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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두렵다고? 그럼 죽어! 알포인트
ysee 2004-08-16 오후 6:00:39 1585   [5]

감독:공수창  주연:감우성, 손병호, 이선균, 오대경

<호>[알포인트] 두렵다고? 그럼 죽어!

비주류에 속하던 공포영화가 이젠 당당히 주류 영화에 합류하면서 각각의 독특한 공포 컨셉으로 제작되고 개봉을 하고 있다. 지난해 관객의 사랑을 톡톡히 받은 공포 영화를 되뇌이며  올해에도 어김없이 더위를 확 날려버릴 만한 무서움을 제공할 공포 영화들은 관객의 사랑을 받는 듯 하면서도 이상하리만큼 다소 주춤거리는 모양새를 만들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공포 영화의 가장 기본적인 무서움을 제공하겠다 하면서도 차별화 된 공포를 선사하겠다는 일념 때문에 기획만 찬란하게 앞세워 기존의 공포물들을 살짝 바꾸어 관객 앞에 선을 보였다는 말이다.

"페이스"는 "얼굴복안"이란 독특한 컨셉으로 공포를 선사할 아량으로 제작되었지만 "식스센스"의 뉘앙스를 진하게 깔아버려 허무함을 제공하였다. "령"은 그나마 백만 관객을 동원하였지만 역시나 공포스럽다기 보다는 후반부에서 이리 꼬고 저리 꼬아 관객들의 머리만 쥐어짜게 만든 결말 때문에 깔끔하게도 공포스럽지도 않은 애매함을 제공하였다. "인형사"는 "구체관절인형"에 생령이 깃들어 사람을 해한다는 컨셉을 유지하였지만, 이미 헐리웃의 "사탄의 인형"을 살짝 비틀어 동양적으로 풀이하여 새로울 게 없었다. "분신사바"는 마치 "여고괴담" 시리즈물로 다가 올 법한 소재를 가지고 제작되었으나 내러티브 해설에 있어 반복적인 면이 짙게 깔려있어 공포스럽기보다는 과거의 이야기를 전해듣는 수준에 머물었다.

소름이 끼치고 무서워야 할 공포 영화들이 저마다의 중심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관객에게 도전하였지만 무섭다기 보다는 시시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으로 나왔다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공포를 맘껏 활용하지 못하다는데 기인할 수 있다. 순간적인 놀래킴으로 인해 찾아드는 공포는 없다. 슬며시 천천히 그리고 강하면서도 긴장감있게 다가오는 공포가 관객들에게 진정한 공포를 선사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에 개봉되는 공포 영화들 중에 진정한 공포를 선사하는 영화가 없는 것일까...?

더위를 날려 버리겠다고 공공연하게 떠들었던 4편의 공포 영화들이 제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였지만 두려움으로 가득차게 다가오면서 싸늘한 느낌을 제공하는 공포 영화가 대기하고 있으니 바로 전쟁이 가져다 준 공포물 "알포인트"이다. 우선 개봉했던 4편의 공포 영화들만큼이나 "알포인트"도 공포의 기획력에 충실한 작품이다. 허나 공포 영화로서의 기능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깔끔하게 소화해 내었다.

"알포인트"는 배트남전 당시 "로미오 포인트"란 군사 작전명이며 전략 요충지이다. 캄보디아 접경의 섬으로 그 옛날 프랑스군들이 휴양지와 군 병원으로 쓸 목적으로 건물을 세웠지만 알려지지 않은 역사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수많은 군사들이 미스테리하게 실종되었다. 실종되었던 병력으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고 수색에 나섰던 군인들도 역시나 실종되어버린 실제 사건이 영화 "알포인트"의 공포 대상이란 점이다. 영화는 실제로 있었던 미스테리한 실종 사건의 모티브를 발판으로 제작되었고 어쩌면 그렇게 군인들이 실종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공포를 자아내고자 했을 것이다.

무전으로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전역을 앞둔 군인들 중에 지원자들에 한해서 소대가 구축되고 작전지역인 "알포인트"로 향한다. 영화를 관람하면서 소대원들의 숫자를 처음부터 세어보지 않았던 것이 첫 번째 실수라면 실수라 할 수 있는데, 이유는 소대원 하나가 죽음을 당하면서 [최중위:감우성]가 본대에 지원요청을 하게 되자 본대는 강한 질책을 하게 된다. 처음 출발할 당시의 인원과 작전 지역에서의 인원이 틀렸기 때문이다. 이미 섬에 도착했을때부터 공포의 대상이 스며들었다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대를 멀리서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던 하나의 시선은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므로 기본적인 긴장감을 제공하였다. 공포 영화의 법칙 중에 흔한게 복선을 제공하는데, 참호 속에 이미 죽어있던 베트남 남성의 시체와 죽어가는 여성은 공포의 열쇠를 푸는 마스터키와도 같다. 특이나 베트남 여성이 가지고 있던 방울 악세서리는 더욱 그러하다.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맴도는 "알포인트" 지역은 그야말로 두려움과 긴장감을 주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다. 대원 하나 하나가 죽여갈 때마다 두려움에 몸서리치는 대원들의 표정은 마치 실제로 보이지 않는 실체와 맞붙고 있다는 착각을 불려 일으키고 있을 정도다.

"알포인트"는 보이지 않는 대상과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다. 보이지 않기에 두려움은 배로 증폭되고 실체를 밝히고 싶어한다. 내 안에 두려움이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지배되기에, 공포는 두려움으로부터 출발한다. 군인들의 두려움.. 과연 보이지 않는 존재에 의해서만 느낄 수 있다는 건가..? 필자는 다른 곳으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을 발견했다.

그건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고국과 그리운 고향에 대한 향수이다. 6~70년대 가난했던 이들은 돈을 벌겠다는 목적만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전쟁에 임했다. 빗발치는 총탄세례.. 쏟아 붓는 포탄 세례.. 그 속에서 하루 하루를 버티면 고향에 있는 내 가족들은 편안히 살아갈 수 있었다. 오늘의 작전만 무사히 넘기면 내일이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작전 중에도 휴식을 취할 때도 맘 편히 쉬지 못했던 지옥 같은 날들.. 그래도 살겠다고 아둥 바둥 몸부림 쳐야만 했던 젊은 군인들의 모습은 영화 속 군인들이 대변해주고 있다. 내 안의 두려움이란 바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현재의 삶에서부터 나온다는 말이다. 살아서 돌아가야 내 가족은 물론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만, 남의 나라 전쟁에 참전하여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단 하나의 생명을 잃어버린다면 그 보상은 누가 해준다는 말인가..?

또 하나의 두려움은 베트남 국민들에게 있다. 허나 이 두려움은 베트남 국민들의 한(恨)과 연관되어 있다. 보이지 않았던 공포의 실체와 맞닥트리는 순간 베트남은 타 국가들로부터의 희생양으로 남겨진 국가이자 민족임 셈이다. 전쟁에 참여하고 주도했던 미국이 첫 번째로 전쟁에 승리하지 못한 전쟁이 바로 베트남전(40년대후반 1차 전쟁시 프랑스도 개입)이다. 우리 역시 미국의 도움 요청으로 베트남 전에 참여했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았던 전쟁이다. 그 전쟁을 고스란히 감내해야만 했던 베트남의 국민들.. 그리고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자 공포의 대상이다.

영화 "알포인트"는 전쟁의 이면을 재 조명하면서 정확하게 공포의 대상을 짚어내 주었다. 심리적으로 다가오는 두려움이 서서히 조여옴에 있어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것은 탁월한 연출력 덕분이다. 공포가 다가옴에 있어 영화의 호흡이나 각 캐릭터들에게서 전해지는 호흡은 마른 침을 삼키게 할 정도로 바짝 바짝 타 들어간다. 시청각을 자극하여 단순 공포만을 선사했던 공포물과는 차원이 다른 "알포인트"는 심리적으로 다가오면서 원초적인 두려움을 지펴주어 심리 공포물로 손색이 없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미스테리한 공간 "로미오 포인트".. 과연 해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인천에서"호"...[www.onreview.co.kr-온리뷰] [http://cafe.daum.net/movieandcitizen - 영화시민연대]

50자평: 시청각을 자극하여 단순 공포만을 선사했던 공포물과는 차원이 다른 "알포인트"는 심리적으로 다가오면서 원초적인 두려움을 지펴주어 심리 공포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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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포인트(2004, R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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