됐으면 좋겠다. 스릴러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관객이 반갑게 극장을 찾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쇠한 연쇄살인범 ‘병수’ 역의 설경구는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직접 경험해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병을 앓고있는 분께 체험기를 듣기도 어려워 상상에 의존해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병수’라는 역할은 나에게 큰 산이었다. 신이 넘어갈 때마다 ‘왜 저렇게 연기했지?하고 체크하게 되더라. 더 잘 표현해볼 걸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고 말했다.
경찰이지만 미심쩍고 섬뜩한 느낌을 풍기는 ‘태주’ 역의 김남길은 “원작 소설이라는 큰 틀이 있지만 ‘태주’역은 많은 것을 첨가해 만든 역할이다. 감독님이 <다크나이트>(2008)의 히스레저가 연기한 ‘조커’가 전면에 나선 유럽판 포스터를 선물로 주며 이런 캐릭터를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싸이코패스와 쏘시오패스의 교집합 같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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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수’의 딸이자 ‘태주’의 여자친구 ‘은희’를 연기한 설현은 “두 선배에 비하면 큰 액션은 없었지만,아빠 ‘병수’를 의심하게되는 후반부로 갈수록 혼란스러워지는 심리를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정확하고 섬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많이 의지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9월 7일 개봉한다.
● 한마디
- 기억이 삭제되고 왜곡되는 혼란 속에서 미심쩍은 인물로부터 딸을 지켜야 한다는, 한때 살인범이었던 남자의 절박한 심정이 스릴러에 녹아들었다. 원작 소설의 인상적인 문장을 원형 그대로 영화 내레이션에 활용한 건 장점보단 단점이 커보인다. 영상 몰입도는 반감되고, 어쩐지 구구절절한 느낌도마저도.
(오락성 6 작품성 6)
(무비스트 박꽃 기자)
- 앞에서 끄는 알츠하이머 연쇄 살인범 설경구, 뒤에서 미는 본 투비 어 살인자 김남길. 그리고 원작의 영리한 취사선택 원신연 감독
(오락성 7 작품성 6)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7년 8월 29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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