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민주통합당 전 최고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3대 영화제 대상은 한국영화사상 최초입니다. 현재 150개관 개봉 중이니 축하 겸 관람해야겠습니다”라고 전했고, 조윤선 새누리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감독의 수상은 세계에서 한자리 순위에 이미 오른 한국 영화산업의 저력과 예술성이 객관적으로 평가 받은 개가(凱歌)”라고 전했다.
김기덕 감독이 손석희 아나운서 이창동 감독과 함께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는 “김기덕 감독 수상. 각자의 삶과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 아웃사이더, 비주류, 자기 세계의 고집, 수상소감 중의 아리랑…만세”라고 말했다. “이제 100일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12월 19일, 저도 김기덕 감독님처럼 아리랑을 꼭 한번 불러보고 싶습니다”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의미심장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푸른소금>의 이현승 감독은 트위터에 “김기덕의 수상은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 부끄럽다”며 “사실 한국영화계가 그에게 해준 것이 없다. 그의 제작비의 대부분은 자신의 돈과 해외판매 수익으로 충당된 것이다. 한국영화계가 키워낸 감독이 아니라 한국 밖의 관객과 영화인이 키운 감독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배우 박중훈은 트위터에 “김기덕 감독의 베니스 수상은 참으로 대단한 일! 한국영화 최초로 유력 국제영화제에서 대상 수상! 그가 참 자랑스럽다. 다만, 한 가지. 0.0001초까지 분석하여 1,2등을 나누어야 하는 스포츠와 달리 영화는 1,2등을 매길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소신 발언을 했다.
아래는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민수가 홍보사를 통해 전해 온 수상소감이다.
우선 진심으로 축하한다. 수상 기분이 어떠한가?
김기덕: 매우 기분이 좋다. 이 황금사자상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 영화계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다시 한 번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조민수: 얼마 전에 끝난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도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처음 베니스에 도착했을 때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매 시간 행복하고 감격적이며 놀라움의 연속이다.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수상이 대한민국 최초라 기쁨이 배로 크다.
현지 반응이 뜨거웠다. 황금사자상 수상을 예상했나?
김기덕: 영화가 공식 상영된 이후 내가 몸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피에타>에 대한 관객과 평단의 관심과 애정이 상당했다. 특히 현지 이탈리아 팬들이 “황금사자상의 진정한 주인공은 <피에타>” 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솔직히 기대를 했던 부분이 있었다.
<피에타>가 상을 탄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김기덕: 일단 범세계적인 주제인 ‘자본주의’와 이로 인해 발생된 어긋난 도덕성이 관객들 및 심사위원들이 통감했다고 본다. 특히 심사위원들의 평대로, 물론 영화의 시작은 폭력성과 잔인함으로 시작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다다르면서 인간 내면의 용서와 구원으로 마음을 정화시키는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폐막식 전날까지 로이터 통신 등 세계 유력지에서 이번 베니스영화제의 영광의 주역은 대한민국의 <피에타>나 미국의 <더 마스터>가 될 것 이라 예견했다. 이 경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기덕: 폴 토마스 앤더슨은 미국을 대표하는 감독이다. <매그놀리아> <데어 윌 비 블러드>등 인간 내면을 다룬 영화들로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한 감독이었기에 그와의 경쟁은 너무 영광스러웠다. <더 마스터>는 은사자상 및 필립 세이무어 호프과 조아퀸 피닉스가 공동 남우주연상을 탄 수작이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는 쟁쟁한 감독들의 작품이 많이 쏟아졌는데, 그 중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타게 되어 다시 한 번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
한국 한국영화로 베니스 영화제뿐 만 아닌 세계 3대 영화제의 최고상은 처음인데 부담감은 없었는지,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김기덕: 황금사자상의 영광을 이 영화에 참여해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먼저 돌리고 싶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조민수: 이 영광을 김기덕 감독님에게 우선 돌리고 싶다. 세계적인 명성의 감독님이 그 위력을 이 자리에서 보여주셨듯, 대한민국 관객들도 영화 <피에타>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무대에서 ‘아리랑’을 불러 화제다. ‘아리랑’을 부른 이유는?
김기덕: 영화<아리랑>으로 작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타면서 이 노래를 불렀다. 한국에서도 말했듯이 <아리랑>은 지난 4년간의 나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자, 씻김굿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아리랑’을 부른 것은 세계인들이 영화 <피에타>의 메시지와 더불어 일종의 가장 한국적인 것을 수상 소감 대신 전하고 싶었다.
앞으로의 계획과 남은 꿈이 있다면?
김기덕: 앞으로도 좋은 영화로 관객들을 찾아뵙도록 하겠다. 한국에서도 <피에타>가 며칠 전 개봉 했으니, 많은 관객들이 <피에타>를 보면 좋겠다는 것이 지금 현재 가장 큰 꿈이다.
조민수: <피에타>를 통해 나의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 낸 것처럼, 좋은 작품을 만나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김기덕: <피에타>는 극단적인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본주의 중심인 돈이라는 것에 의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불신과 증오와 살의가 어떻게 인간을 훼손하고 파괴하며 결국 잔인하고 슬픈 비극적 상황을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피에타>를 통해 돈이면 다 된다는 무지한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더 늦기 전에 진실한 가치로 인생을 살기를 깨닫기를 기원한다.
2012년 9월 9일 일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