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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용 식탁] Brain Survival...... 4인용 식탁
kysom 2003-08-15 오전 2:34:15 2231   [7]

지난주 토요일에 보았던 4인용 식탁에 대한 글을 이제사 올리게 되네요. 이미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그렇게 많은 글들이 올라왔었죠. 저도 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점에 있어선 감독의 의도가 제대로 맞아떨어진것 같아요.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영화를 본다음에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실험인가? 공포를 주지 않으려는 공포영화

1. 정통이 없는 한국 공포영화
나는 지난 몇년동안 한구에서 공포영화가 중흥기를 맞이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또한 미스테리/스릴러 영화들의 약진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여고괴담 1편이후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공포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는, 그리고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식을 구현할수 있는 공포영화가 현대물이라는 형식으로 제작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로 성공하는 공포영화들이 제작되었고, 정말 한국영화라는 전체 궤적속에서 성장,발전하는 장르영화로서의 공포영화에 대해 새로운 견해를 가지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소재를 선택하고 새롭게, 다양하게 주제를 구현해 나간다는 것은 그 만들어지는 한편 한편이 모두 새로운 실험이 될수 밖에 없지 않는가 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최근에 성공적으로 평가되는 <장화,홍련>의 경우도 많은 외국 공포영화의 다양한 영향을 하나의 세례로서 받고 있는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감독이 공포영화를 처음 만들어 보는 것이며, 거기에서 뭔가 정말 대단한 작품이 나올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어쩌면 무리가 아닐까? 이것이 많은 사람들의 솔직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정말 그 일천한 중흥의 역사속에서 매번 만들어지는 작품이 특히 최근에 모두 찬양일색이라면, 그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2000년인것으로 기억하는데, 일련의 한국 공포영화의 개봉러쉬가 있었고, 이렇게 저렇게 헐리웃 슬래셔 무비를 짜깁기 한것같은 영화들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고 단지 그시도에서 희망을 얻었는데, 왜 이렇게 갑자기 분위기가 역전된 것일까요? 정말로 드라마틱하게 작품성이랄지 아니면 상업적 성공의 요소가 크게 높아지고 충족되었기 때문인가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큰 첫 발걸음 뗀지 얼마 되지않았고, 이제 우리는 그 두번째 스텝을 들어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정말 냉혹한 평가만이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조류와 유행에 맞는 하나의 정통을 세우는데 밑거름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이 감독이 이야기하는 바로 그영화인지부터 냉정하게 살펴야 겠지요.

2. 가족 잔혹사-살인과 정신분열. 그러나 공포가 되지 못하다
이 영화는 어둠속에 묻혀져있던 가족의 비극적 역사를 드러냄으로서 이것이 현재의 삶을 어떻게 강박하고, 심지어 파괴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가족사는 크게 3축을 형성해서 진행됩니다.

-정원(박신양)은 반복되는 악몽을 꾸고있고, 이것이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유년기의 가족의 비극을 표상하는 은유로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연(전지현)은 기면증 환자로서 친한 언니에 의해 아기를 잃었고, 이로인한 남편의 불신으로 별거중입니다.
-김여진은 폐소공포증이 있고, 역시 기억하지 못하는 영/유아기 기억은 그녀의 비극적 가족사로부터 비롯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감독은 정원의 지워진 기억과 그 가족사의 추적에 비중을 두고 극의 전개를 진행합니다. 실제 전철에서 살해된 두 여아의 악몽(!! 불탄 아이들!!)도 그리고 그들의 귀신을 보는 것도 모두 정원의 가족사를 드러내는데 할애되는 하나의 구성적 장치 내지는 복선의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연과 김여진의 가족사는 불철저하게 추적되거나 복원되고 이로인해 극중전개상 많은 의문이 생기게 되지요. 왜 김여진은 아기 살해사건 이후 진실을 말하지 않는가? 그것이 연(전지현)이 밝혀낸 과거의 그녀의 참혹한 기억과 무슨 연관이 있는가? 그리고 연은 왜 자신이 한일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결국 이것이 기면증의 이중상징인 것인지? 순간순간 그녀가 쓰러질때마다 그녀는 그순간의 기억을 잃어버립니다. 그녀의 능력은 그녀가 가진 분열적 자아와 무슨 연관이 있는것인지?

이러한 극중 전개상의 의문들에 대해 답하지 않음으로서 이영화는 복잡하게 얽히는 사건의 해결을 하나의 반전으로서 절정으로 이끌지 못하고 제대로 보고 듣지 못했다면 놓쳐버릴 장면처럼 처리해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봇물 터지듯이 해답을 쏟아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적어도 신중하게 고려했다면 극이 전개되면서 그 중간에 소해결을 보고 다음 의문을 복선으로 제기하는등의 흐름을 이어갔어야 하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평이하게 전개되는 극적 구성속에서 어떻게 일관되게 강박되는 긴장이나 공포의 흐름을 창출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는 Brain Survival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긴장/공포의 흐름은 분명 영화가 만들어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영화를 보는 관객의 태도를 결정합니다. 관객은 감독이 던져놓은 의문에 휩싸여 영화 자체에 대한 몰입을 놓치게 됩니다. 영화를 의문을 던졌으면 다시금 그 해답도 던져야 합니다. 조이고 푸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이 무엇입니까? 아까도 전 이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의적 극 전개; 말바꾸기-자기 생각에 취한 감독

1. 연은 기면증으로 인해 쓰러진 그 순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이다호>를 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간질이 아니고, 잠자는 병이라는 것을 모두 알것입니다. 그런데 영화 중반에 감독은 갑자기 연의 입을 빌려 말을 바꿉니다. 왜? 그녀의 비극적 가족사를 빗대서 이야길 해야되니(그녀의 어머니는 무당이었습니다. 왜롭게 살다간....) 영화속에서 앞뒤가 맞지않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죠. 순간 사람들은 어리둥절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곧 잊어버립니다. 영화가 너무 평이하게 다른 이야기들을 시작하고 있으니까.... 바야흐로 정원의 잊혀진 기억을 되살리려 합니다.

정말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나중에서야 이것이 서로 모순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왜 이렇게 된것일까요? 영화 전개에 있어 중심축이 되는 기둥 줄거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체 누구의 이야기를 누구와 누구의 행위와 대화에 의해 풀어가고 있는가가 너무 불철저하기에 이순간에 이 이야기를 하고, 저순간에 가면 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니 맥이 끊기죠.

2. 반전을 망쳐버린 극 전개
연(전지현)은 정원이 도움을 청하러 왔을 때 한마디 내뱉죠. "당신.... 미쳤어". 대체 이말을 왜 했을까요? 그가 미쳐서 헛것이 보인다는 의미입니까? 영화를 보는 사람들 누구도 이렇게 생각 안했을겁니다. 개인적으로 연이 자신의 분열된 자아에 빗대서 정원을 표현한 것이라고 봅니다. 즉 결국은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이죠. 그렇기에 그녀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 믿음을 뒤집는 반전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영화의 극중에 묻혀서 보이지 않습니다. 야! 이렇게도 할수 있구나.... 이렇게 생각한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왜냐?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난 아마도 감독이 그 장면을 보게되는 그 순간 감독이 느끼는 것처럼 영화에 대한 몰입도나 자의성이 고조되고 있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죠. 정말 영화를 열심히 보고있지 않았다면 남편이 받았던 전화가 대체 무슨 내용인 것인지.... 그리고 앰뷸런스는 왜 온건지? 아마 알수 없었을 겁니다. 이제 영화는 이러한 감독의 자기 도취에 의해 정말로 관객을 놀래키는 종반을 향해 달려갑니다. 연과 정원의 전화대화는 이제 이 영화가 마지막 끈을 놓쳤구나 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들죠. 실제로 영화가 소재 및 극중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해결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면 전도를 보여주는 것이 좋은 전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것을 팽개친재 사건의 중심에 있는 하나의 담지자를 죽음으로 몰고갑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영화는 파국을 보여주지 않네요.... 한마디로 맥이 없다는 거죠. 이렇게하여 그간의 병렬적 극 전개를 탈피할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버리고 결론도 극속에 병렬시킵니다. 그냥 자그마한 한부분으로....

*식탁의 의미-행복한 미래와 추악한 과거.

1. 왜? 4인용 식탁인가? 만약 감독이 Brain survival을 하지않고 이 의문에 대해서라도 제대로 흐름을 보여주었다면 위 평가도 달라졌을 겁니다. 그런데 물론 그러지 않았습니다. 전 연예정보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이 영화 포스터 촬영장면을 보고(티저 포스터도 포함하여) 연이 죽는다는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한국 영화판은 너무 솔직하게 보여주죠.... 심지어 공포영화를 찍는다는 사람들이 복선도 반전도 없이 말이죠.

극중 그녀의 약혼녀 희원(이제사 그녀의 이름이 나오는군요. 이영화가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여기서도 드러나는군요)이 사온 이 식탁은 이제 새롭게 탄생할 행복한 한 가족을 상징한다고 봅니다. 아빠, 엄마, 그리고 아이들(남자,여자?) 이렇게 오손도손 모여 식사하고, 웃으면서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조명마저도 즐겁게 웃고 있는 가족의 얼굴에 떨어지게 되있네요....적어도 정원이 그 기억을 돌리기 전까진 이것이 그에게 펼쳐진 아름다운 미래라고 생각했겠죠. 그러나 이젠 혼란과 원망뿐. 그러나 되돌릴수 없습니다. 바로 이 환원 불가능한 과거 가족의 비극적 기억덩어리들이 현재의 개인 및 가족의 삶을 어떻게 강박해 나가는가를 회피하지 않고 보여주겠다던 감독의 의도는 제 생각에는 부서져버린 식탁처럼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게 되어버린 것 같군요.

2. 마지막으로.... 여담이지만, 정원이 마지막에 죽을 먹으려 할때 식탁은 꽉차 있지요.... 그때 연이 묻습니다. 정말 너무 예쁘게 웃는 모습으로. 그런데 이 장면은 차라리 없는게 나을뻔 했어요. 웃음이 나왔거든요. 이제 끝나겠지? Happy Ending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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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용 식탁(2003, The Uninvited)
제작사 : 영화사 봄, 싸이더스 HQ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4t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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