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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란 때론 특별하지 않다. 1번가의 기적
kharismania 2007-01-29 오후 12:43:45 28921   [17]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한때는 형설지공의 사례들이 종종 등장하여 가슴을 뭉클하게 했지만 오늘날에는 점점 그런 사례들이 발 붙이기에는 부의 기능성이 강해지고 있다. 돈이 돈을 낳는다는 세태는 점점 사회에 고착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제집마련이 시대적 이슈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이 영화는 제집에서 살다가도 좇겨나는 신세의 약자들을 이야기한다.

 

 청송 1번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달동네이며 재개발로 인해 철거되어야 하는 공간이다.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이들은 그 열악한 공간에 머무르며 저마다의 꿈을 키워나간다. 한푼 두푼 세어가며 푼돈이 모여가는 저금통, 구질구질한 공장을 벗어나고 싶어 다단계회사에 출근하는 선주(김지은 역), 매일 주류박스를 운반하는 고된 일을 하면서도 아버지 병수발을 들고 복서의 꿈을 키우는 명란(하지원 역)은 그 열악한 동네에서도 일말의 희망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마을을 철거하기 위해 계약서 도장을 받으러 온 필재(임창정 역)는 입은 거칠지만 마음까지 거칠지가 않다. 오히려 동네에 해를 끼치러 왔으나 필재는 오히려 동네에 의도하지 않게 선물을 안긴다. 그가 온 뒤로 수돗물이 잘 나오고 인터넷이 들어온다. 아이들은 그를 슈퍼맨이라고 부르고 그는 자신의 목적이 점점 무뎌지는지도 모르게 동네 사람들과 동화되어간다.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착한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의 미덕은 착한 심성으로 세상을 미화하지 않는 것에 있다. 영화는 그 가난에 찌든 공간에 축복같은 기적을 내리지 않는다. 필재의 선한 심성이 유보시켰던 철거의 비극은 중반부를 넘어서며 본격적으로 날을 세우고 아수라장이 되는 동네는 비로소 비극의 실체를 절감한다.

 

 영화는 필재와 영란, 그리고 선주와 태석(이훈 역)의 남녀들에 의해서 이끌려가지만 영화를 관통하는 시선은 어린 아이들에게 맞추어져 있다. 필재가 동네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맞닥뜨리게 되는 일동(박창익 역)과 이순(박유선 역)은 상황의 판단조차도 미비한 어린 아이들이고 이는 극적인 흐름을 더욱 심화시키는 대조군의 역할을 한다. 순수한 감성의 아이들이 가난이라는 세태에 손가락질받고 눈물 흘려야 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이유모를 원죄를 뒤집어 쓴 것과 같은 씁쓸함을 체감하게 한다. 도둑으로 몰려 아이들이 뭇매를 맞을 때도 또래 친구들로부터 토마토 세례를 맞아 토마토가 어린 아이들의 몸위에서 터져나갈 때 우리는 주인없는 분노를 느끼고 애통해져야 한다. 또한 철거되는 동네를 내려다보며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의 눈물과 함께 개인의 무력감을 실감해야 한다.

 

 영화는 개개인의 따스한 감성으로 세상의 비극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섣부른 희망을 안겨주지 않는다. 푼돈이 쌓이던 저금통이 부서지고 집 잃은 이는 스스로의 몸에 휘발유를 뿌려 분신하고 시한부의 인생을 선고받은 명란의 아버지(정두홍 역)는 자신의 동양 챔피언 시절의 영광을 일궈낸 이관장(주현 역)으로부터 죽음을 권유받는다. 그 와중에도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꿈꾸는 명란은 동양챔피언과 맞서고 선주는 자신의 처지에 걸맞지 않다고 여기는 사랑과 대면한다. 이 지점은 영화가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줌과 동시에 희망의 끈을 부여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색점이다. 비록 낭만이 될 수 없는 가난이지만 그 속에서 삶은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소박한 진리를 영화는 살며시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1번가의 기적은 그 되돌린 수 없는 현실의 타파가 아닌 그 어쩔 수 없는 현실의 극복에 있다.

 

 그 가난의 공간에서 튕겨져나가야 하는 사람들의 애환은 안타깝지만 영화는 그래도 희망을 언급한다.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노랫말은 마치 그 열악한 환경의 파괴가 그들에게 비극의 도래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만 같다. 그 와중에서도 하늘을 날아오르는 덕구(고태호 역)의 해맑은 미소처럼.

 

 전작 '색즉시공'에서 웃음과 눈물의 적절한 교점을 찾아낸 윤제균 감독은 '낭만자객'의 자만심이 낳은 패인을 4년동안 되새기다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번 그 지점을 돌파한다. 다만 웃음의 무작위성은 절제되고 눈물의 농도는 현장감을 등에 업고 짙어졌다. 웃음의 축은 임창정의 신랄한 대사와 아이들의 순수함이 와전하는 상황묘사이다. 특히 귀여운 아역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를 본 관객의 마음이 따스해지는 근원이기도 하다. 눈물을 책임지는 것은 1번가에 머무른 개개인들의 소박한 사연덕분이다. 중반 이후로 비극성이 심화되는 모습에서 우리는 영화로써의 극적인 과장보다는 부연하기 힘든 씁쓸한 현실감각을 체험하게 된다.

 

 우리가 바라는 1번가의 기적은 사실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기대하는 기적이 거짓같은 기대감이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는 그 상황의 거대한 반전의 기대가 아닌 개개인 간의 소박한 기적들로 충만해있다. 그것은 우리가 기적이라는 단어에 적절치 않은 기대감을 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언가가 이루어지기만을 고대하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그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꿈을 꾸는 것이 기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선주가 태훈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도 명란이 동양챔피언에 도전하는 것도 모두가 기적이다. 그리고 그 결말에서 보여지는 해피엔딩의 씬은 관객을 위해 마련한 행복의 구현과도 같다.

                            -written by kharismania-


(총 1명 참여)
ags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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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5 23:03
khkyum
1번은 무언가
일어날것 같아   
2007-02-22 22:47
dunaa
기적은 일어 난다.   
2007-02-22 15:33
kes0517
저도 아역 꼬마 두명때문에 웃겨죽는줄알았어요...토마토씬에서 눈물을 흘렸다는암튼...아역때문에 웃다가울다가...^^   
2007-02-15 23:43
yangyusa25
저도 괜찮게 봤어요.. 명란이 너무 안타까웠는데...암튼 영화도 잘될듯.. 일동이 이순이 진짜 웃겨요.... 지기바라~ 지기바라~!   
2007-02-14 09:35
egg0930
잘봤습니다..
전 기적을 바랬거든요...
슬프고도 잼있었어요   
2007-02-13 11:38
inoke016
웃으면서 눈물흘리게 만든영화 강츄~!   
2007-02-12 12:56
ffoy
더욱 기대를 하게 만드네요...
이거 개봉때까지 기다릴수 있으려나,,, ^^a
얼른 질러야겠습니다... ㅋㅋㅋ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감독의 오랜만에 컴백작이 좋은 평을 받아
기분이 좋네요^^a   
2007-02-12 11:51
1


1번가의 기적(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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