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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적인 판타지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kharismania 2005-12-29 오전 12:12:31 820   [0]


 반지의 제왕이 영상화된다는 제작발표 후 평단은 술렁였다. 그리고 그 술렁임은 기대보다는 조소에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다. 방대하고 광활한 환타지의 세계를 영상화한다는 것 자체에서도 무리가 있어보였으며 신화와 중세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거대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그럴 듯하게 전달한다는 것도 만만찮은 작업일 것에 분명했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이 세번째 시리즈까지 그 긴 여정을 마친지도 어느덧 2년이 되어가는 지금 영화는 원작소설만큼이나 전설이 되었다. 아무도 이뤄내지 못할 것이라 했던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를 관객에게 소개하는 것 이상의 전율을 가져다준 성과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회자될 피터잭슨의 업적이 되었음은 분명하다.

 

 반지의 제왕이 가져다 준 것은 단지 반지의 제왕 그 자체의 신화가 아니라 미지의 세상에 대한 개척 의욕의 고취였다. 누구도 불가능이라 여겼던 것이 실현되었을 때 그 파장은 또다른 시도의 발동에 대한 에너지원천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지금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기 위한 두번째 작업의 성과물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나니아 연대기는 과연 우리에게 다시한번 아름다운 환상과의 조우를 가능케 할 것 인가.

 

 사실 반지의 제왕은 일단 상상력의 구체화로 스크린을 가득 채워 관객의 눈을 압도한 뒤 거대한 환타지 신화의 세계에 대한 신비로운 이야기로써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실로 원작이 보여주고자 했던 모든것을 영화화함으로써 원작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고 동시에 영화화된 작품의 창조성에 가치를 부여하는데 성공했다.

 

 사실 나니아연대기에 기대감을 갖게 되는 것은 반지의 제왕이 보여주었던 성공담의 역할이 큰 법이다. 물론 두 작품이 성격상 차이가 많고 나니아연대기가 반지의 제왕보다 집필시기가 전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두 작품 사이의 차별성은 염두에 두어야 마땅하나 두 작품이 지니는 환타지로써의 스케일적 측면에서의 동질감이 이 작품들을 따로 구분짓는 것을 방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일단 나니아연대기는 7가지의 에피소드를 지닌 작품으로써 반지의 제왕보다도 수명이 오래된 고전이다. C.S 루이스가 1950년대에 발표한 이 작품은 일단 판타지의 세계를 완성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그가 창조한 나니아라는 세계는 그 이후 톨킨이 중간계에 대한 영감을 얻는데 일조했을만큼 이작품 이후의 판타지의 세계는 이 작품이 창조한 세계로부터 출발했을 공산이 크다.

 

 다만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연대기의 차이는 현실세계와의 연관성이 있다고 보면 된다. 영화를 봐도 알겠지만 반지의 제왕은 현실과는 무관한 판타지 세계 그 자체만의 독립성을 고수하지만 나니아연대기는 현실과 판타지세계가 교류하며 공존성을 부여받는다. 또한 루이스의 나니아연대기가 가상의 세계를 창조했다면 톨킨의 반지의 제왕은 그 창조된 세계의 구체화에 성공했다고 보면 된다.

 

 사실 나니아연대기는 한국인에게는 낯선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솔직히 반지의 제왕도 영화화되기 전까지는 판타지에 관심이 많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추앙받던 작품이었을 따름이었다. 따라서 나니아연대기의 극장상륙은 추후 원작소설에 대한 관심증폭으로 발전할 공산이 크다.

 

 어쨌든 영화화된 이 작품에 대해서 논하자면 솔직히 반지의 제왕에 비해서 연령대가 낮은 관객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니아 연대기에서는 해리포터와도 흡사한 모양새를 발견할 수도 있는데 그것은 어린아이들이 판타지의 세계와 조우하게 되는 우연성은 해리포터가 자신도 모르던 마법 세계와의 필연적 조우에서 보여지는 계기의 우연성과 함께 어린아이들이 이해할 수 없는 명분에 사로잡혀 어쩔 수 없는 영웅으로의 성장과정에서 오는 심적인 성장통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이야기가 적당한 연결성은 있지만 에피소드간의 독립된 줄거리구조를 지닌다는 것도 두 작품간의 유사성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는 반지의 제왕이 그 장대한 하나의 이야기를 6권분량의 책으로 나누어 담은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6권의 이야기가 하나의 끝을 보는 형태와 7권의 이야기가 각권마다 내재된 에피소드의 결말에 독립성을 부여받는 것은 분명 다른 형태인 것은 확실하니까.

 

 어쨌든 원작에 대한 서론이 길었던 것은 원작이 지니는 문학적인 가치를 염두에 두고 영화를 대했을 때 영화의 이해도가 한층더 높아질 것이라는 개인적인 의견의 피력이라 생각해주면 된다.

 

 어찌되었건 영화는 어떠한지에 대해서 말해보련다. 사실 이영화는 반지의 제왕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조금은 곤란하다는 경고를 하고 싶다. 솔직히 반지의 제왕이 환타지라고 하지만 아동층이 즐길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방대함과 더불어 심오함까지 지닌 이야기가 아이들에게는 다소 버거운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허나 나니아연대기에서는 그러한 면을 기대하기는 조금 무리가 있다.

 

 일단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건 아이들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여왕, 말하고 생각하는 동물들, 반인반수의 신화적 생명체, 이러한 전체적인 소재들이 모두 다 동화적인 상상력에 가깝다. 또한 극중에서 보여지는 전투씬도 잔인한 살육전의 긴박감보다도 짐승과 신수들의 기이한 전쟁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느낌이 강하다. 한마디로 성인층에게 어필할 만한 자극적 요소보다도 아동층에 어필할만한 보편적 요소가 더 부각되는 형세다. 아마도 이는 디즈니가 제작을 담당했다는 사실자체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물론 실망스럽다는 이야기로 이해를 해버린다면 조금은 곤란하겠다.

 

 어쩄든 영화의 볼거리는 풍부하다. 특히나 후반부의 전투씬이 영화의 백미인데 짐승과 괴수들이 진열을 정비하여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나름대로 흥미진진하다. 물론 전투의 긴박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작품의 성격에서 보았을 때 그런 측면에서의 이해는 배제하는 것이 좋다. 나름대로 무난하면서도 충분히 즐길만한 수준은 된다.

 

 또한 영화에서 등장하는 가상의 캐릭터들도 영화를 즐기는 도우미라고 할 수 있다. 나니아 세계를 독재하려는 하얀마녀와 그에 대립하는 전설적인 사자왕 아슬란은 네명의 아이들보다도 부각되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아슬란의 존재는 영화의 무게감에 큰 축이 되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초반부터 그들의 여정에 도움을 주는 귀여운 비버 부부와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 켄타우로스(Centaurus)를 비롯해서 여러 짐승들과 상상의 괴수들에서 보여지는 CG작업의 성과는 영화의 또다른 재미로 여겨진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와 예상치 못한 운명과의 조우에서 가치관의 혼란과 서로간의 갈등을 보이는 네명의 아이들이 그러한 고민을 이겨내고 형제애로 뭉치며 성숙해가는 과정은 순수한 영화의 성격에 매치되면서 관객에게 훈훈한 미소로 다가온다. 또한 네 남 중 막내인 루시 베벤시(조지 헨리)의 똘망똘망한 눈동자와 함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내뱉는 대사는 한없이 귀엽게 느껴진다.

 

 솔직히 이야기 구조에서 보여지는 공백이 가끔씩 발견되지만 전체적으로 큰 무리는 없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는 반지의 제왕의 심오한 무게감이 덜어지고 해리포터보다는 허구적인 상상력이 보다 가미된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이영화는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4편의 나니아시리즈가 흥미로운 에피소드의 봇짐을 짊어지고 우리를 찾아올테니까. 더욱이 지금의 영화보다도 앞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기에 더더욱 설레임은 지속될지도 모른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어느 영화나 마찬가지이지만 아이들이 출연하는 영화가 시리즈물로 기획될 경우 영화의 완결보다도 아이들의 성장이 앞질러나가는 것이 골칫거리일테다. 이 영화 역시 그러한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 해보이는데 어떤 해결책을 찾을지 궁금해진다.

 

 어른들이 동화를 잃어버린 것은 희석되어가는 순수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실은 동화와 같은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니까. 하지만 동화는 누구나 꿈꾸는 아름다운 이상향이 아니던가. 한번쯤은 그러한 순수성과 다시 한번 조우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다만 순수함을 잃어버린 우리에게는 다소 심심할지도 모르지만 아름다운 세상에서 느껴지는 원천적인 감성을 다시 깨닫게 될 것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팁을 하나 준다면 영화가 끝나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마라. 곧이어서 영화의 히든 트랙이 잠시 등장하니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면모 정도는 재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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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2005, The Chronicles of Narnia : The Lion, the Witch & the Wardrobe)
제작사 : Walt Disney Pictures / 배급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수입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www.narniamov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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