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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나라
쇼를 즐기고 싶다면, ‘가짜’를 믿어라! | 2005년 8월 2일 화요일 | 최경희 기자 이메일


범죄에 관한 가장 현란한 수사(修辭), <박수칠 때 떠나라>는 장진 감독 특유의 풍자성과 동어반복적 대화들이 거칠게 나열되면서 미모의 카피라이터 ‘정유정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생방송으로 방영되는 ‘대질’과 ‘심문’ 그리고 증인들의 ‘진술’들은 시청자-정확히 말하면 ‘관객’-의 눈과 귀를 막아버려, 충돌(증거)과 모순(반증) 그리고 합의점(진실 또는 새로운 거짓말)을 향해 전력 질주한다.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를 볼 때, 관객(시청자)은 관객으로서의 권리를 자진 상납해야 한다. 영화를 가로지르는 시점은 영화를 찍는 카메라의 주관적(감독의 시선) 시선이 아니라 엄밀히 따져, 방송국 카메라의 관찰자적 시점(시청자 또는 관객)이다. 정유정이 죽어있는 호텔 객실 위를 날아올라, 같은 12층에 있는 모든 객실 내의 상황을 구석구석 비쳐주는 오프닝 부감샷은 앞으로 이 사건이 하나의 실제상황 형식의 ‘쇼’로 진행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 말은 위에서 언급한 ‘관객으로서의 권리’ 즉, 관객의 ‘참여’를 애초부터 영화는 봉쇄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영화 속의 현실은 ‘허구’가 아니라, ‘방송’이라는 또 하나의 카메라를 들이댐으로서 이중부정 효과처럼 ‘실제성’을 획득한다. 가짜에 얹힌 허구는 아이러니하게도 스크린을 브라운관으로 객석에 앉아있는 관객을 진짜 시청자로 위치전환 시킨다.

연극의 직접성을 영화로 고스란히 옮기기 위해 장진 감독은 처음부터 거짓말 게임을 진실게임으로 둔갑시켜 놓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이다.

“정유정이 죽었다” 열혈검사 ‘최연기’(차승원)는 혼잣말처럼 이 말을 중얼거린다. 9번 칼에 찔리고 피를 한 바가지 쏟아 낸,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여자의 시체는 (우리들의) 관음증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도덕성의 결여에 빠트리는 이 욕망은 강력한 용의자 ‘김영훈’(신하균)에 대한 인권침해를 묵인하는 또 하나의 범죄를 양산한다. 타인의 고통이야 말로 자신의 쾌락임을 (우리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다.

검사와 용의자의 팽팽한 대질은 범죄극의 전형을 그리면서 장르를 선회한다. 그러나 최연기의 ‘확신’이 증인들의 진술과 맞물리자, 대결구도는 무너지고 추리 서사가 강화된다. 결국, 범인 검거라는 애초의 목적은 목표에 약간 비껴나가 수사‘극’에 방점을 찍어 버린다. 망자는 잊고 좀 더 드라마틱하게 자신을 노출 시키고 싶은 욕망까지 배가 되면서, 범인을 잡고 싶다는 대의명분은 호의적이지 않던 방송과 타협점을 찾는다.

48시간 동안 생중계한다는 내러티브상의 ‘시간설정’은 다른 각도에 접근하자면, 쇼를 버라이어티하게 탈바꿈 시켜주는 ‘시간제약’이 된다. 사건이 언제 종결될지 모르는 주인공들과는 다르게 48시간 안에 범인이 밝혀질 것을 미리 알고 있는, 시청자/관객의 정보력은 동문서답이 연출되는 취조의 시간과 지루한 수사과정을 진짜 쇼를 즐기듯 착각하게 만들어준다.

왜냐고? 쇼는 “끝에서 시작해서 끝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모든 장르가 혼란스럽게 뒤섞여 있기보다, 순서도처럼 질서정연하게 나열된 형식을 보이는 <박수칠 때 떠나라>는, 장르에 관한 장진 감독만의 가장 화려한 연출법일 것이다. 그를 좋아하는 팬층이 이걸 배신이라고 여긴다면 곳곳에 숨어있는 ‘장진 스타일’은 여간해선 보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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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youngsin
그래도 별로일꺼라 생각하고 봤는데 괜찮게 만들었고 새로운 시도 좋았어요   
2008-05-15 13:42
kyikyiyi
예상된 반전 이었지만 차승원 연기변신 좋았어요   
2008-05-09 14:49
qsay11tem
연출력이 인상적이네요   
2007-11-23 11:24
kpop20
보고싶었는데 결국 못봤던 ㅠㅠ   
2007-05-27 14:36
kgbagency
배우들 연기도 전체적으로 좋았어요   
2007-05-07 06:36
ldk209
장진 감독은 영화의 크기가 커지면서 자신의 장점은 작아진다...   
2007-01-11 11:40
taketake
빠른 진행의 영화...볼만했음^^   
2006-08-25 21:54
huhugirl
아~ 진짜 잼있게 봤었어요!! 박정아 깨는거 빼고는 ㅋㅋ   
2005-08-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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