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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 아르고
ldk209 2012-11-13 오전 11:35:13 468   [0]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 ★★★★

 

영화 <아르고>는 1979년 이란 혁명의 원인을 당시 화면과 애니메이션 등의 기법을 동원해 짧게 설명하며 시작한다. 1950년 이란 국민들의 민주적 투표의 결과로 뽑힌 모사데크 총리는 취임하자마자 미국과 영국이 소유한 정유시설을 국유화하는 등의 경제정책을 실시한다. 이란에서의 경제적 이익이 소멸될 위기에 처한 미국과 영국은 쿠데타를 사주, 모사데크를 쫓아내고 팔레비를 샤의 자리에 앉히게 된다. 미국을 등에 업은 독재자 팔레비의 가혹한 정치적 탄압과 사치로 국민의 원성은 높아져만 갔고, 결국 1979년 이란 민중은 팔레비 정권을 상대로 혁명에 성공한다.

 

영화의 본격적인 얘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팔레비의 망명을 받아 준 미국에 분노한 이란 민중은 미국 대사관을 습격해 점거하고, 대사관 직원 52명을 인질로 잡는다. 이 와중에 미국 대사관을 빠져나간 6명이 캐나다 대사관저에 숨게 되고,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CIA의 구출전문가 토니 멘데스(벤 애플렉)가 나서게 되는 데, 그는 가짜 SF 영화의 장소 헌팅을 한다는 명목으로 이란에 잠입했다가 영화 스태프로 위장한 6명을 이란에서 데리고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전은 성공했으며, 클린턴 대통령의 비밀해제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영화로 제작하게 된 것이다. 바로 구출 작전에 동원된 가짜 SF 영화 제목이 <아르고>이다.

 

이야기를 보면 알겠지만, 이야기 자체는 사실 무지 간단하다. 게다가 성공했다는 게 다 알려진 작전을 다루는 영화니만큼 접근하는 데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런데 오히려 바로 이런 점이 <아르고>가 가장 큰 성과를 이룬 지점이 된다. 가짜 영화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어 캐나다 대사관저에 숨어 있는 6명의 대사관 직원들을 영화 스태프로 위장해 이란을 출국한다는 건 어찌 보면 매우 간단해 보이는 작전이고, 실제로는 별다른 문제없이 성공했을지도 모르는 작전이다. 그런데 벤 애플렉은 이런 간단한 이야기를 가지고 영화에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는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 넣는 데 성공하고 있으며, 재미까지 주고 있다.

 

이를테면 그냥 자전거를 타고 나오면 된다든지, 이미 폐교된 국제학교 교사로 위장한다든지 하는 등의 비전문가들이 내 놓는 어처구니없는 작전들의 허점을 일일이 공박해야 하고, 별다른 고민 없이 특수부대를 투입해 구출하려는 매파들과도 맞서야 한다. 게다가 사실 스스로도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인지 확실한 믿음이 없다. 어느 정신 나간 놈이 이런 시국에 이란에 들어가 영화를 찍으려 한단 말인가. 이건 말 그대로 ‘최악 중에서 그나마 최선’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앞에서도 잠깐 얘기했지만, 실제로 이 작전은 영화만큼 스릴과 서스펜스가 넘치는 작전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야 영화가 될 리 없으니 여러 가지 장치들이 동원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영화는 실화와 허구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서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예를 들자면, 사실 토니를 포함한 일행과 미국 CIA 본부, 가짜로 세운 영화사의 스탭, 그리고 이란 혁명군은 상대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모른다. 아는 건 오로지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마치 그 집단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듯 분초를 다투는 상황을 개입시켜 긴장감을 유발하고 유지시킨다. 이는 폭탄이 터지는 걸 영화 속 인물들은 모른 채 관객들만 아는 그런 상황인 것이며, 가장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스릴러 기법인 것이다. 이 점에서 무엇보다 벤 애플렉의 연출에 찬사를 보내 마땅하다.

 

물론, 중요하게 부각되는 건 아니지만, 자칫 선악구도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이란혁명의 전개과정을 간단히 스케치해 준다든가 독재정권에 대한 미국의 지원, 미국에서의 이란인 폭행 사건 등을 개입시키면서 나름 정치적 공정성을 보여주려 한 것도 긍정적이다.

 

※ 1979년 이란 인질 사건이 카터 재선 실패의 결정적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아르고>는 카터의 숨겨진 공적을 보여줌으로서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일환 같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이 사건을 설명하는 카터의 육성은 그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해 준다.

 

※ 영화의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면서 실제 인물과 이를 연기한 배우를 비교해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놀라운 건, 실제 인물과 거의 흡사한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는 점이다. 실화의 영화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보여주고자 한 것이리라.

 

※ 영화는 허구다. 허구의 영화를 허구로 내세워 허구의 상황을 만듦으로서 성공하는 첩보 작전 역시 영화와 마찬가지 허구의 세계가 아닐까. 자신들이 작전에 성공했지만, 그 모든 공적을 숨겨놔야 했던 것처럼.

 

※ 벤 애플렉의 연기도 자신이 연출한 영화에서 더 빛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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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2012, Argo)
제작사 : GK Films, Warner Bros.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argo201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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