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범죄의 세계로 돌아온 최동훈 감독을 환영한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를 잇는 범죄 3부작 <도둑들>에는 이국적인 홍콩과 마카오의 풍경, 리드미컬한 편집, 고난이도의 촬영은 물론, 인간의 욕망과 ‘헉’소리 나는 배우들의 개성이 탱탱하게 조율돼 있다. 함정이라면 같은 장르의 도전이다 보니 <범죄의 재구성>보다 신선함이 덜하고 <타짜>보다 개성이 희미하다는 점인데, 이것도 이해할 수 있다 싶다. 데뷔작이 너무 매혹적이었으므로 진화가 더딘 건 충분히 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135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지는 영화는 아니다. 뭔가 탄력적으로 접합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얘기다. <범죄의 재구성>의 ‘구로동 샤론스톤’, <타자>의 ‘정마담’. 이들의 매력을 계승한 이는 예니콜 전지현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위풍당당한 컴백이다. 의외의 복병은 신하균. 우정출연만으로도 관객의 마음을 확실하게 훔친다, 이 남자.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최동훈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다소 과욕을 부린 듯한 <전우치>를 지나 다시 범죄의 세계로 돌아온 최동훈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충분히 살린 오락영화로 <도둑들>을 완성시켰다. 개성 뚜렷한 인물들, 흥미로운 구성의 플롯, 홍콩영화를 연상케 하는 총격 신과 와이어 액션 신 등 영화는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챙기는 꼼꼼함을 보인다. 또한 ‘범죄의 세계에도 낭만은 존재한다’는 주제로 드라마를 엮어가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액션 신과 볼거리가 집중된 후반부가 다소 길게 느껴지는 감이 없지 않지만 감상하기에 벅찰 정도는 아니다. 톱스타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친근한 모습으로 돌아온 전지현의 모습은 <도둑들>의 백미. 영화와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깜짝 출연’도 빼놓지 말자.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거미줄과 망토 부럽지 않은 ‘등산용 줄’의 힘!
(월간 PAPER 김신지 기자)
무엇보다 전지현이다. 한 편의 CF와 한 편의 영화로 기억되는 전지현의 필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작품을 드디어 찾았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솔직히 이렇다 할 매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보여줬던 매력이 아닌 배우로서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간 많은 도전을 했으나 신통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김윤석, 김혜수, 김해숙, 이정재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매력을 뽐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보여줬던 당당 발랄 솔직 유쾌한 모습에 성숙함과 완숙미를 더했다. ‘스타’가 아닌 ‘배우’ 전지현의 모습을 참으로 오랜만에 봤다. 물론 수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면서도 각기 다른 특징과 매력을 뽑아낸 건 순전히 최동훈 감독의 공이다. 또 하나의 이야기를 여러 갈래로 풀었다가도 금새 한 곳으로 모으는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물론 각 캐릭터의 히스토리를 만들다 보니 이야기 갈래가 너무 많아졌고, 아쉽게도 피로감을 다소 안겨주기도 한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전우치>보다는 좋지만 <범죄의 재구성>보다는 약하다. 전후반 분위기가 살짝 겉도는 느낌이랄까. 홍콩영화 팬으로서 임달화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확실한 건, 이 영화 최대 수혜주는 전지현.
(무비스트 권영탕 사진기자)
몸집이 커진 <범죄의 재구성>이랄까. 초심으로 돌아간 최동훈 감독의 연출력은 빛을 발한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대사하며, 속도감 있는 편집과 동선, 적시 적소에 들어간 플래시 백, 와이어 액션 등 때깔 나는 오락영화의 한 수를 보여준다. 자신의 몫은 무조건 책임지는 배우들의 연기 또한 백미. 특히 <엽기적인 그녀> 이후 연기가뭄에 시달렸던 전지현은 오랜만에 보석 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도둑들>은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을 만큼 힘이 느껴진다. 한 주 먼저 개봉하는 흑기사가 후달릴만큼.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2012년 7월 11일 수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