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세종탄생 비하인드 스토리? (오락성 5 작품성 4)
나는 왕이로소이다 | 2012년 8월 10일 금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흡사 장규성 감독 전작들의 집대성 같다.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를 조선으로 끌어 온 아이디어는 한국영화 28편을 패러디 했던 감독의 첫 작품 <재밌는 영화>(2002년)와 같은 맥락이다. 책밖에 모르던 공부벌레 충녕대군(주지훈)이 민초들의 삶을 직접 목격한 후 성군이 된다는 점에서는 불량선생 김봉두(<선생 김봉두>, 2003년)의 개과천선(改過遷善)이 겹친다. 세자 충년과 노비 덕칠(주지훈)이 처한 상황에서는 <여선생 VS 여제자>(2004년)가, 그들의 상황이 역전되는 순간에는 어김없이 <이장과 군수>(2007년)가 떠오른다. 그러니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거꾸로 보나 뒤집어 보나 바로 보나 장규성의 영화다.

문제는 기시감이 아니다. 걸리는 건, 전작들이 품고 있었던 여러 가능성 중 그 어느 것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선 듯한 텁텁한 입맛이다. 전작이 그랬듯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착한 영화’에 분류된다. 폭력이 없고, 성(性)을 비하하지 않으며, 종국엔 인물들의 화합으로 귀결된다. ‘선 웃음, 후 감동’이라는 밑그림 속에 정치적 풍자를 끼워 넣은 전략도 비슷하다. 큰 차이라면, 드라마의 굴곡을 위해 삽입한 장치들이 전에 비해 너무 인공적이라는 점이다. 웃다가 급작스럽게 진지 모드로 바뀌는 전개는 이젠 너무 식상하다. 과장된 몸 개그와 말초신경 자극하는 유머는 그다지 새롭지도 웃기지도 않다. 무엇보다 세자와 덕칠의 이야기를 조금 더 극적으로 맞물릴 수 있었을 텐데, 두 캐릭터는 2시간 내내 평행선만 긋는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다, 나쁘다’를 논하기가 애매하다. 특색이 없다고 하는 게 정확할지 모른다. 일단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주지훈은 자신이 가진 많은 것을 꺼내 보이며 최선을 다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 변신이 잘 맞는 옷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백윤식, 임원희 등 연기파 배우들의 재능도 많이 봐 왔던 클리셰 안에 멈춰 있다. 최근 <신사의 품격>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김수로에게는 특히나 얻을 게 없는 맹맹한 순간이다. 배우의 잘못이라기보다 촘촘하지 못한 시나리오의 공백이 더 커 보인다. 세자빈 심씨로 분한 이미도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확인한 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2012년 8월 10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또 한 번 세종! <뿌리깊은 나무>의 세종과는 다른 맛
-주지훈의 영화 복귀작. 기다렸소이다
-이미도,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코미디도 풍자도 메시지도 아쉽고 아쉽다
-감동을 위한 감동, 웃음을 위한 웃음이 너무 인공적이야
1 )
goodman43
세종의 또 다른 해석 재미있게 풍자해서 너무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2012-08-12 21:42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