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난 후의 평가는 대부분 만족이었다. 트위터를 통해 올라온 평론가와 칼럼니스트들의 멘션에 모두 ‘재미있었다’가 들어가 있을 정도. 관람 후에 만난 기자들 역시 캐릭터 설정이 좋고, 이야기도 깔끔했으며, 대사의 코믹함과 함께 2층 집을 최대한 활용한 설정과 장면들 역시 인상적이었다는 반응들이었다. 범죄라는 큰 설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캐릭터의 장점을 잘 활용한 영화는 소소한 입담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만족감을 더한다. 특히 한석규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대사와 김혜수의 히스테릭하면서도 감정에 치우친 멘트들은 순간순간 유쾌함을 전했다. 동시에 등장인물들 각자가 지닌 문제들을 유연하게 다뤘다는 점에서도 중심을 잘 잡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한마디
<달콤, 살벌한 연인> 때부터 손재곤 감독의 능력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한석규와 김혜수라는 나름 강한 이미지를 지닌 배우들과의 작업이었지만 그의 재능은 잘 발휘됐다. 캐릭터를 잡아가는 능력이나 캐릭터를 통해 풀어지는 사건, 소소한 대사의 힘, 재치와 유머 넘치는 상황, 흐트러짐 없는 전개 모두 합격점이다. 잘 만들었는데 재미있기까지 하다. 중심인물들 외에 다소 넘치는 캐릭터들을 설정해 약간 시선을 분산시킨다는 느낌도 들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유쾌한 영화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한석규와 김혜수의 조합만으로도 궁금증이 도질 것 같지만 <이층의 악당>은 <달콤, 살벌한 연인>이라는 제목만큼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손재곤 감독의 4년만의 차기작이다. 빤한 듯 물음표를 잡아끄는 스토리는 시작과 끝이 깔끔하고, 캐릭터들은 의뭉스러운 척 선명하게 시선을 잡아끌며, 가늠할 수 없는 지점에서 유머가 찌르고 들어오고, 결과적으로 따뜻하다. 캐릭터의 쓰임새들은 저마다 적절하고, 공간의 활용이 탁월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안정적인 재미가 더부살이하는, 단연 올해의 물건으로 꼽힐 만한 코미디가 등장했다. 손재곤이란 이름을 기억해둘 것.
(beyond 민용준 기자)
영화의 출발은 영락없는 ‘사랑 손님과 어머니’다. 모녀가 사는 집에 외간 남자가 들어왔으니 뭔 일이 안 생길 수가 없다. 문제는 그 뭔 일이 로맨스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층의 악당>은 각자 나름의 고민과 음모를 지닌 인간군상들이 벌이는 유쾌하면서도 조금은 처절한 소동극이다.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다. 2층이라는 공간이 지닌 매력을 충분히 살려 만들어내는 코믹한 설정들 또한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다. 현대인의 비틀어진 심리를 다루면서도 이를 따뜻하게 담아내는 시선은 손재곤 감독의 전작 <달콤, 살벌한 연인>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지하실 시퀀스 하나만으로도 영화는 확실한 재미를 보장한다. 유쾌한 웃음과 공감대가 기분 좋은 영화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11월 15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