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감독이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한 건 지난해 <하하하>의 홍상수 감독에 이어 두 번째. 김기덕 감독은 베를린영화제 감독상(2004년 <사마리아>), 베니스영화제 감독상(2004년 <빈집>)에 이은 이번 수상으로 세계 3대 영화제를 모두 휩쓰는 진기록을 갖게 됐다. 수상 후 김기덕 감독은 “이번 상으로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영화 속에 삽입된 아리랑을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의 이번 수상을 달가워하지 않을 국내 영화인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는 한국 영화계에 대한 적나라하게 비판은 물론, 김기덕 감독의 제자였다가 떠난 장훈 감독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리랑>은 지난 13일 처음 공개되자마자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고,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리랑>에 대한 국내 개봉은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칸 국제영화제 학생경쟁 부문 ‘시네파운데이션’에선 중앙대 출신 손태겸 감독의 <야간비행>이 3등상을 받았다.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은 해마다 전 세계 학생영화 중 15~20편 정도의 중·단편을 선보이는 칸영화제 공식초청 프로그램으로, 매년 초청작 중 우수작 세 편을 수상한다. 제64회 칸영화제는 미국 테렌스 말릭 감독의 <더 트리 오브 라이프(The Tree of life)>에 황금종려상을 안기며 22일 폐막했다.
● 한마디
자신을 둘러싼 여러 소문에 말을 아껴오던 김기덕 감독. 영화 한편으로 모든 걸 설명하셨네요. 이보다 리얼한 자기 고백이라니!
2011년 5월 23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