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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 1 편 - 영상으로 보는 감독의 의도 형사
warkbk 2006-03-19 오후 7:24:26 2388   [9]

 형사는 많은 사람이 느끼듯  "재미 없는 영화"입니다. 공감되지 않는 주인공들의 행위는 널뛰듯 뜬금없이 진행되며, 단편적인 이야기 구조와 그저 영상만 예쁘게 찍은 영화일 뿐이죠.

 하지만, 가슴 한구석에 남는 알수없는 찜찜한 느낌. 너무나 쉬운 줄거리지만, 왜 그들의 이야기를 아무것도 이해할수 없었던 것일까요?

 

 '재미없던 형사의 그 찜찜함 속에서 저는 처음으로 "재미 있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끊임없는 의문들 사이에서 감독의 의도와 대면하게 되고, 단순한 '재미' 그 이상의 것을 보았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형사. 무엇이 이 영화를 보는 극명하게 갈리는 두개의 시선을 만들었을까요? 좀처럼 들리지 않는 대사, 과장된 연기, 음악의 과잉, 어긋난것  같기만한 스토리......  이 모든 것은 과연 영상미를 위한 희생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속에서 제가 보았던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제가 쓰려고 하는 글은 위의 물음에 대한 해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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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의 시작

요강을 전해주러간 여인의 문 앞에 그려진 담배피는 호랑이와 방아찧는 토끼.

집안 가득히 피어있는 양귀비 꽃의 꽃말은 몽상.

 

 이 같은 몽환적 이미지들은 대장장이의 이야기속에서 슬로우 모션과 마당극 같은 대사, 그리고 그들의 대결에서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알것 같으면서도 도무지 모를 이 영화.

 사주전에 얽힌 내용으로 그 이야기의 첫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주-사주전 : 가짜돈)

 

 

 


# 감독의 의도

뜬금없이 떨어지던 두 개의 사주패는 두동강 나버린 금불상 속에 숨겨져 있던 것이죠.

 

 이야기의 작은 연결고리였던 이 장면. 누구라도 금불상을 사주패와 함께 비추며 별의미없이 지나갔을 이 부분을 이명세 감독은 금불상을 화면 테두리에 희미하게 배치하며 짧은 시간동안만 보여줍니다. 잘못된 편집이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하고 찍었던 거죠.

 

 감독이 말하고자 한 것은.....

 






-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의금부에는 이런 금부도사가 없답니다."

 

가마를 탄 금부도사 앞에서 등불을 들고 가던 남자는 슬픈눈이었습니다.

(주- 금부도사 : 정확히는 의금부도사가 맞습니다. 의금부 소속의 5 품 벼슬이라 합니다.)

 

 




"금부도사 관인을 그리 감쪽같이 만들어 낼수 있는자는...."

 

 그들은 위조된 관인으로 좌포청에 잠입하고, 사주패를 회수해 음모의 증거를 없앱니다.

 






호각 소리와 나타난 이들은 병판의 위장된 병력이 아닌, 살인현장으로 달려가는 관군

슬픈눈이 들고 있던 등불, 금포도사의 모자와 가마

 

 슬픈눈은 마축지 패거리에게 그러했듯, 동행했던 가짜 금포도사 무리까지 모두 죽임으로써 모든 증거를 없애버립니다.

 

 

 

"금포도사 관인을 그리 감쪽같이 만들어 낼 수 있는자는 공안거사 뿐일껄."

"달포전 누가 큰 돈을 주고 서린옥에서 빼갔답니다"

 

안포교와 남순은 나룻배를 타고 관인을 위조한 공안거사를 찾아 슬픈눈의 그림을 얻습니다.

(주 - 서린옥 : 감옥의 한 명칭입니다.)

 

- 슬픈눈의 완벽해 보이는 행동속 허술함의 의미는?

"탈쓴 사내의 반쪽짜리 얼굴이라도 용모파기를 만들어 뿌리고......"

"봤당께. 분명허니 이 앞에서 사라져 딴 데로 샐 틈이 없었다니까."


 슬픈눈은 탈을 벗으며 그의 한쪽 얼굴을 보여주고, 병판의 집앞에서 종적을 감추며 남순에게 조금씩 병판의 음모에 대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증거인멸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죽였던 슬픈눈. 그가 공안거사만은 살려두었던 한가지 이유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 그것은......

 

 

 


@ 두번째 만난 장터

남순과 안포교의 미행을 눈치채고도 느긋하기만 했던 것은 이 모든 것이 그의 의도였기 때문이죠.

 

 

 


-

"구장군이 틀림없습니다. 현 병판의 부관이었던. 지난 병란때 제가 현 병조판서 송필준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가짜돈을 만드는 배안에서 두 사람과 마주친 구장군. 병판의 음모일꺼라는 심증을 굳히고 병판의 생일날 그의 집에 잠입하려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 남순을 향한 병판의 시선

 구장군을 통해 좌포청이 병판의 음모임을 확인했듯, 병판역시 좌포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남순의 정체를 모두 알고 있었죠.

 

 



# 검의 의미 

"우리 전에 만난적 있죠."

"세상엔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세가지가 있다던데, 하나는 고양이의 눈동자, 또 하나는 늦가을의 하늘, 그리고 마지막 하나 여인의 얼굴."

 

 정체가 발각되는 남순. 하지만 슬픈눈의 검은 남순이 아닌 병판에게로 뻗어 있습니다. 비로서 남순도 그동안 그가 병판의 음모를 발설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

"지금 이 나라는 온 몸에 독이퍼진 사람과 똑같지. 헌데 중신이란 작자들은 ...... 어디서 화살이 날아왔는지나 따지고 있고."

 

 남순은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으며 병판의 음모에 대해 이제 심증이 아닌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 상징

 주점을 나서며 내려놓은 돈과 굴비. 그것은 죽은자를 위해 바치는 노잣돈과 제사상에 올려지는 음식의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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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차적으로만 보이는 형사속 이야기는 시간의 인과없이 가짜돈에 얽힌 사건과 남순과 슬픈눈의 사랑, 병판과 슬픈눈의 관계속에서 언제나 뒤엉켜 있습니다. 그것이 형사를 쉽게 이해하지 못한 한가지 이유입니다. 이런 혼돈스런 이야기 속에서 감독이 원한건 무엇이었을까요?

 

# 2 편 - 대비되는 사랑의 시작으로 저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p.s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고 순수히 작품만으로 평가하는 영평상에서 영화의 모든 기본기를 무시한듯한 이 영화에 작품상과 감독상을 주었던 이유. 개봉 당시 평론가들 조차 스토리의 부재를 문제삼으며, 영상만을 평하던 형사라는 영화에서 그들이 뒤늦게 본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 제가 드릴수 있는 말은 이명세 감독은 그 어떤 영화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실험을 형사를 통해 완성해냈다는 겁니다.

 

제 글은 형사의 복잡한 스토리만큼이나 긴 글이 될듯 합니다. 하지만 완결이라는 꼬리를 달 저의 마지막 글 만은 읽어주십시오. 그 안에 모든 해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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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2005, Duelist)
제작사 : (주) 웰메이드 Ent., 프로덕션 M / 배급사 : 코리아 픽쳐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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