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불쌍하게 보지 마라
어릴 적 OB의 열혈팬 이었던 김종현 감독은 OB전에서는 유난히도 더 못하던 삼미를 기억한다. 경기가 끝날 때 쯤이면 항상 등판하던 감사용 투수는 그의 단골 웃음거리 였다. 군대 시절 야구든 축구든 너무 못하는 동료들만 보면 ‘니가 감사용이냐’며 놀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왜 이렇게 그 분을 놀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2년 2월 감사용씨를 처음 만나던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시나리오 속에서 늘 함께하던 그 주인공과 술잔을 부딪히던 날, ‘아, 이러다 심장마비가 걸리는 거겠구나’ 싶을 정도로 가슴이 벅찼다고 한다.
“그 분이 제일 재밌게 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 영화를 만들면서 행복하거든요. 사람들도 이 영화를 보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세상 사람들은 많은걸 이룬 사람만 행복할거라고 생각하는데 진흙 밭에 있는 사람에게도 행복한 순간이 있음을 상기 시키고 싶다고 한다. 감사용처럼, 영화감독이 되는 어릴 적 꿈을 이룬 김종현 감독의 출사표 한마디! 감사용이 패전 투수라고 해서 불행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 누구도 함부로 불쌍하게 보지 마라! 아직 그의 인생은 끝나지 않았으니까.
Filmography 1970년 5월 7일생 중앙대학교 영화과 졸업 퇴마록, 로드무비 조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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