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장편 프로젝트 ‘시선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 <시선 너머>!
올해로 설립 10주년이 되는 국가인권위원회는 2001년 설립 후, 2002년 <여섯 개의 시선>을 시작으로 2011년 <시선 너머>까지, 다섯 편의 옴니버스 영화와 두 편의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한 편의 장편영화까지 총 여덟 편의 영화를 기획/제작했다.
특히 인권영화 프로젝트 ‘시선 시리즈’는 인권이라는 다소 무겁고 딱딱한 주제를 영화라는 매체로 좀 더 쉽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되어, 인권의식에 대한 고찰은 물론 전편이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 등에 진출하며 영화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은 보기 드문 이력의 프로젝트다. 꾸준한 프로젝트의 제작으로 이제 인권영화 하면 ‘시선 시리즈’를 단박에 떠올릴 정도로 과연 인권영화 브랜드가 되었다. 하지만 ‘인권영화’ 기획의 시작은 실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대중영화 감독들의 쉽지 않은 섭외와 풍족하지 않는 제작비, ‘인권’을 아우르는 주제의식의 영화에 대한 관객의 시선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권이라는 단어가 고착화 시킨 선입견과는 달리, 그 안에는 ‘인간이 삶을 영유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는 남녀노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뜻이 내포되어 있기에 실로 영화의 소재로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만들어진 <여섯 개의 시선>, <별별이야기>, <다섯 개의 시선>, <세 번째 시선>, <별별이야기2-여섯빛깔무지개>, <시선1318>, <날아라 펭귄>은 남과 다른 ‘차이’를 나와는 틀리다는 ‘차별’로 인식하는 시선들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담아왔다. 이런 일상적인 소재가 만들어 낸 특별한 공감은 더욱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실감을 주었고, 하나의 ‘웰메이드 영화 시리즈’로 각인되어 매 작품이 나올 때마다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오는 4월 28일, ‘시선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여덟 번째 인권영화 프로젝트 <시선 너머>가 드디어 극장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
시리즈마다 업그레이드 되는 완성도! 강이관, 부지영, 김대승, 윤성현, 신동일 감독의 특별한 멘토링!!
인권 소재의 영화는 어렵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트리고 재밌고 신선하다, 친근하다 라는 공감을 일으킨 일등공신은 무엇보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막론하고 매 프로젝트마다 의식 있는 감독들의 열정적인 참여 때문이다. 영상 언어로 표현된다면 주제가 인권이라도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은 이렇게 전적으로 감독들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섯 개의 시선>는 임순례, 박광수, 여균동, 박진표, 정재은, 박찬욱 감독이 참여해 당대의 가장 HOT한 감독들의 옴니버스 영화라는 것 자체만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었고, 작품의 완성도와 대중성은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받았다. 이 후에도 <다섯 개의 시선>의 박경희, 류승완, 정지우, 장진, 김동원 감독, <세 번째 시선>의 정윤철, 김현필, 이미연, 노동석, 김곡, 김선, 홍기선 감독, <시선1318>의 방은진, 전계수, 이현승, 윤성호, 김태용 감독 등 애니메이션 프로젝트까지 총 41명의 감독들이 인권을 화두로 깊고 내밀한 시선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 ‘시선 시리즈’를 한국의 대표 옴니버스 시리즈로 자리매김시켰다.
그리고 다섯 번째 프로젝트 <시선 너머>에는 강이관, 부지영, 김대승, 윤성현, 신동일 감독이 참여했다. <사과>를 통해 연애와 결혼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풀어낸 강이관 감독,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로 여성의 심리를 세밀하게 담아낸 부지영 감독, <번지점프를 하다><가을로>의 멜로는 물론, <혈의 누>와 같은 미스터리 스릴러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김대승 감독, <파수꾼>으로 소년들의 이야기를 섬세한 감성으로 녹여낸 윤성현 감독, <방문자><나의 친구, 그의 아내><반두비> 등 연출하는 작품마다 소신 있는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신동일 감독 등 관록의 중견감독부터 가장 HOT한 신예감독까지, 스타일이 다른 감독들의 각양각색 이야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를 반영하듯 이미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 부문, 서울독립영화제2010 초청상영으로 관객들에게 먼저 공개되어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영화로 일찌감치 극장개봉에 대한 기대가 치솟았다. 지금 현재, 우리 사회의 인권에 대한 날카로운 혹은 따뜻한 시선으로 충만한 다섯 감독의 다섯 개의 에피소드들은 가까이 있지만 익숙해 미처 깨닫지 못했던 관객들에게 ‘당신과 나의 아름다운 권리’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멘토링이 되어 줄 것이다.
새터민, 이주노동자, 정보인권까지 더 넓고 깊어진 인권 스펙트럼!
시선 시리즈는 매 작품마다 성별, 장애, 나이, 출신 국가 등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반인권적 차별들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자행했던 일상의 폭력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던 소재들은 <시선 너머>에서 더 넓고 깊어졌다. ‘시선의 폭력’을 주제로, 일상에 가려져 인식하지 못했던 인권 문제를 다시 한번 인식하게 하며, 인권의식이 결핍된 현대인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담아냈다.
<이빨 두 개>는 북한을 떠나 남한으로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각종 매체의 보도를 통해서 북한을 인식하는 시선과, 실제로 개인의 삶 속에 북한과 관련된 사람이 개입될 때 그 시선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의문을 던진다. <니마>는 소위 ‘불법체류자’라 불리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니마와 한국 여성 정은의 관계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불편한 시선, 그리고 개인과 개인이 만나 연대했을 때 가질 수 있는 희망의 힘을 보여준다. <백문백답>은 합법적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가늠하기 어려운 개인 정보의 수집과 통제가 사람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섬뜩하게 경고한다. 윤성현 감독의 <바나나 쉐이크>는 이주 노동자를 생각할 때 스테레오 타입으로 떠오르는 주종관계 대해 반문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약한, 착한, 불쌍한 같은 수식어들이 이미 이주 노동자는 우리와 다르다는 전제를 깔고 있고 바로 이것이 가장 큰 편견의 날은 아닐지 돌아볼 것을 주문한다. 신동일 감독의 <진실을 위하여>는 누가, 어떻게, 왜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앗아가는가에 주목한다. CCTV시스템을 둘러싼 옹호와 비판의 논란, 병원 내에서의 환자의 사생활보호와 권익에 관련된 논쟁, 인터넷상의 무분별한 정보노출과 댓글 등의 문제를 중층적으로 결합시켜 광범위하게 정보인권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질문하고 있다.
이처럼 <시선 너머>는 인간 대 인간, 개인 대 집단에서 느껴지는 시선의 폭력에서부터, 갈수록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는 사회에서 보편화되어 가고 있는 보이지 않는 시선의 폭력까지 아우르는 이야기로 더 넓고 깊어진 인권의 스펙트럼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변했다! 새롭다! 기대된다! 개성충만 배우들의 인상적인 호연!!
5인 감독의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풀어내는 연출 스타일만큼이나 각 작품마다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호연 또한 <시선 너머>의 볼거리다. 특히 영화 <신석기 블루스>(2004) 이후로 7년 만에 스크린 복귀와 함께 단편영화에 최초로 출연한 배우 김현주의 연기변신이 화제다. 현재 MBC 주말연속극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당돌하고 귀여운 출판사 팀장 정원 역할로 출연 중인 그녀는 10여 년 동안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도맡고 있는 안방극장 스타다. 그런 그녀가 전도유망한 디자이너였다가 직장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해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희주 역을 연기한다는 것은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그러나 김현주는 베테랑 연기자답게 짧은 호흡 속에 희주의 미묘한 심리변화를 정확히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그녀와 더불어 <백문백답>에는 베테랑 연기자 김진근과 유하준이 출연해 극의 밀도를 더욱 높여 주었다. <진실을 위하여>에는 안정된 연기력을 바탕으로 충무로의 유망주로 급 부상 중인 김태훈과 심이영이 부부로 출연해 완벽한 호흡을 과시했다.
또한 전문 연기자는 아니지만, 신선한 마스크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은 배우들이 있다. <이빨 두 개>에 등장하는 북한에서 온 영옥은, 실제로 새터민 학생인 서옥별 양의 캐스팅으로 연기 그 이상의 특별한 아우라를 느끼게 한다. <니마>에는 실제 몽골인 이주노동자를 캐스팅해 영화의 사실감을 높였다. <바나나 쉐이크>에 이주노동자 알빈 역을 맡은 검비르 역시 한국에서 네팔 음식점을 운영하는 네팔인으로 연기경험이 전무하다. 그러나 한국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체화된 한국말과 행동으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배우는 봉주 역의 정재웅이다. 성공을 꿈꾸지만 현실은 비루한 소시민 봉주의 허풍과 능청스러운 행동을 마치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완벽히 소화한 그의 연기는 소재의 경중을 떠나 극의 분위기를 밝게 유지시키며 재미를 더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톱 탤런트부터 비전문 연기자까지,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배우들이 보여주는 개성 충만한 연기 앙상블은 144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을 상쇄시킬 만큼의 몰입을 선사하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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