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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봤습니다. 마이원 앤 온리
bleed707 2011-05-17 오후 11:48:30 426   [0]

‘마이 원 앤 온리’를 보고 왔다.

남편에 대한 진실한 사랑을 잃어버린 아내의 반란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아내 역을 맡은 르네젤위거와 작은 아들 역을 맡은 로건레먼이 주로 극을 이끌어 간다. 로건레먼은 참 귀엽다.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 보이는 어린 배우. 르네젤위거는 브리짓존스의 일기에서 평범한 여자 역할로 나왔던 게 기억난다. 남편역인 케빈 베이컨은 참 눈에 익는 배우다. 그 중에서도 할로우맨에서 너무 소름끼쳤던 기억이 있다. 투명인간으로 변하던 모습은 아마 계속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전체적인 영화의 미국 남부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그 시대의 전형적 아내의 모습. 활짝 웃는 미소와 금발머리 그리고 허리를 조이는 의상들. 메들리처럼 들려오는 음악들도, 캐딜락의 밝은 하늘색도 좋았다. 극 초반에는 철없는 아내의 반란처럼 보였지만, 기나긴 여행은 그녀를 남편의 빈약한 사랑에 대한 의지를 포기할 용기를 준다. 물론 캐릭터가 느껴지는 두 아들이 항상 그녀와 함께다. 첫째 아들은 의상에 관심이 많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외국의 게이 디자이너같은 느낌이고, 둘째 아들(로건레먼)은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이란 소설을 좋아하는 소년이다. 영화가 더욱이 즐거웠던 것은 이 두 아들의 특징이 바로 나에게서 찾을 수 있었던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로건레먼이 홀든콜필드 이야기 꺼낼 때도 굉장히 방가웠다. 각자의 사람이 선택하는 물건과 사람, 영화들은 자신에게서 파생된 파편조각들이 아닐까? 무언가 마주치는 요소를 만날 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여하튼 르네는 두아들을 데리고 5~6곳의 도시를 옮겨다니며, 새로운 남편감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바람둥이에 재즈음악 단장이었던 원래의 남편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는 여러 남자들을 만나게 된다. 보스톤에서 그녀는 처녀 시절 결혼까지 할 뻔했던 한 남자와 저녁식사를 하는데, 그 남자는 사업자금이 필요하다고 5만달러를 빌려달라고 한다. 르네는 화가나서 화장실에 갔다오는데, 남자가 그녀의 지갑을 털어서 도망갔다. 그리고 뒤이어 만난 장교는 ‘섹스앤더 시티’에서 캐리의 빅이었다. 그 드라마와는 차별된 컨셉이어서 더욱 놀라웠다. 공산주의에 맞서 전쟁을 하는 그는 르네와의 결혼을 앞두고, 돈문제로 심한 싸움을 하게 된다. 굉장히 강압적이고, 호랑이같은 느낌이었다. 그리하여 르네는 다른 도시로 떠난다. 캘리포니아였었나? 너무 많아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곳에서 만난 남자도 역시나 아는 남자인데, 항상 술을 달고 사는 남자였다. 비싼차를 몰고다니긴 하지만, 첫 데이트에서 험한 짓을 하려고 했고, 그녀가 거부하자 그녀를 차 밖으로 밀어버렸다. 그리고 또 다른 도시에서 만난 역시나 젊은 시절의 남자친구는 그녀 아들 또래의 여자랑 히히덕 거리면서 그녀를 무시했다. 화가난 그녀는 바에서 이름모를 남자에게 말 걸었는데, 그 남자는 매춘을 감시하던 경찰이어서 교사죄로 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가게 된다. 오해로 판결나서 나온 르네는 그 도시를 떠나 언니가 있는 시골로 간다. 그래서 이번엔 남자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가 일을 하기로 작정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은 웨이트리스. 하지만 손님의 성추행으로 커피를 손님 다리에 부어버리고 레스토랑에서 짤렸다. 그 다음으로 취직한 곳은 홈데코 원단 가게였다. 의외의 수단으로 매출 20프로 상승을 한 유능한 사원이 된 그녀에게 홈데코 원단 가게의 사장이 청혼을 한다. 여기까지에선 일거양득의 효과일 거라 생각했지만, 그 남자는 유부남에 여자에게 청혼하는 정신병이 있어 벌써 결혼만 11번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 동네를 떠나 이번엔 첫째 아들의 배우 데뷔를 위해 헐리우드에 가게 된다. 이런 과정안에서 둘째아들인 로건레먼은 자식에 대해 관심 갖지 않는 부모에 대해 갈등을 일으킨다. 재즈연주가 아버지를 찾아가서 엄마를 사랑하지 않은 거냐 묻고, 역겨움을 느낀채 돌아왔지만, 정작 엄마도 자신한테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하는 질문들이 기억이 난다. 내가 좋아하는 색을 맞춰보라고. 그러면 함께 헐리우드에 가겠다. 하지만 르네는 모른다. 그래서 마지막 기회라고 하면서 그럼 자기가 여태 노래를 불러대던 가장 좋아하는 책은 뭐냐고 묻는다. 하지만 역시 그녀는 알지 못한다. 이런 갈등구조를 통해서 그녀와 남편역의 케빈베이컨은 스스로들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잠깐이나마 다시 돌아보게 된다. 아버지는 자신의 삶에 집중하느라고 아내와 자식들에 대한 관심이 어디론가로 침식해있었고, 어머니도 아버지에 대한 배신과 빈약한 감정을 붙들고 마지막엔 뿌리침으로써 자식에 대한 관심이 차지할 마음의 공간이 없었다. 하지만 여러 여행들과 갈등 해소를 통해 그녀는 자식들에게 조금이나마 노력을 해보고자 했다. 아들이 좋아하는 꿈을 위해 헐리우드를 가고, 다른 아들이 좋아하는 책을 읽어서 그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다.

 

영화의 결말은 가족을 데리고 돌아와 달라는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다가온다. 그렇게 자식들과 아내에게 관심을 주지 않던 망나니 같았던 아버지의 죽음. 하지만 가족들은 운다. 단 한명의 아버지니까 그 공백을 채워줄 사람은 없기에.

 

헐리우드에 데뷔할 기회가 생긴 첫째 아들은 사실 연기를 굉장히 못했다. 하지만 우연찮은 기회에 둘째아들이 장학금을 위해 다시 찾아간 뉴욕의 명문학교를 그만두고 헐리우드로 돌아와 영화세트장에서 형의 연기를 지도하다가 감독의 눈에 들어 배우로 데뷔하게 되고, 형은 자신의 적성을 살려 스타일리스트가 되게 된다. 그리고 르네는 다가오는 남자들을 뿌리치고, 그녀의 아들들 뒤에서 항상 지켜보는 어머니가 된다.

 

영화 안에는 몇 가지 갈등 구조가 있는데, 그 중에 르네의 언니와 겪는 갈등도 상당히 웃겼다. 언니는 신을 믿으며,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이지만, 르네의 자유로운 성격을 탐탁치 않아했다. 어느 날 술에 취해 그녀는 르네에게 소리친다. “신은 없어! 아무리 기다려도 20년이나 자식을 주지 않찮아! 널 보라구. 결혼할 사람도 이렇게 빨리 다시 생기고, 아들까지 둘이나 있잖아!”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도 불행하진 않다. 그녀를 위해주고, 무엇이 올바른지 아는 남편이 항상 그녀 곁에 있으니까.

 

요지경 세상 속에서 요지경 결과로 끝맺음이 되며, 영화는 끝났다.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타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인생 혹은 세상이라는게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자기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결과도 얻을 수 없다. 반신반의하면서도 항상 무언가를 일구어갈 용기가 언제나 필요하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느낀 사랑에 대한 단면은 뭔가 안쓰러웠다. 어머니로써의 사랑. 잘 맞는 이성과의 유혹과도 같은 사랑. 가족이 되어서 변질되어버린 사랑. 목적이 있는 사랑. 정신질환으로 갈구하는 사랑. 돈이란 안정감을 바탕으로한 사랑. 자신의 고집만을 강요하는 사랑.

 

사랑은 참 다양한 모습들로 세상에 존재한다. 때로 어떤 것들은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사랑이란 탈을 쓰기도 한다. 뭐 그런 사랑의 결말은 어찌됐건 좋을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살아가다보면서 목적보다는 절실하고 소중하게 서로를 바라봐주는 사랑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또 인생이 특별한 점 아닐까?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누구나에게 수많은 기회가 있다. 무형의 재산인 시간이 있다. 죽기 전까지는. 어쩌면 죽어서도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할지 모른다. 어떤 방식에 따라 죽느냐에 그 세계의 위치가 달라질 수도 있고. 목숨이 붙어있는 한까진 역시나 자신의 하고자하는 바를 이루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영화는 발칙한 아내의 상상으로 시작해 한 여자의 어머니로써의 성숙과 어머니로 인한 아들들의 다양한 경험들을 통한 내적 성숙과 재능의 표출로 결말을 내고 있다. 그리고 또다시 즐거운 음악이 장식했다. 나는 이 영화가 마음에 든다. 무언가 전체적으로 비일상적이고 불완전했지만, 그것이 또 허구라는 느낌보다는 되려 현실적으로 다가왔기에. 세상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많고, 나 자신이 봐온 일도 평탄한 느낌은 아니었으니까. 마무리를 즐겁게 해 주고,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로 표현한 방식들이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면에 포커스를 하고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사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부정적인 것들도 밝고 긍정적이게 풀어내는 방식이 더 좋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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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원 앤 온리(2009, My One and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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