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엑스맨-최후의 전쟁>의 주인공 ‘휴 잭맨’이 내한해 기자회견을 했다.

1~3편까지 ‘울버린’을 연기한 그는 늘씬한 키와 자그마한 얼굴 그리고 상당히 귀여운 미소를 머금은 채 등장, 행사장에 모인 100여명의 기자들을 일순 당황케 했다. 그 이유인즉, 영화 속 와일드한 모습과 사뭇 다른 귀여운 분위기 때문이었다. 짧은 머리는 아직도 소년 ·티를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고 목소리는 활달해서 마치 오래만난 친구사이 마냥 친근함을 전해줬다.

첫 인사부터 토고 전에서 승리한 대한민국을 축하하는 말로 간담회를 시작한 휴 잭맨은 한국기자들의 꼼꼼한 질문에 막힘없는 대답을 해줬다. “할리우드에서 내가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다른 할리우드 스타들보다 출연료를 싸게 불러서 그렇다”는 그의 유쾌한 농담은 간담회가 열리는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오키드 룸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나를 포함한 호주 배우들이 미국에서 성공한 이유는 달리 없다. 성실함과 특이함 때문이다. <로스트>의 김윤진도 그런 이유로 지금 할리우드에서 빠르게 정착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한국영화와 배우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꼭 필요한 조언을 해줬다.

“<엑스맨> 1편을 찍을 당시, 울버린의 헤어스타일을 보고 한 스텝이 엘비스 프레슬리와 머리형이 닮았다고 해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난리를 친 적이 있다” 이렇게 영화에 얽힌 재미난 에피소드들은 그의 입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흘러나와 기자들의 뜨거운 환호를 박수를 매 순간 이끌어내기도 했다. 짧은 만남을 최대한 활용한 그의 배려는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을 감동케 했다. 짧고도 재미난 간담회가 끝나려고 하자, 휴 잭맨은 갑자기 큰 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한국기자들을 순간 놀랬지만 그가 대한민국 월드컵 응원박수를 하는 것을 알고, 모두 다 ‘대한민국’을 큰 소리로 함께 외쳤다. 휴 잭맨은 이날 저녁 메가박스 코엑스 점에서 레드카페 행사를 열고 한국 팬들도 직접 만났다.

2006년 6월 16일 금요일 | 글_ 최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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