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하면서 떠오르는 두 사람. 바로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이었다. 뒤도 안 돌아보고 서슴없이 나아가는 스토리 전개와 빠른 편집은 제작과 각본을 맡은 류승완 감독 스타일이었다. 액션도 마찬가지였다. 류승완 감독의 단짝인 정두홍 무술 감독은 <아저씨>나 <악마를 보았다>처럼 유혈이 낭자한 액션 장면보다는 육탄전으로 속도감 있는 액션을 보여준다. 더불어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설경구의 원맨쇼도 볼 만하고, 정치적 음모론을 주된 이야기 소재로 삼은 것도 흥미롭다. 다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장황하다. 어떻게든 해결할 일을 다 해치웠지만 아직도 해결할 일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긴 해결사라고 모든 일을 다 해결할 수 없는 법이니까!
● 한마디
<해결사>는 주인공을 비롯한 많은 인물들과 그들 사이에 숨겨져 있는 음모를 하나씩 밝혀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액션 장면을 삽입하고, 퍼즐 같은 이야기를 맞춰나가는 재미도 더한다. 그러나 퍼즐을 맞춰나갈수록 이야기와 액션은 서로 맞물리지 못하고 긴장감도 떨어진다. 특히 감독은 이야기와 액션을 모두 취하기 위해 벌여놓았던 장치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다. 이로 인해 정치적 암투의 실체가 밝혀지고, 강도 높은 카 액션 장면으로 장식되는 마지막 부분은 뇌리에 남을 만큼 인상 깊지 않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스트레이트한 활극 액션을 예상했다면 일단 기대치의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일단 <해결사>는 ‘액션’영화로서의 오락적 기능성보다는 액션 ‘영화’로서의 이야기적 완결성을 추구한 작품이다. 음모에 휘말려 누명을 쓴 전직형사의 고군분투를 담아낸 <해결사>는 복잡하게 꼬인 음모론의 플롯을 풀어내는 클라이맥스의 쾌감을 기대해야 할 영화다. 문제는 추구하는 바에 비해 결과물이 조금 지지부진한 느낌이랄까. 장르적 재미를 넘어 정치적 풍자까지 끌어안고자 한 내러티브의 야심은 어느 것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인상을 남기며 산만한 감상을 이끈다. 이를 치장하는 액션신조차도 육체적 노고 이상의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몇몇 조연배우들의 대사나 행위가 간헐적인 웃음을 제공하지만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 이야기는 버겁고, 액션은 무디며, 디테일은 부족하다.
(beyond 민용준 기자)
<해결사>는 범죄 스릴러에서 출발해 정치 스릴러로 끝맺는 영화다. 눈썰미가 좋은 관객이라면 현란한 편집으로 구성된 오프닝에서 이러한 점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인물이 얽혀 있고, 그 중심에 거대한 음모가 있기에 영화는 간혹 과부하가 걸린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액션영화답게 속도감을 강조하며 몇 차례의 위기를 영리하게 극복한다. 사실 액션보다 통쾌한 것은 영화 속에서 정치가 표면으로 떠오르면서부터다. 그만큼 지금 한국 사회가 답답하다는 것을 <해결사>는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9월 1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