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엑스맨>이 첫 등장한 이래 돌연변이와 인간들이 공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관객들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시켰다. 6년 만에 완결된 <엑스맨: 최후의 전쟁>은 이제 그 질문의 연장선을 다루고 있다. 초능력을 지녔으나 ‘돌연변이’로 불려야 하는 인간들의 슬픔은 곧 분노로 표출되고 같은 운명을 지닌 ‘사람’들끼리의 전쟁으로 이어진다.
유전자 변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선택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은 치료제 ‘큐어’의 등장으로 새롭게 정비되고, 관객들은 죽은 줄만 알았던 진 그레이(팜게 얀센)의 부활을 맞닥뜨리게 된다. 올곧고 지적이기만 한 진이 사실은 다중인격이었다는 점도 충격이지만 영화 초반 예상치 못했던 죽음과 혼란은 사비에 교수(패트릭 스튜어트)의 학교마저 위협한다.
전편에서 돌연변이들이 자신의 힘에 지배 받지 않는 인생을 살도록 교육해온 사비에 교수와 그 능력을 이용해 세계를 제패하려는 매그니토(이안 맥켈런)의 대립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다뤄졌다면 이번 영화는 순전히 ‘돌연변이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다루고 있다. 큐어의 개발이 돌연변이들에 대한 적대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닌 아들이 평범한 삶을 살기 원하는 부모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은 별반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는다. 큐어 또한 다른 돌연변이의 세포에서 나왔고, 그 백신을 통해 인간이 되고 싶은 돌연변이가 있다는 점, 그 모든 상처가 ‘사랑’에서 비롯됨을 우회적으로 다룰 뿐이다.
전작에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만들어놓은 스펙터클 한 이미지 블록버스터다운 수작으로 거듭나게 한 브렛 라트너감독의 연출력은 원작을 훼손하지 않은 선에서 담백하게 표현됐다. 1,2편에서부터 함께한 배우들의 호흡은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날개가 달린 엔젤이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날아오르는 모습은 매그니토가 초능력으로 다리를 공중 부양시키는 장면과 함께 <엑스맨3> 최고의 백미로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 더불어 라트너 감독이 추가한 서비스 컷은 <엑스맨4>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하게 만드는 영민함까지 발휘했다. 4편에 대한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시려면 관람 후 4분 정도 차분히 앉아계시길 권한다. 영화 크레딧이 올라가는 와중에도 감동의 여운은 충분히 길 테니.
2006년 6월 8일 목요일 |
글_이희승 기자 | | - | 엑스맨 시리즈를 한편이라도 보신 분이면 당연히! | | - | TV시리즈 다크 엔젤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 | | - | 올 여름 할리우드 화제작중 <엑스맨 3>를 가장 기대했다면! (최소한 실망하진 않을 듯) |
| | | | - | 섹시하기 그지없는 미스틱의 원래 모습이 클린턴과 사고친(?) 르윈스키랑 흡사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다면. (매그니토와 미스틱의 관계를 정치적으로 빗댄 미국의 풍자문화에 박수를!) | | - | 엑스맨 멤버 중 로그(안나파킨),싸이클롭(제임스 마스덴)의 왕팬들!(그들의 출연분량은 충분히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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