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든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단순한 스토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호기심과 여운을 남기게 해준다. 더군다나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고, 그로하여금 더욱 가슴 한구석을 찡하게 자극하기도 한다.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은 그런 점에서 "감사용"이란 한 남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단순한 이야기인 동시에 조금은 특별한 감동과 메세지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자주 다루어지지 않은 스포츠 영화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게 와닿기도 한다. 제목에서 풍겨오는 느낌이나 야구라는 스포츠를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 어떤 관객들은 단순히 실존인물의 석세스 스토리 정도로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은 그런 관객들에게 더 큰 여운과 감동을 전달해 줄지도 모른다. 앞서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보지 못한 스포츠 영화라는 점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점, 이범수를 비롯 공유, 이혁재,류승수 등 여러 배우들의 실감나는 야구연기 등 신인감독의 그저그런 영화로 생각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꽤나 맛깔나고 푸짐한 볼거리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창단되어 해마다 꼴찌를 도맡아 하던 초라한 프로팀 "삼미 슈퍼스타즈"와 삼미 슈퍼스타즈팀의 패전처리 점문투수 였던 감사용이란 인물의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80년대에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던 프로야구의 인기를 몸소 실감한 세대들이라면 제목에서부터 대강의 이야기를 짐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않은 젊은 관객들에겐 왠지 어색한 소재로 비쳐질 삼미 슈퍼스타즈와 감사용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한 인물의 단순 스토리 정도로만 생각되어 그 리얼리티가 다소 떨어질 것이다. 이렇게 세대적인 차이가 느껴지는 소재를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은 딱딱하고 고집스럽게 보여주기 보다는 김종현 감독의 유머와 재미치있는 연출로써 유쾌하고 편안하게 전달해준다. 또, 야구라는 특정 스포츠에 대한 아무런 지식없이도 그 재미를 실감할 수 있는 화면과 촌스러운 배경과 장발머리, 80년대 프로야구팀의 모습등의 재연,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하고 실명까지 사용한 캐릭터들과 주,조연의 감칠맛 나는 연기까지 자칫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느껴질 수 있는 조심스러움과 딱딱함을 유연하고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슈퍼스타 감사용]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그 속에 깔려있는 잔잔한 휴머니즘으로써 마지막까지 관객들에게 과장되지 않은 웃음과 따뜻한 감동, 가슴 찡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제목 그대로 감사용이란 한 인물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감사용과 가족들, 그리고 삼미 슈퍼스타즈라는 야구팀 모두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버무려 놓음으로써 관객들은 감사용이란 인물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피나는 노력, 전형적인 가족애, 팀원들간의 끈끈한 의리와 연대감, 그리고 감사용의 짧지만 풋풋한 로맨스까지 다양한 감정적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은 바로 스포츠영화라는 점이다. 물론 감사용과 그 주변인물들을 통한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중간중간마다 보여지는 "감사용"이란 스포츠 인물의 열정과 노력, 스포츠의 도전정신과 경기모습 등은 스포츠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볼거리와 감동을 제공하고 있다. 영화의 최고 백미이자 모든것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후반부의 경기장면은 단연 관객들의 눈과 가슴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마치 불꽃튀는 야구경기를 보는 듯한 화면연출은 시종일관 이끌어 오던 휴머니즘 가득한 감동들을 한꺼번에 분출하게 해준다. 리얼리티를 살려낸 세트장과 야구경기 모습, 해설자의 해설까지 영화의 마지막 경기장면은 그야말로 [슈퍼스타 감사용]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다.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은 그 인물을 어덯게 표현하느냐가 영화의 모든것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주인공은 영화의 많은것을 차지하고, 그를 연기하는 배우는 여러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슈퍼스타 감사용]은 감사용이란 인물이 주인공인 영화임에도 비단 주인공만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여러 크고,작은 캐릭터들을 실감나게 살려냄으로써 캐릭터들과 그들이 보여주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로써 더욱 큰 재미와 감동을 전달해준다. 패전처리 전문투수지만 언제나 꿈을 간직하고 자신의 일에 있어 최선을 다하는 감사용 선수와 꼴찌만을 단골로 하지만 저마다 자신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선수들, 대사보다는 표정과 투구모습으로만 전달되는 박철순 선수, 그리고 영화에서 작지만 진한 감동을 전달하는 감사용의 가족들인 어머니와 형, 여동생은 영화에서도 특히 돋보이는 캐릭터들이다. 또한 감사용 선수의 직장동료들과 감사용과 풋풋한 로맨스를 그렸던 박은아라는 캐릭터까지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은 각기 개성 넘치는 여러 캐릭터들로써 시종일관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는 힘이 있다. 이처럼 캐릭터 하나하나가 보여주는 디테일한 개성과 감사용과 그들이 보여주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하나로 뭉쳐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몇차례 이야기했지만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 하나도 놓칠 수 없을 만큼 개성있는 여러 캐릭터들과 그를 연기한 배우들이다. 주인공인 감사용을 연기한 이범수는 이미 여러 영화를 통해 이범수라는 배우에 대한 연기의 특색을 보여주었기에 이번 영화에서는 그 색깔을 좀 더 뚜렷하게 확인하는 기회를 줄 것이다. 매번 꼴찌만 하는 팀에서도 패전처리 투수로만 나가는 감사용 선수의 모습을 연기한 이범수는 영화의 클라이막스로 치닫을수록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준다. 그만큼 이범수는 특히나 실감나는 연기와 차분한 감정처리로 감사용이란 인물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슈퍼스타 감사용]에서 이범수와 함께 놓칠 수 없는 배우가 바로 중견배우 김수미이다. [오! 해피데이],[위대한 유산]에서 감칠맛나는 사투리와 코믹연기로써 관객들의 폭소를 터지게 한 김수미는 이번 영화에서 억척스러우면서도 따뜻한 모성애를 지닌 감사용의 어머니를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전달한다. 김수미 특유의 맛깔스러운 대사연기와 행동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디테일한 연기는 [슈퍼스타 감사용]이란 영화를 통해 다시한번 중견배우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뿐만아니라 삼미 슈퍼스타즈의 "얼굴만 메이저리그"급인 포수를 연기한 이혁재와 승리를 위해서는 여자팬티를 입는것도 불사하는 엉뚱한 투수 "인호봉"을 연기한 류승수, 매번 사고만 치는 감사용의 엉뚱한 허풍쟁이 형을 연기한 조희봉은 영화에서 감초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시종일관 웃음을 터지게 하는 세 배우의 연기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만큼이나 코믹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지게 한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로 얼굴을 알린 윤진서 역시 "박은아"라는 캐릭터로 감사용과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리며 색다른 느낌으로 와닿는다. [올드보이]로 이름을 알렸지만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히 각인된 인상이 없는 배우이기에 다소 낯선 느낌으로 와닿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윤진서가 보여준 "박은아"라는 조용하고 차분한 캐릭터와 감사용의 큰 비중없는 로맨스 역시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제공해주며 윤진서라는 배우에 대해 새삼 새로운 인상을 심어지도록 해줄 것이다. 또, 대사보다는 투구폼과 인상 하나만으로 박철순 선수를 연기한 공유 역시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다른 강인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연기로써 기존의 연기보다 더 실감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삼미 슈퍼스타 팀의 엉뚱하면서도 인간적인 감독을 연기한 장항선을 비롯 여러 연기자들을 모두가 영화 속에서 각자의 개성을 살린 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추석시즌만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많은 영화들이 하나둘식 개봉을 한다. 올해 역시 여러 영화가 경쟁을 벌이게 되며 저마다의 개성있는 소재와 스토리들로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것이다. 여러 쟁쟁한 영화들 속에서도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은 자신만의 확실한 볼거리들로 차별된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패전처리 전문투수이지만 승리를 꿈궜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렸던 감사용 선수의 피나는 노력과 열정, 꼴찌 삼미 슈퍼스타즈의 선수들과 감사용의 가족, 동료, 연인이 보여주는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 실감나는 야구화면까지 작지만 너무도 풍성한 볼거리들과 큰 감동을 가진 영화가 바로 [슈퍼스타 감사용]이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영화를 보면서 부모님들에겐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80년대 프로야구 경기를 새삼 다시 감상하면서 느껴지는 향수를, 어린 자녀들에겐 한 야구선수를 통해 느끼는 노력과 희망, 도전정신이라는 감동적인 메세지까지 얻을 수 있는 세대를 뛰어 넘는 가슴 찡한 휴머니즘 스포츠 드라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