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우아한 세계>가 개봉을 앞두고 3월 5일 제작보고회를 가졌다. <우아한 세계>는 <연애의 목적>을 만든 한재림 감독, <살인의 추억><괴물> 송강호 주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으로 조직폭력배라는 특수한 직업과 달리 가정에서는 평범한 가장이 되어야 하는 40대 중반 남성의 고뇌와 갈등을 중점에 둔 영화이다.
많은 취재진이 몰린 <우아한 세계>의 제작보고회는 리포터로 유명한 류시현이 사회를 맡았고, 주연배우 송강호에 대한 특별 영상과 예고편, 메이킹 필름을 공개했다. 특히 메이킹 필름을 통해 드러난 현장의 즐거운 분위기와 배우들의 열정은 <우아한 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고취시키기에 적당했다. 이윽고 한재림 감독과 송강호가 무대에 올라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질의형식의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송강호는 검정 슈트에 하얀 와이셔츠 차림으로 등장해 자신이 연기한 영화 속 ‘강인구’를 상기시켰다.
송강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강인구는 폭력 조직의 중간보스이지만 40대 중반의 평범한 남성”이라 답했고 한재림 감독은 “40대 한국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치열한 일상을 그리는데 느와르라는 장르와 조폭이라는 소재가 적절했던 것 같다. <우아한 세계>란 제목은 강인구가 꿈꾸는 이상향이자 이상과 대비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연출의도와 제목에 대해 말했다.
조폭성에 대한 물음에 한재림 감독은 “특별히 조폭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단 한 남자에 대한 묘사와 일상에 대한 고민들을 담아보고자 했다. 일방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찍어내려 노력했다.”고, 이어 송강호는 “영화의 건달, 즉 조직은 영화를 통해 비춰지는 직업의 특수성과 별개로 사회의 모든 조직 체계를 은유적으로 대변한 것이다. 나 자신도 어쩌면 사회적으로는 배우지만 집안에서는 가장이기에 강인구라는 캐릭터가 나와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종래의 조폭영화와는 다름을 피력했다.
또한 “영화를 보는 눈이 탁월하다.”는 질문에 송강호는 “나보다는 내가 만난 감독님들의 열정이 뛰어났고 나는 행운아일 뿐”이라며 겸손하게 답한 후 “<연애의 목적>을 인상깊게 봤기 때문에 <우아한 세계>의 대본이 탈고되기도 전에 출연을 이미 결정했었다.”고 말해 출연배경이 감독에 대한 신뢰덕분이었음을 밝혔다. 이에, 한재림 감독은 “영화인으로서 선배인 송강호와 작품을 하게 되어 영광이었으며 소탈한 성격이라 술도 함께 하며 원만하게 촬영했다.”고 화답했다. 덧붙여, 한재림 감독은 “영화를 위한 취재 과정에서 <우아한 세계>의 강인구와 같은 40대 중반의 조직 폭력배들은 실제로 근근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았다. 화려함과 거리가 먼 그들의 현실을 40대 중반의 가장에 대입해보려 했다.”고 말해 극의 리얼리티에 대해 자신감을 표했다.
송강호와 한재림 감독은 각각 “내가 사는 이 세계이자 스스로 만족하고 충실하게 사는 것.”, “‘지금 잘 먹고 사는 것이 도 닦는 일이다.’ 현실에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라고 <우아한 세계>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조폭을 통해 40대 중반의 한국 남성에 대한 단상을 끌어낸 <우아한 세계>는 4월 5일 관객을 향해 문을 활짝 열 예정이다.
2007년 3월 5일 월요일 | 취재: 민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