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일논란으로 논쟁이 불거지고 있는 <청연>의 제작사 코리아픽쳐스(주)가 이에 대핸 공식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그 전문이다.
박경원의 ‘최초’ 여류 비행사 논란에 대해
윤종찬 감독은 KBS2 시사 투나잇(12월 21일자 방송분)과의 인터뷰에서, “최초의 여류비행사는 권기옥이 분명하며, 이는 시나리오 작업을 위한 자료 조사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다. 권기옥은 중국군사학교 출신으로, 독립 운동을 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 박경원은 일본으로 가 비행사로 활동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청연>의 마케팅팀에서도 “처음 비행기를 누가 탔느냐라는 관점에서 보면, 권기옥씨가 최초의 여류비행사임이 분명하고, 군인의 신분이었다. 그러나 비행사로서 자격을 갖춘 최초의 여류비행사는 박경원이라는 1920년대와 1980년대의 신문 등 여러 가지 자료를 근거로 하여 마케팅을 진행했으며, 영화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최초 부분으로 인해 권기옥씨의 유족에 누가될 우려가 있어 마케팅 과정에서 보다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지난 10월 부산 영화제 이후 모든 광고물들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여류비행사’라고 바로잡아 내보내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윤종찬 감독은 영화 속 엔딩 자막에 중국군으로 활동한 여류비행사 권기옥, 민간인 최초 여류비행사 박경원, 해방 이후 대한민국 최초 여류비행사로 인정받은 김경오 총재의 관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청연> 일본계 자금유입, 투자설에 대해서
제작/투자/배급사 코리아픽쳐스㈜는 “이는 전혀 사실 무근이다. 프리프로덕션 단계를 포함한 <청연>의 모든 제작 단계에서 일본으로부터의 자금 유입 혹은 투자가 이루어졌던 적은 없다.”며, “앞으로 근거 없는 추측으로, 이와 같은 사실 무근의 논의가 확산될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코리아픽쳐스는 순 제작비 97억 원 중 코리아픽쳐스 투자액 52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투자액은 우림티앤시, 리드스톤캐피탈,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벤처투자조합, 한국파이낸셜컨설팅, 개인투자자 등의 순수 한국자본임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박경원 친일 행적 미화설 및 친일 규정에 대해
윤종찬 감독은 <청연> 기자시사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미 한차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윤종찬 감독은 “박경원이라는 인물을 독립투사 같은 영웅을 만들거나, 미화하려고 한 것이 아니며, 면죄부를 줄 생각은 더더욱 없다. 실제로 박경원이라는 인물은 일장기를 들고, 일만 비행에 나섰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왜곡하거나 은폐, 미화하지 않았다.”며, “다만, 한 사람이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노력하고 스러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박경원이라는 인물은 양날의 칼을 손에 쥔 것처럼 꿈을 향해 노력할수록, 조국으로부터 멀어질 수 밖에 없었던 사람이다. <청연>이라는 영화를 통해 그러한 그녀의 비극과 시대의 비극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류비행사로 인정받은 대한민국 항공회 총재 김경오씨는 지난 12월 21일 <청연> VIP시사회장에 참석하여 영화를 관람한 후, “일본 강점 시기에 조선 여성으로 일본에 유학하여 일본인과 당당히 경쟁했던 인물을 영화화한 <청연>은 21세기 세계적 항공도약의 측면에서 매우 가치 있는 영화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김경오총재는 1983년 박경원 50주기를 맞아 추모행사를 진행했으며, 박경원의 마지막 비행 당시의 유품인 ‘고도계’를 보관하고 있다.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박경원을 친일파로 규정짓는 부분들에 대해 코리아픽쳐스는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9월, 정상회담을 축하하기 위해 박경원의 추락지점인 아타미시에 한일 공동으로 한국정원을 설립하고 박경원의 기념비를 건립하는 행사를 진행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문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한 1983년 한국일보 기사에 의하면(3월 15일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50주기에 대해 기사화하면서 박경원의 마지막 비행직전 일장기를 들고 촬영한 사진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볼 때, 근대사에서 이미 박경원이라는 인물을 재조명할 때 일장기와 친일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근거를 왜곡한 보도에 대해
한편, 박경원의 친일 행적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던 몇몇 기사의 경우, 사실을 왜곡하여 보도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친일/미화 논의의 시초가 된 오마이뉴스 보도의 경우, 근거로 제시된 목원대 김정동(건축학부) 교수의 저서 '일본 속의 한국 근대사 현장'를 인용하면서 원작자의 의도를 왜곡해 인용했음이 밝혀졌다.
책의 원작자인 김정동 교수는 “’그(박경원)를 친일파라고 이 없고 기사와 책의 내용은 크게 다르다’며 ‘사진을 빌려쓰겠다고 해서 허락해 줬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하며” 보도의 객관성에 대해 문제 제기했다. (12월 27일자 중앙일보 기사 참조)
한편, 한 온라인 매체의 경우, <청연>의 친일논란에 대해 언급하면서 여류비행사 박경원이 아닌 친일파 명단에 속해있던 남자 박경원을 예시로 드는 해프닝 이후, 바로 정정보도를 내보낸바 있다.
박경원, 체신부 장관과의 염문설에 대해
윤종찬 감독은 박경원의 염문설에 대해, “박경원과 고이즈미 체신부 장관과의 염문설에 대해서는 미리 알고 있었으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 일축하면서 “당시 일본에서조차 여류 비행사는 요즘 아이돌 스타 같은 위치였다. 일거수 일투족이 가십성 기사로 언론에 보도됐다. 특히 고이즈미 장관은 같이 사진만 찍어도 염문설이 나돌았다.
조선 사람이 봤을 때 박경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일본 측의 가십성 기사가 더해져 그런 염문설이 났을 뿐, 사실로 확인된 바는 없다”고 단호히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비행기 '청연호'가 고이즈미 장관이 선물한 것이라는 설에 대해서도 "당시 모든 항공 담당 업무는 체신부에서 했다. 비행기 한 대가 집 30채 가격이어서 개인이 사기 힘들었다. 모든 비행기 불하 업무 역시 체신부에서 했고, 명의는 체신장관으로 돼 있어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12월 21일자 연합뉴스 참조)
특히 이 사실을 처음 기사화한 오마이뉴스는 김정동(건축학부) 교수의 저서 '일본 속의 한국 근대사 현장'를 근거로 염문설을 기정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김 교수의 저서에서는 ‘염문설’이란 단어조차 나오지 않는다.(12월 27일자 중앙일보 기사 참조.) 대신 김교수의 저서에서는, "(염문설과 관련해) 턱없는 루머가 떠돌아다녔다"라 표현, 확인된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 있으며 오히려 박경원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
또한 오마이뉴스의 홍대욱기자가 쓴 ‘그녀에게 친일 멍에를 들씌우지 말라’(12월 27일자)는 제목의 기사에 의하면, 박경원의 고국비행 후원자는 고이즈미 장관이 아닌 ‘의친왕 이강’이라는 새로운 근거를 제시하며 박경원을 친일로 규정하는 부분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관객이 영화를 보고 판단하기에 앞서, 이처럼 영화의 기획 의도와 본질을 흐리게 하는 최근의 상황에 대해 위와 같이 <청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게 되었다.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 혹은 선정적인 논란만을 재생산하는 태도에 대해 코리아픽쳐스는 위와 같이 입장을 밝혔고,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