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멘션 202호에 사는 여중생 여선(김새론)이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범인은 같은 아파트 102호에 사는 연쇄살인범 승혁(김성균). 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이웃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가방가게 주인 상영(임하룡), 피자 배달원 상윤(도지한), 경비원 종록(천호진)은 뭔가 수상한 승혁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눈치 챈다. 한편, 여선의 계모인 경희(김윤진)는 매일 밤 여선의 원혼과 마주치며 공포에 떨고, 여선과 똑같이 생긴 여중생 수연(김새론)은 또 다시 승혁의 표적이 된다.
<이웃사람>도 전작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마찬가지로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가져온다. 주 무대인 강산멘션, 탁자 밑에 숨어 두려움에 떠는 경희의 모습, 사채업자 혁모(마동석)의 문신 등 영화는 공간, 의상은 물론 주요 대사와 내레이션까지 고스란히 옮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생생한 인물들의 감정 묘사로 독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원작과 달리 <이웃사람>은 전형적인 스릴러 영화에 벗어나지 못한다. 각색하는 과정에서 살인마 승혁을 둘러싼 이웃사람들의 대결구도에 집중한 나머지 현대사회의 병폐인 ‘소통과 단절’이라는 원작의 메시지가 생략되어 버린다. 배우들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 배우들은 저마다 자신이 맡은 배역에 충실히 임하지만, 예전 작품에서 봤던 캐릭터와 겹친다. 특히 김윤진과 김새론은 <세븐 데이즈>의 엄마와 <아저씨>에서 납치된 소녀가 만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두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지 못한 감독의 연출력은 아쉽다.
2012년 8월 21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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