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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 놓고 보면 수준급인데, 모아 놓고 보니 아쉽네. 군도: 민란의 시대
jojoys 2014-07-25 오후 3:46:54 1316   [0]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여러 면에서 조금씩 아쉬웠던 액션 시대극 / 15세 관람가 / 137분

윤종빈 감독 / 하정우, 강동원, 마동석.. / 개인적인 평점 : 5.5

 

    오늘은 지난 수요일(23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군도:민란의 시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난 월요일, 박스오피스&개봉예정작 정리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군도:민란의 시대>는 하정우씨와 윤종빈 감독님이 함께 작업한 네 번째 작품(윤종빈 감독님께서 연출자가 아닌, 까메오로써 출연하셨던 <베를린>은 제외했습니다. ^^)이자, 지난 2012년 11월 12일 소집해제하신 강동원씨의 스크린 복귀작입니다.

 

    이렇듯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흥행 4위에 올라있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를 탄생시킨 하정우, 윤종빈 조합에, 대한민국 대표 꽃미남 배우 강동원의 가세, 여기에 150억이 넘는 제작비(순제작비 130억, 마케팅비 +20억 이상)가 투입된 덕분에 개봉전부터 국내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군도:민란의 시대>는, 개봉 첫 날부터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역대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데이 스코어(55만1,283명)를 기록하는 등 개봉 이틀만에 98만3,849명의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크나 큰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었던 만큼, 베일을 벗은 <군도:민란의 시대>에 대한 볼멘 목소리 또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도 합니다.

 

    2014년 30주차 최고의 화제작인 <군도:민란의 시대>를 과연 전 어떻게 관람하고 왔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 '일단 시작은 화끈해야지!!', 국내 박스오피스 오프닝데이 스코어 베스트5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하였습니다.

 

■ '청불영화의 지존은 타짜!!',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흥행 베스트5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하였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도둑이 되어야만 했던 암흑 시대의 이야기

 

줄거리 정조 사후 순조, 헌종, 철종에 이르는 조선 최고의 암흑기가 계속해서 이어지던 철종 13년(1862년). 조선은 진주에서 시작된 임술민란이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민란의 중심에는 황해도 구월산의 목단설과 지리산 추설, 바로 이 조선의 양대 의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조선 전역이 도탄에 빠져 있던 그 때, 전라도 나주에서 홀어머니(김해숙)와 여동생 곡지(한예리)를 성실히 부양하며 착실한 삶을 일궈나가던 쇠백정 돌무치(하정우)는 조원숙(송영창) 대감의 서자인 조윤(강동원)의 청부를 받고 살인을 저지를뻔 하지만, 마지막에 마음을 고쳐 먹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에 화가 난 조윤은 자신의 수하들에게 돌무치의 가족을 모두 죽이라 명하게 되고, 기적적으로 혼자서만 살아남게 된 돌무치는 어미와 동생의 시신을 끌어안은체 피의 복수를 다짐하면서, <군도:민란의 시대>에 막이 오르게 됩니다.

 

★ <군도:민란의 시대> 예고편 ★

 

    <군도:민란의 시대>의 개봉을 앞두고 윤종빈 감독님께서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어둡고 무거운 영화들을 찍느라 많이 지쳐있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 만큼은 밝고 경쾌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전에 연출했던 작품들을 떠올리며 <군도:민란의 시대>를 기대하기 보다는, 부디 <군도:민란의 시대> 그 자체만 보고 평가 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하신 바 있습니다. 그리로 윤종빈 감독님의 그러한 말씀처럼 실제로 제가 보고 느낀 <군도:민란의 시대>는 윤종빈 감독님의 이전 작품들과 전혀 다른 작품색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 '난 정우형하고만 찍을래요!!', 윤종빈 감독님의 필모그래피

 

    우리 영화들 중 소위 대박이 난 작품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명 '종합선물세트형 영화' 즉, 이름값 높은 주연 배우들을 앞세워 남녀노소가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스토리 라인을 바탕으로, 빵빵 터지는 웃음과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슬픔, 여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볼거리(액션, CG)나 위정자에 대한 분노 유발 장치 등을 모두 섞어놓은 작품들입니다. 다시 말해, '통속적인 범주의 재미'들을 한꺼번에 만족시켜 주는 작품이 아니라면, 제 아무리 제작비로 수백억이 투입되었다 할지라도 혹은, 해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고 수상까지 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국내 극장가에서는 흥행에 필패하고 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이유로 종합선물세트형 영화 대신, 윤종빈 감독 스스로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가지고 있었던 작품 구상 그대로 완성시킨 <군도:민란의 시대>에게, 관객들의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애초에 자신이 구상했던 방향성을 뚝심있게 밀고 나간 윤종빈 감독이 비난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다만, 문제는 <군도:민란의 시대>가 어림잡아 500만 전후의 관객들이 극장에 들어와야지만 비로소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게 되는 대작이라는 것 입니다.

재미면에서도, 완성도면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던 조선판 웨스턴 무비

 

    어디까지나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일뿐이지만, 윤종빈 감독님께서는 <군도:민란의 시대>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분노의 추격자>와 같은 느낌으로 만들고자 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웨스턴 무비 특유의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OST와 미장센은 차치하더라도, 두 작품은 작품의 전체적인 성향이라던지 캐릭터등의 면에 있어서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군도:민란의 시대>가 <장고:분노의 추격자>를 따라했다는 뜻은 전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군도:민란의 시대>는 안동김씨와 풍양조씨로 대표되는 세도정치와 삼정(전정, 군정, 환곡)의 문란 등으로 인해 피폐하다 못해 처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백성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민란이 벌어지는 장면들까지도 영화적으로 멋지게 치장하기보다는 의도적으로 비루하고 남루하게 표현함으로써 현실감을 극대화 하고자 노력합니다. 이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장고:분노의 추격자>에서 흑인 노예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담아냈던 방식과 일맥상통합니다. 여기에 윤종빈 감독은 영화 곳곳에 블랙 코미디적인 연출들을 더해놓음으로써 <군도:민란의 시대>는 더더욱 쿠엔틴 타란티노스러운 작품 성향을 띄게 되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군도:민란의 시대> 속 도치(하정우)와 조윤의 관계라던지, 각자의 캐릭터 등은 <장고:분노의 추격자> 속 장고(제이미 폭스)와 캘빈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그것과 상당히 흡사합니다.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소박한 행복에 만족할줄 아는 삶을 살던 도치가 백정이라는 신분 때문에 조윤과 엮이게 되고 또 원한을 품게 되는 일련의 모습들은 노예라는 굴레에 얽매여 있던 장고와 묘하게 닮아있고, 여기에 자신만의 정의와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어떤 잔인한 행동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조윤의 모습은 노예제도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며 또 그것이 옳은 것이라 굳게 믿으며 살아가는 캘빈 캔디와 여러모로 비슷합니다.

 

    이밖에도 스플래터적인 성향(물론, 등급 문제등으로 인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그것에 비하면 수위는 많이 낮은게 사실입니다. ^^;;)을 띈 액션 장면 등이라던지 앞서 말씀드린 웨스턴 무비 특유의 OST와 미장센 등 <군도:민란의 시대>가 제 85회 아카데미 시상식 2관왕(남우조연상, 각본상)에 빛나는 <장고:분노의 추격자>와 여러면에서 닮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로부터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액션 장르에 대한 윤종빈 감독님의 연출 경험 부족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위에 나와 있는 윤종빈 감독님의 필모그래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군도:민란의 시대>는 사실상 윤종빈 감독의 첫 번째 본격 액션 영화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같은 윤종빈 감독의 액션 영화에 대한 연출 경험 부족은 몇몇 액션 장면을 연출하는데 있어서 더디고 늘어진 호흡(물론, 멋지고 화려한 액션 장면들도 많이 있었지만, 추설 대원들이 단체로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처럼 굉장히 더딘 호흡의 장면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게 사실입니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결과적으로는 감독 본인이 생각했던 '밝고 경쾌한 영화' 대신, 액션과 블랙 코미디가 엇박자를 일으키며 서로 각자 따로 놀고 있는 영화로 완성되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호불호(好不好)가 크게 갈릴 것 같은 윤종빈 감독의 선악(善惡) 구도

 

    "선인과 악인을 구분하고 싶지 않았다."라는 윤종빈 감독의 말처럼 <군도:민란의 시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선악 이분법에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엽전 20냥에 청부살인을 마음 먹었던 도치에서부터, 서얼로 태어나 아비인 조원숙 대감으로부터 평생동안 "금수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조윤, 그리고 백성을 위한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강도와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선택한 추설 사람들, 여기에 돌무치를 위하는 마음에서 조윤에게 거짓을 고하지만, 결국 제 한 목숨을 지키기 위해 직접 돌무치의 가족을 살해하는 몸종(정만식) <군도:민란의 시대> 속 인물들은 모두들 선과 악의 양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윤종빈 감독이 설정 해놓은 이러한 선악(善惡) 구도는 150년 후의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일치하기에 보는 이에 따라서는 굉장히 인상 깊게 느끼는 관객들도 계실 것 입니다. 반면에 이와 같은 모호한 선악 구도로 인해 극의 긴장감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느끼는 관객도 적지 않을 것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윤종빈 감독이 선택한 선악구도가 '호(好)'와 '불호(不好)' 중 어느쪽의 결과를 낳게 될지는 좀 더 지켜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흩어 놓고 보면 훌륭한데, 모아 놓고 보니 아쉬웠던 <군도:민란의 시대>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 시원시원한 액션, 사실적인 고증 그리고 중첩된 선악(善惡) 구도와 '뭉치면 백성이고, 흩어지면 도둑이다'라는 메시지 등등 <군도:민란의 시대>가 지니고 있는 요소요소들은 저마다 따로 떼어 놓고 보면 꽤나 빼어나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을 이리저리 짜맞춰 완성시킨 <군도:민란의 시대>라는 작품 자체는 (저에게 있어서 만큼은) 그다지 빼어나게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아무래도 윤종빈 감독님의 액션 장르 영화에 대한 연출 경험 부족이 뼈 아프게 느껴지는 <군도:민란의 시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제 올 여름 개봉 예정이었던 한국영화 3대 블록버스터 중에 <명량>, <해적:바다로 간 산적> 이렇게 두 편이 남았는데, 부디 이 두 작품 만큼은 실망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이쯤에서 <군도:민란의 시대> 리뷰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 

 

P.S. 제 리뷰의 문투에 대한 지적이 많아서 바꿔 봤는데 갑자기 바꾸려니 역시 힘이 드네요. ㅠ.ㅠ 예전부터 제 리뷰를 읽어오셨던 분들은 예전 문투와 지금의 문투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 댓글 좀 부탁드릴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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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민란의 시대(2014, Kundo : Age of the Ramp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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