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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엔 총잡이냐? 동쪽엔 활잡이다!!! 최종병기 활
koogy22 2011-08-13 오전 11:34:40 16748   [1]

"셋을 세면 쏘는거다! 하나.. 둘.. 으헉!! 비겁한 놈...."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서부에서 무수히 많은 상대들을 쓰러뜨렸고(그의 수많은 서부극),

쥬드 로는 2차 세계대전의 한복판에서 독일군을 저격해댔으며(에너미 앳 더 게이트)

제임스 맥어보이는 총알이 휘어져 날아가게까지 했다.(원티드)

 

'총'이란 무기는 애초에 서양에서 만들어졌으며, 서양에서 발전한 무기다. 소동 좀 일으킨다 하는 사내들은 호신용으로 으레 들고 다니던 무기이며, 주먹질에 소질이 없어도 손쉽게 명성을 날릴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이다. 서양의 역사와 함께한 총은 자연히 그들의 영화에도 등장했으며, 동양에서 이연걸이 상대 배우와 함을 짜고, 성룡이 부딫힐 벽을 검사하고 이소룡이 쌍절곤을 연마하는 동안 '얼굴 반반한' 서양 배우들은 '천재적인 총잡이'라는 설정 하나로 별다른 액션신 없이도 전세계를 매료시켰다.

 

이런 총의 특성을 동양에서 차용하고 싶어했던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모든 동양의 액션배우들이 이소룡, 성룡, 이연걸, 견자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체의 경이로운 움직임이 액션신의 주를 이루는 동양 영화에서 총은 '최후의 맨주먹 대결로 가기 위한 장치' 이상도 이하도 아닌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주윤발 형님이 쌍권총으로 헐리우드에 입성하는 성과를 이루긴 했지만, 여전히 동양영화에서의 총질은 헐리우드 총잡이들이 보여주는 '그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서양 문명이 수 백년간 익숙하게 다뤄온 무기를 그들보다 볼만하게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뭔가가 필요했다. 동양인이 익숙한 무엇이면서 동시에 총같이 사람을 긴장시킬 수 있는 무기.

 

우리에겐 활이 있었다.

 

 

신선한 소재: 우리도 저격하고 우리도 쏘아댄다!

 

서두에 장황하게 늘어놓았듯이, 서양식 건 액션을 <최종병기 활>은 우리에게 친숙한 '활'이라는 무기로 풀어냈다. 한 곳에 숨어 조용히 다수의 적들을 상대하는 저격 액션에서도, 마주 보며 상대의 급소를 겨루는 대치 상황에서도 활은 멋지게 활용된다. 심지어 활을 비틀어 쏜다는 '곡사'의 개념까지 탑재하여 직선적인 활 액션의 단점을 보완하기까지 했다. 박해일이 맨주먹으로 이뤄지는 근접전에서까지 강한것은 아니라는 훌륭한 설정은 그가 청나라의 정예부대와 거리를 벌리기 위해 끝임없이 숨고 도망치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려낼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으며, 일단 거리가 벌어지면 피나는 노력 끝에 완성시킨 그의 활솜씨로 그 어떠한 적과도 맞서 싸울 수 있는 박해일의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영화 내내 등장하는 다양한 활의 종류와 각기 다른 효과를 지닌 종류별 화살을 구경하는 것 역시 <최종병기 활>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비법 중 하나다.

 

 

눈과 숨으로 연기한다: 박해일 박해일!! 류승룡 류승룡 류승룡!!!

 

십 수년간의 노력 끝에 신기에 가까운 '곡사'를 활용하는 활잡이가 된 박해일. 활은 물론, 군인으로서 모든 것을 갖춘 청나라 최고의 토탈 패키지 '류승룡'. 둘의 카리스마가 폭발하는 순간은 여타 영화와 달리 아무런 소리도, 아무런 액션도 없는 순간이다. '끼리릭'하며 당겨지는 활시위 소리, 고르게 잦아드는 숨소리만이 울리는 순간 이들은 상대를 노리는 눈빛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영화 종반부에 이르러 벌판에서 지켜야 할 것을 찾는 박해일의 지치고 절박한 눈빛과 빼앗을 것을 찾는 류승룡의 매서운 눈빛, 활을 서로에게 겨누고 조용히 나누는 둘의 대화는 이미 충분히 긴박감을 느낀 관객들에게 아직 영화가 끝나지 않았음을 상기시킨다.

"잡았다!"라든가,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짧은 대사를 통해 관객의 심장을 쥐락펴락 하는 두 배우의 대사처리도 일품이다.

 

 

평이한 전개: 액션영화니까.. 그래도 이렇게 신선한 소재를 갖고...

 

<최종병기 활>의 아쉬운 점은 이것이다. 신선한 소재를 평이하게 풀어버린 죄... 분명 다루는 소재와 긴박한 연출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천재적인 활잡이였을 뿐 노루 사냥 중 호랑이가 나타날까 두려워하는 건달이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반복해온 군인들과 그 중에서도 '호랑이랑 맞짱떠서 이기는' 정예병을 상대로 배트맨 놀이를 하는건 너무한 초능력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활솜씨가 그렇다 해도, 만주어를 구사하지도 못하는 친구 둘에게 만주군 옷을 입혀 적진에 침투시켰는데 성공적으로 포로를 탈출시킨다거나, 홀로 적진에서 대 청나라 왕자를 납치해서 인질로 삼고 결국 아무 상처없이 도망친다는 것은 아무리 영화라 해도 초반에 묘사된 청나라의 강력함에 너무도 강한 의문 부호를 던지게 만든다. 비슷한 맥락의 영화인 <맨 온 파이어>, <테이큰>, <아저씨> 등은 최소한 주인공들이 전직 최고의 인간병기였다는 설정이라도 있었는데 말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 역시 뛰고 또 뛰고 숨고 쏘고 뛰고 숨고 쏘는 액션에 조금 지치는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쵸큼 오글아들뻔 했던 호랑이의 CG는 눈감아 준다 하더라도 말이다.

 

 

 

 

액션 영화는 액션 영화일 뿐 오해하지 말자!!

 

결국 플롯에 아쉬운 점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가 다루는 소재가 신선했으며, 경우에 따라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겠다는 안타까움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만큼 영화의 주인공인 '활'은 신선하다. 국가적 영웅의 탄생이 아니라 국가가 내버린 수십만 백성들의 개인적인 아픔에 초점을 맞추고, 국가의 도움없이 홀로 싸우고 힘겹게 돌아온 소수 백성들의 고난을 살짝이나마 조명한 이 액션 영화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플롯, 플롯 하며 시비를 걸기 보다는 이 영화가 발굴해낸 소재에 찬사를 보내는게 어떨까 싶다. 세상에 첫 발굴된 소재치고 완벽한 플롯까지 갖춘게 어디 그리 많았던가? 하지만 오해하지 말자!! '소재가 신선하니 플롯이 구려도 용서해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 <최종병기 활>은 플롯이 '평이'할 뿐 나쁜것이 아니다. '훌륭하지' 않았던 점이 안타까운 것이지, 이 영화는 이미 충분히 재미있고 훌륭한 액션 영화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소재를 훌륭히 발굴해내고, 그 소재를 적절히 활용하여 시원한 여름 액션 영화를 만들어준 <최종병기 활>팀에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앞으로도 우리가 잘 다룰 수 있지만 아직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동양스러운' 소재들이 더 많이 발굴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살짝 담아 이런 장황하고 쓸데없는 리뷰를 마친다.


(총 0명 참여)
jiwon31
맞아요. 너무 재미있었어용 ㅋㅋㅋ   
2011-09-28 14:48
1


최종병기 활(2011, War of the Arrows)
제작사 : (주)다세포 클럽, (주)디씨지플러스 / 배급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2011ho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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