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여자>는 불륜이라는 소재를 다뤄서 그런지 농밀하게 표현된 베드신이 많았다. 두 여배우와 모두 베드신을 찍은 정준호는 신은경은 잘 익은 포도, 심이영은 풋풋한 사과로 비유하며 그 느낌을 전했다. 영화는 숨김없이 뜨겁게 표현된 베드신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스토리의 응집력이 떨어진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멜로와 스릴러의 느낌을 드러내지만, 그 균형을 잡지 못한다. 이번 영화를 통해 결혼과 사랑에 대한 감독의 물음은 계속되지만, 진부한 사랑이야기로 기운 이야기에 그 물음은 금세 잊혀 진다.
● 한마디
<두여자>에서 건축가 교수인 지석(정준호)이 가장 많이 내뱉는 단어는 균형이다. 그는 건물도 사랑도 모두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두여자>도 그 균형감이 중요한 영화다. 원작인 <블랙 아이스>가 평단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바로 불륜이란 소재로 스릴러 장르의 긴박감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정윤수 감독은 원작의 느낌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겨울이란 계절, 인물들의 직업과 관계를 고스란히 영화에 옮겼다. 하지만 멜로와 스릴러의 균형을 놓친다. 영화는 간간히 스릴러의 긴장감을 드러내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내 사랑과 이별에 아파하는 인물들의 감정에만 집중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영화는 점점 불륜을 소재로 한 작품과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일반적인 치정극에 머문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두여자>는 지난해 개봉한 페트리 코트비카 감독의 <블랙 아이스>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그런데 각색이 좋지 않다. 눈 내린 핀란드의 서늘한 기운이 인상적인 원작은 스릴러의 외피를 입은 심리 드라마였다. <두여자>는 여기에서 스릴러적 요소를 포기하고 에로틱한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두는데, 결과적으로는 인물의 심리 묘사에 소홀해진 느낌이다. 실소를 자아내는 몇몇 대사도 거슬리는 부분 중 하나. 그로 인해 영화가 이야기하는 사랑과 열정이라는 주제도 잘 와 닿지 않는 편이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11월 12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