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하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안타깝다. 연출은 맡은 지길웅 감독이 시사 전 무대 인사 때 전한 “요즘 한국영화가 침체돼 있는데 이 영화로 활기를 되찾으면 한다”는 말을 되새기니 떠오른 단상이다.
그의 바람이 실현되기엔 다소 벅찰 듯싶다. 인터넷 소설, 몸짱 배우 등 영화안팎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500만 클럽에 가입한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비하자면 당 영화, 여러 모로 아니다 싶다. 서로 다른 언어가 충돌하며 튕겨 나오는 웃음을 전면에 배치한 영화의 코믹함은, 쌍팔년도스런 고루한 유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국적이 다른 두 남녀가 우연찮게 선생과 제자로 만나 사랑에 이르는 그 과정은 너무도 작위적이다. 얘들 주변에 위치한 조연들 또한 산만하다. 청춘 코미디를 표방한 대개의 기획영화들이 수없이 드러냈던 영화적 상상력의 빈곤함이 <동갑내기2>에서도 고스란히 답습되고 있는 것이다. 이청아와 박기웅의 풋풋한 신선함과 귀여움 정도가 눈여겨 볼만하다.
허나, 왠지 모르게 영화 속 캐릭터와 동갑내기라 볼 수 있는 10대와 20대 초반의 친구들에겐 이 영화! 어느 정도 먹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다. 아시다시피, 이팔청춘 세대는 사려 깊은 진지함과 무거움에 매달리기보다 발랄한 성격을 띤 일회적이고 가벼운 그 무엇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다 볼 수 있다. 혹은 그러한 환경에 지배당하기 쉬운 사회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동갑내기2>의 영화적 코드가 이들 세대에겐 다르게 와 닿고 통용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거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걸쳐 집중적으로 포진돼 있는 필자의 주변 인간들은 관람시 대략 세네 번 웃은 것으로 확인됐고, 좀 헤픈 애들은 대여섯 번 정도로 집계됐다. 상대적인 관점에서 꼰대라 볼 수 있는 이 세대와 달리 젊디젊은 그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반응할지 은근히 궁금하다. 혹 아나? 본의 아니게 당 영화가, 오늘 한국의 세대 간의 문화적 정서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쓰일지.
2007년 4월 11일 수요일 | 글_서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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