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 와이즈먼 감독 손으로 재탄생 된 <토탈 리콜>이 흥행적으로나 작품적으로 성공을 하기 위해 필요 한 건 뭐? 극중 퀘이드가 격는 일들이 현실인지 아니면 ‘리콜사’가 주입한 기억인지 계속 의심하게 만드는 힘이다. 간단히 말해 2012년 판 <토탈 리콜>은 그 힘을 찾아보기 힘들다. 원작처럼 로리와 퀘이드의 친구가 ‘이 상황은 리콜 기계가 주입한 환상이니 빨리 빠져나와’라고 설득하는 장면이나, 퀘이드 본인이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장면 등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긴 하다. 그러나 의심은커녕 퀘이드를 생포하기 위해 만든 함정이라는 것이 너무 뻔해 긴장감이 떨어진다.
이것뿐만 아니다. 원작의 감독인 폴 버호벤의 기묘하고, 잔혹함이 드러나는 영상은 재생되지 않는다. 감독은 가슴이 세 개 달린 여자, 퀘이드의 얼굴 변형 장면 등을 통해 원작에 대한 오마주를 바치기는 한다. 문제는 그것이 구색 맞추기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19금에서 15세 관람가로 등급이 낮춰지는 과정에서 가슴 세 개 달린 여자의 파괴적인 매력이 사라졌다. 퀘이드의 얼굴 변형 장면 또한 너무 빨리 진행되어 기형적으로 얼굴이 변하는 순간의 묘미를 전하지 못한다. 이는 원작의 화성을 대신해 설정된 식민지 콜리나의 풍경, 지구 핵을 통과해 두 대륙을 잇는 이동수단 ‘폴’, 공중에서 펼쳐지는 카 체이스 등 22년 전보다 진일보한 영상이 줄기차게 나오지만 뭔가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결국 <토탈 리콜>은 원작의 벽을 넘기 힘들어 보인다.
2012년 8월 17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