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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 <도망자> 역시나 김기덕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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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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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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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21 오후 3:00: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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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을 매우 괴롭게 만드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이 출시되었다. <해안선>이라는 영화.. 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아라면 일생에 한번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떠밀려 가보게 되는곳 군대.. 그 안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보여준 영화이다. 그런데 이번엔 뭔가 확실히 다르다. 김기덕 감독이 <나쁜 남자>이후 흥행이란 것에 흥미을 얻어서일까...?! 전작들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 영화 곳곳에 보여진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전작들처럼 일반 관객들이 보기에 너무 괴롭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김기덕 감독 특유의 연출 장면이 모두 사라졌다 라는 것은 아니다.
필자 역시 군대라는 곳을 가본 사람이다. 그것도 대한민국 최대의 오지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운전병으로 군 생활을 해본 사람이다. 그곳은 군대를 가보지 않은 일반 시민들은 전혀 상상 할 수 없는 곳이다. 필자가 군복무 하던 때도 지뢰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이 있었고, 훈련이 아닌 북한군에 의한 실제상황도 몇차례 겪었었다. 그리고 영화에서처럼 근무자들이 민간인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본적도 부지기수였다. 그렇다고 군인들이 백방 잘했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런 군인들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민간인들을 보면 당장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민간인들을 상대로 그런말을 하는 것도 우습다는 생각이 들어 항상 모른채 하고 지나갔었다. 영화에서는 과연 민간인들과 어떤 충돌이 일어날까...?!
동해안의 어떤 철책부대.. 간첩을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군인들 중 강한철(장동건)이라는 상병급 병사가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군인들과 그곳 주민들과의 사이는 별로 좋지 않다. 쉽게 말해서 개와 고양이 꼴이다. 그러던 어느날 남녀 둘이서 경고지역 안에 들어와 색을 탐하고, 강한철 상병은 간첩으로 오인해 사살하게 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부대는 그곳 주민들의 원성을 사지만, 강한철은 6박7일간의 포상휴가를 간다. 사람들이 보기에 포상휴가까지 주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이건 당연한 것이다. 분명 원인 제공은 절대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판을 무시하고 들어와 색을 탐한 그 사람들이고, 강한철은 자기 본분을 충실히 다 했을 뿐이다. 그러나 사람을 죽였다는 자책감 때문일까.. 강한철은 점점 이상해져만 간다.
예전에도 군대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등장했었다. 그런데 군대를 가지전에는 몰랐지만, 갔다온 후 <해안선>을 봤을 땐 잘못된 부분이 상당히 많아 보였다. 그런 것들이 감독이 일부러 고의적으로 그랬거나 또는 군사기밀에 해당하여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밖에 표현을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올시다'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제대한지 이제 두 달밖에 안된 필자에게는 그런 장면을 굳이 눈을 부릅뜨고 찾지 않더라도 그냥 눈에 쏙쏙 들어와 버렸다. 그리고 이건 필자뿐만 아니라 군대를 갔다온 사람이라면 모두 그다지 어렵지 않게 느꼈을 것이다. 그런 부분들을 일일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몇 개는 언급하고자 한다.
군인들은 말끝마다 '요'자를 붙이지 않는다. 그리고 전투화를 워커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그랬다간 고참이나 상관한데 찍히기 일수다. 그리고 아무리 예전에 고참이었다고는 하지만, "한번 고참은 영원한 고참이다" 라고 부르짖는 해병대도 아니고, 의가사로 이미 제대를 했고, 그 사람이 예전에 정말 무서운 고참이었다 할지라도 막말로 미쳐버렸다고도 할 수 있는 지금 현재의 민간인이 얼차려를 준다고 해서 쌍팔년도의 군인들도 아니고, 2002년 요즘 세대를 사는 열댓명의 신세대 군인들이 순순히 말을 듣는다는 것은 솔직히 너무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눈에 거슬렸지만, 모두 일일이 나열한다는 것은 감독에게 "왜 영화를 이따위로 밖에 못 만들었나.." 라고 따지는 것 같고, 이런 부분들을 배제하고 영화를 본다면 상당히 괜찮다고 느끼기에 영화의 점수를 필자 스스로 깎아 내리는 것 같은 생각도 들어 이만 줄일까 한다. 물론 군대를 갔다온 남자분들이 이런 부분들을 모두 배제하고 영화를 본다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절정에서 결말로 가는 부분.. 강한철은 그 부대 철책 내에서 귀신과 같은 존재 또는 그들만의 간첩으로 전락해 부대원들을 괴롭힌다. 그런데 마지막 그것이 정말 강한철이 맞는지 아닌지도 불분명하고 끝내 어떻게 되었는지 조차 밝혀지지 않는다. 필자가 감지해내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의 설명은 약간 미흡했다고 보여진다.
어쨌든 <해안선>은 김기덕 감독의 작품이다. 예전만큼은 못 할 수도 있겠지만, 김기덕 감독 특유의 카타르시스는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기에 여느 대중성 높은 영화랑은 비교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미쳐버린 여자가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도마에 대고, 칼로 자르는 장면이나 피를 뚝뚝 흘리면서 어항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들을 물어뜯는 장면.. 과연 어느 감독이 그런 장면들을 쉽게 연출할 생각을 했을까.. 요즘엔 소위 엽기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장면들을 충분히 설명하진 못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관객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듯 하다. 그 메시지의 의미를 필자 맘대로 해석을 해본다면.. "사람들은 군인들을 꼭두각시나 허수아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상관의 명령에만 굴복하고, 근무나 서는 줄로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군인들을 무시하고 열받게 하면 언젠간 당신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 라는 뜻일까.. 아니면 영화 전체의 내용을 이 한 장면으로 모두 표현한 것일까.. 이도 저도 아니면 과연 무슨 의미가 들어 있을까.. 마지막으로 전장에서의 이런 실제상황에서는 과연 누가 나쁜 남자일까..
<도망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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