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레이미가 <스파이더 맨> 시리즈에서 손을 뗀다고 했을 때, 언론의 관심은 과연 누가 차기 사령탑에 오를까에 모아졌다. 마크 웹이 감독직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500일의 썸머>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이긴 하지만, 액션 영화 연출은 전무하다는 게 문제였다. 이러한 의심을 마크 웹도 모르진 않는 듯했다. 그는 이 날 자리에서 “사실 나는 액션영화 마니아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즐겁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액션 영화라고 해서 액션만 보여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중심을 두고 액션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액션 영화에 대한 확실한 생각을 밝혔다.
토비 맥과이어에게 쫄쫄이 유니폼을 이어받은 앤드류 가필드는 “촬영 들어가기 전에 내 몸에 결함이랄까? 그것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졌다”며 유니폼에 얽힌 경험을 유머스럽게 털어놨다. “나는 단지 과학적 마인드나 신체적인 능력이 없을 뿐이지 피터 파커와 상당부분 흡사하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앤드류 가필드는 “<스파이더맨>는 역사가 깊은 시리즈이기 때문에 스파이더맨과 관련된 역사적인 면과 스탠 리의 창작 정신을 존중하는 것이 배우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진중한 면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에서 스파이더맨이 맞서는 상대는 리저드. 리저드를 연기한 배우는 <노팅힐> 속 휴 그랜트의 친구로 익숙한 리스 이반이다. “<올드보이>와 같은 좋은 영화를 만든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는 말로 입을 연 리스 이반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들을 가진 스파이더맨 영화에 출연하게 돼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3D 촬영에 대해서 깊은 인상을 받았는지, 3D에 대한 소감도 잊지 않았다. “4일 전에 뉴욕에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보면서 감동했다”는 그는 “3D 영화이기 때문에 피터가 건물에서 뛰어내릴 때 고소공포증을 느꼈고, 리자드 맨이 꼬리로 칠 때 몸이 움찔하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이전 시리즈와 차별화 되는 부분 중 하나는 피터 파커의 첫 사랑 그웬 스테이시의 등장이다. 그웬 스테이스를 연기한 엠마 톰슨은 “이제까지 배우 생활 중 가장 흥분된 작업이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마블 코믹스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 시리즈 출연에 대한 의지도 드러낸 그녀는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실제 연인이 된 앤드류 가필드와 기자회견 내내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어벤져스>에서 스파이더맨을 보게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제작사 매튜 톨마치는 “스파이더맨으로 할 이야기가 많다. 지금 당장은 2014년 5월 개봉 예정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제작으로 바쁘다”는 말로 스파이더맨의 <어벤져스>로의 합류 가능성을 일축했다. 대신 매튜 톨마치는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에 등장했던 악역 베놈 영화화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오후 7시 롯데몰 김포공항에서는 열리는 레드카펫 행사와 프리미어 상영 등 공식일정을 소화한 후 출국할 예정이다. 레드카펫 행사에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용감한녀석들과 2NE1도 참석한다.
● 한마디
할리우드 스타 내한 기자회견 경향 중 하나 :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질문), “<올드보이>!”(답변)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