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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녹취록 전격공개!] 대통령의 죽음! 그리고 그를 노린 암살자들!
2006년 12월 20일 수요일 | 유지이 이메일


본 녹취록은 2006년 ○○월 ○○일 국가정보원 특수첩보실에서 비밀리에 녹음한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국가안보와 읽는 이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이니셜로 이름을 표기하였음을 밝혀둡니다. 물론, 가상입니다.


M: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우리 요원들은 대체 무얼 하고 있는 거냐고!!
J: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M: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암살당했다잖아. 지금 장례식을 하는 중이란 말일세.
J: 그럴 리가요.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우리가 모를 리 없지 않습니까.
M: 저걸 보란 말이야. 장례식을 치루고 있고, 부통령이 대통령 직을 인수하고 있지 않은가.

J: 국장님, 저 화면 날짜 좀 보십시오.
M: 날짜?
J: 연도 말입니다. 2007년이지 않습니까.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M: 어라? 그럼 저건 어떻게 된 일인가? 영화인가?
J: 그런 것 같습니다. 가짜 다큐멘터리 영화 〈대통령의 죽음〉입니다.
M: 그렇군. 감쪽같이 찍은 영화로군 그래. 하긴 영화로 대통령이 죽었다면 벌써 골백번은 죽었겠지.
J: 맞습니다. 대통령은 영화 속 거물급 암살범들이 한번 쯤은 노려보는 대상이니까요. 저희 비밀 자료에도 꽤 많은 양이 저장되어 있지 않습니까?

노련하지만 나이가 든 경호원들

M: 얼마 전에 개봉한 〈센티넬〉이 생각나는구만. 주인공이 미국 대통령 경호실 요원으로 나오지.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는.
J: 예, 레이건 저격 때 수훈을 세운 민완요원 피트 게리슨(마이클 더글라스)이 대통령을 암살할 계획이 있다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쫓기게 되지요. 과거의 수훈에도 불구하고 승진에서는 누락되었다는 그럴 듯한 동기도 있고요.
M: 사실 그 영화에서 게리슨이 누명을 뒤집어 쓰게 되는 가장 큰 조건은 매력적인 영부인과 불륜 관계에 있었다는 점이지.
J: 그렇군요. 그러고 보면 영부인 역을 맡은 배우가 더 유명하지요. 배우로 보자면 실제 암살 위협을 받는 대통령 역을 맡은 배우는 단역 배우였습니다.
M: 그럴 수 밖에, 영부인 역을 맡은 킴 베이싱어는 80년대를 대표하는 섹스 심벌 중에 하나 였다네. 영화가 영부인과 내연의 관계에 있는 경호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은가.
J: 영화에서 경호실 신참 요원 질로 출연하는 에바 롱고리아처럼요.
M: 하하, 롱고리아도 섹시하지만 전성시절 베이싱어의 편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비교일세. 롱고리아는 베이싱어의 〈나인 하프 위크〉같은 영화가 없지 않은가 말이야. 게다가 베이싱어는 본드걸이기도 했다구.
J: 베이싱어가 출연한 본드무비는 번외편에 가까워서 본드 팬이라면 인정하기 싫을지도 모릅니다. 그보다는 베이싱어가 〈배트맨〉의 연인이기도 했다는 점이 더 나은 경력이지 않을까요.
M: 내 생각에는 본드 팬이 번외편에 까다롭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야. 본드걸이 예쁘기만 하면 만족하지 않을까? 게다가 변외편이라고 할지라도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은 숀 코너리가 주연하는 작품이었네. 역시 전성시절 제임스 본드에 비하면 조금 나이가 들었었네만. 하긴 진정한 요원은 나이가 들어서도 빛이 나는 법이지. 늙은 경호원이지만 〈센티넬〉에서 게리슨이 노련하게 도망을 다니니 정예요원들도 꼼짝을 못하지 않던가.

J: 나이가 들었지만 유능한 경호원이라니 <사선에서〉가 생각납니다.
M: 기억나네. 역시 똑같은 미 대통령 경호실을 무대로 하고 있지. 영문표기가 Secret Service였던가. 주인공인 경호요원 프랭크는 노년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맡았지.
J: 영화 속 프랭크는 유능하지만 〈센티넬〉의 피트 게리슨 같은 이력의 소유자는 아니었습니다. 피트는 레이건 암살 시도 때 대통령을 구해내고 대신 총을 맞았지만, 프랭크는 케네디 암살을 막지 못했죠.
M: 그 점이 〈사선에서〉가 재미있는 이유였네. 심장 질환까지 앓고 있지만 프랭크는 현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는 암살자의 전화를 받고 현역으로 복귀할 수 밖에 없었거든. 그에게는 30년전 임무 실패가 평생을 따라다니는 트라우마였지.
J: 역시 프랭크 주변에는 미인 신참 요원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그 역할을 맡았던 사람은 모델 경력이 있는 르네 루소였어요. 영화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가벼운 로맨스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M: 영화가 개봉했던 시기가 10년도 더 된 1993년이니까 당시의 르네 루소는 지금의 에바 롱고리아와 비슷한 느낌일걸세. 단신에 모델 경력이 있고 최근 급부상한 섹시한 여자배우.
J: 무엇보다도 〈사선에서〉의 하일라이트는 암살자와의 대결에 있었습니다. 미쳤지만 실력이 비상했던 암살자 미치 역을 존 말코비치가 맡았었죠.
M: 실력있는 배우였지만 헐리웃에서 각광받게 된 영화가 〈사선에서〉였지. 그 영화 이후로 헐리웃은 존 말코비치의 악마적 존재감에 눈을 떴다네.

치밀한 전문가들

J: 암살 계획이 재미있습니다. 기발한 방법으로 미치는 총을 반입합니다. 모든 경보장치를 뚫고요.
M: 금속탐지기를 피하는 기발한 방법을 선택하지. 그런데 그 트릭은 〈자칼의 날〉을 연상하게 한다네. 그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암살자가 저격총을 반입하는 방법도 비슷하거든.
J: 브루스 윌리스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M: 아니, 내가 이야기하는 영화는 1973년작 〈자칼의 날〉일세. 프레드릭 포사이스의 동명소설을 명장 프레드 진네만이 영화화한 작품이지.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한 〈자칼〉은 그 소설의 또 다른 각색이라네. 원작자가 자신과 관계없다고 기자회견을 할 정도로 혹평이 많았던 영화였지.
J: 우리 세계에서 〈자칼〉이라는 인물은 영화와 관계 없이도 유명한 인물입니다만.
M: 그렇지. 실존인물인데다, 실력 좋기로 유명한 암살자였으니까. 한 때 제대로 얼굴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그 바닥 전설이었지. 프레드릭 포사이스는 기자 경력이 있던 소설가였고, 실제 프랑스 감옥에서 종신형을 살고 있던 카를로스 자칼을 모델로 소설 〈자칼의 날〉을 썼다네. 프레드 진네만의 영화와 포사이스의 소설에서 자칼은 극우세력의 요청으로 프랑스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하지.
J: 실제 카를로스 자칼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만.
M: 실제 카를로스 자칼은 암살자라기 보다는 테러리스트였으니까. 서방세계에서 911이전 가장 유명한 테러리스트였지. 실제로 911 사건이 터진 후 미국 베스트셀러 중 하나의 제목이 〈새로운 자칼들〉이기도 했고.
J: 그래서 저는 오히려 〈어싸인먼트〉가 생각납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자칼은 실제 모습에 가까워요. 신출귀몰한 테러리스트 말이죠.
M: 하지만 그 영화에서 자칼은 대통령을 노리는 암살자는 아니지. 하긴 리메이크 〈자칼〉에서도 암살자가 노리는 대상이 대통령은 아니네만.
J: 그 이상 말씀하시면 〈자칼〉에 대한 스포일러가 됩니다.
M: 뭐 그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인지 모르겠네. 어쨌건 원작과 〈자칼〉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한다는 점만 비슷하네.
J: 지금 다시 보면 〈자칼〉에서 그 무기를 만들어 주는 사람이 잭 블랙입니다. (웃음)

M: 나야 나이 든 요원이 눈에 띠지만, 자네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군.
J: 네, 앞에서 다룬 〈센티넬〉만 해도 노련하게 경계망을 피하는 게리슨보다는 뒤를 쫓는 데이빗 요원이 더 좋습니다.
M: 배우가 키퍼 서덜랜드?
J: 네, 아주 정확히 인기 드라마 〈24〉에서의 역할과 겹칩니다.
M: 처음부터 의도한 캐스팅이었을 테니까. 그러고보면 〈24〉도 대통령 암살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지?
J: 주인공인 잭 바우어(키퍼 서덜랜드)는 대테러기관인 CTU소속인데, 드라마 에피소드 중에 대통령을 노리는 테러리스트들을 저지하는 내용이 꽤 많습니다. 특히 첫번째 시즌은 상원위원에서 대통령에 당선되기 직전인 데이빗 팔머를 노리는 암살자들을 상대합니다.
M: 흑인 상원위원이 대통령이 되지.
J: 드물지만 아주 없는 일은 아닙니다. 이미 〈딮 임팩트〉에서도 모건 프리먼이 대통령 역을 맡았습니다. 실제로 대통령 물망에 오른 미국 정치계의 유력자들도 있고요.

강력한 대통령, 남아당자강

M: 여성 대통령만큼이나 드물구만.
J: 영화만 기준으로 보면 비슷합니다. 다만,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정식 선거로 올라온 경우보다 부통령으로 있다가 대통령이 사고를 당해 대통령 직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 드라마 〈커맨터 인 칩〉에서 지나 데이비스.
J: 그 드라마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었으니 저는 〈에어포스 원〉에서 글렌 클로즈.
M: 오호라, 그 영화에서는 게리 올드만이 대통령을 노리는 테러리스트로 나오지.
J: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탈취하는데 성공하니 대단한 솜씨를 가진 테러리스트인 셈입니다. 게다가 경호원들은 하나같이 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합니다.
M: 아무렴 어떤가, 대통령이 한 때 〈인디아나 존스〉였고 CIA요원이었던 잭 라이언인데.
J: 영화에서는 훈장을 받았던 전직 군인입니다. 어쨌건 해리슨 포드라면 테러리스트를 혼자서 상대할 만 하죠.
M: 진짜 테러리스트같지는 않은데 볼 만한 게리 올드만이 더 재미있었네.
J: 동료들을 석방시키는 조건으로 하이재킹을 시도한 테러리스트치고는 지나치게 광인이고 진지하지도 않으니까요. 그러나 역시 미친 역할에는 딱 맞는 배우입니다.

가벼움과 진지함 사이, 대통령을 노리는 사람들

M: 실제보다 진지하지 않기로는 〈그 때 그 사람들〉도 만만치 않지.
J: 처음부터 블랙코미디를 작정하고 만든 영화니까요. 실존인물과 실제사건이 나오긴 합니다만.
M: 세부적인 정황도 매우 세밀하게 챙긴 영화라네. 사건 전개는 거의 같고.
J: 실제 암살자 역할에 해당하는 백윤식의 연기가 독특하지 않습니까?
M: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있지만 캐릭터가 워낙 특이하지.
J: 영화와 실제 사건 사이의 독특한 유머는 한 반 쯤은 백윤식에게 나옵니다.

M: 사실 난 진지한 암살극을 좋아한다네. 이를테면 〈어느 연약한 짐승〉같은.
J: 그건 무슨 영화입니까?
M: 장 폴 벨몽도가 주연한 1981년 프랑스 영화라네. 원제목은 〈Le Professionel〉.
J: 장 폴 벨몽도라, 누벨바그 영화입니까?
M: 벨몽도가 누벨바그 영화로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당시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였네. 오히려 출연작이나 대표작은 당시 상업영화에 더 많을거야.
J: 팔십년대 초반이면 아직 프랑스 스릴러나 액션 영화가 독특한 분야를 차지하고 있던 시절이군요.
M: 그렇네, 올드팬 중에는 당시 프랑스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자네 영화는 본 적이 없어도 음악을 기억하고 있을지는 모르겠군. 한 때 광고음악으로 사용된 적이 있거든. 한 80년대쯤이었을거야.
J: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맡았군요. 어떤 광고였습니까?

M: 어묵!!

J: 진지하다는 영화의 음악치고는 꽤 특이한 광고에 쓰였습니다.
M: 영화내용하고는 더 동떨어졌지. 영화에서 장 폴 벨몽도는 아프리카 한 국가원수를 암살할 목적으로 프랑스에서 파견한 특수요원으로 등장한다네.
J: 요원이 암살자로 파견되는 겁니까?
M: 그런데, 요원을 파견한 직후에 그 아프리카 국가와 프랑스의 외교관계가 개선되어 버렸지. 그래서 프랑스는 요원을 버렸다네. 아프리카 국가 정보부에 알려준거야.
J: 잡혔겠군요. 주인공이니 사형을 당하지는 않았겠지만.
M: 탈출해서 프랑스로 돌아온다네. 그리고 복수에 나서지.
J: 영화 분위기가 비장하겠습니다.
M: 그렇다네, 특히 절정 이후의 장면과 라스트씬은 백미지. 그 때 모리코네의 음악이 쓰이고.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알려주는 것은 좀 그렇군.
J: 과연 대통령 암살 시도가 참 많았습니다.

녹취록은 여기서 끝난다. 워낙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진행된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 이후의 내용은 알 수가 없다. 다만, 날이 갈수록 흉악해지는 대통령 암살을 막기 위해 관련 영화를 국가정보원에서 열심히 돌려 보았다는 이야기가 풍문처럼 돌 뿐이다.

18 )
mckkw
우리나라에선 절대 만들 수 없는 영화네.   
2007-12-28 22:33
qsay11tem
특이한 소재네여   
2007-11-24 16:00
ilike7272
다루기 힘든 소재일텐데   
2007-07-16 17:33
remon2053
흥행은 모르겠지만 재미있을거 같네요   
2007-06-01 21:41
kpop20
더블타겟도 대통령을 소재로 한   
2007-05-16 21:39
cutielion
다루기 힘든 소재일텐데   
2007-04-25 14:48
egg0930
만드는 사람들이 대단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죽음은 다큐라 긴장감이 없었다는게 아쉽더군요   
2007-01-12 11:39
kirasama
ㅋㅋ보고 싶어요   
2007-01-0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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