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악한 완성도에 실소를, 억지 신파에 멘붕을 일으키게 되는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09분
김명균 감독 / 윤시윤, 여진구, 이원종, 천호진, 이경영, 이병준.. / 개인적인 평점 : 1.5점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 오늘은 어제(4일)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관람하고 온 <백프로> 이야기를 해볼려고 하는데요. 불타는 금요일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상영관 안에 저 혼자 앉아서 관람했던 영화, <백프로>!! 과연, 어떤 작품이었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느낀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드리도록 할께요. ^^
본의 아니게 섬마을 분교의 체육 선생님이 된 퇴물 프로 골퍼!!
줄거리 2008, 2009 시즌 KPGA 무대를 평정하며 '천재 프로 골퍼'라 불렸던 세진(윤시윤)은 너무 어린 나이에 커다란 성공을 맛 본 나머지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고 술과 여자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거듭하게 되는데요. 당연히 각종 대회에서의 성적은 곤두박질 치기 시작하고, 그럴수록 세진은 더더욱 술과 여자를 탐닉하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죠. 그러던 어느날, 만취 상태인 세진은 선배이자 자신의 캐디인 영민(박효준)이를 조수석에 태운체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교통 사고를 일으키게 되는데요. 그 사고로 인해 영민이가 사망하게 되자 세진은 그 충격으로 말을 못하는 장애를 얻게 되고, 결국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되죠. 그리고 1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옛 은사(이경영)를 만나기 위해 경남 통영에서 배로 10분 거리에 있는 곤리도라는 섬을 찾게 된 세진은, 은사의 계략(?)에 걸려 본의 아니게 산양초등학교 곤리분교의 체육 선생님으로 부임해 폐교 위기에 걸린 학교를 구하라는 막중한 임무를 억지로 떠맡게 되는데요. 과연, 세진은 곤리분교가 폐교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
★ <백프로> 예고편 ★
아실만한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김명균 감독님의 연출 데뷔작인 <백프로>는 사실 지난 2011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었던 작품인데요. 하지만 일본쪽 투자사로부터 지원 받을 예정이던 제작비가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무산되면서, 제작과 개봉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3년이 지난 올해가 되어서야 겨우 빛을 보게 된 것이죠.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렵게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된 <백프로>이지만, 안타깝게도 제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백프로>는 동일본 대지진 현장보다도 훨씬 더 참담한 기분을 느끼게끔 만드는 작품이더라구요. ^^;;
뻔한 스토리, 조악한 연출, 제작비의 한계가 어우러진 눈물 겨운 3중주
<백프로>가 시작되자마자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정말 저렴한 영화구나!'하는 것이었는데요. 하지만 <백프로>가 제작비 문제로 3년 동안 개봉하지 못했던 작품인만큼, 제작 규모에 대한 문제점은 충분히 예상되었던터라 개인적으로 <백프로>의 저렴함에 대한 불만은 전혀 가지지 않았죠. 그러나 <백프로>의 캐릭터와 스토리, 연출 스타일, 구성 등 작품 전반에 걸쳐 진하게 느껴졌던 촌스러움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실소밖에는 나오지가 않더라구요. ^^;;
<백프로>는 불과 3년전에 만들어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1990년대 한국 영화를 연상시키는 촌티로 가득했는데요. 유치하고 올드한 몸개그는 둘째치고라도, 닳고 닳은 한국형 스승과 제자 이야기를, 뻔하디 뻔한 플롯과 연출로 풀어가고 있는 <백프로>는 계획했던데로 2011년에 개봉했더라도 흥행에 성공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더라구요. (2011년 흥행 BEST10 중에는 <퀵>이나 <위험한 상견례>처럼 유치한 영화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 작품들은 확실한 웃음 포인트라도 가지고 있었죠. 물론, 웃음 포인트라는게 관객의 취향에 따라 굉장히 상대적일 수 있겠지만요.)
■ 2011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흥행 BEST 10
<백프로>에서 좋았던 점을 억지로 찾아보자면, 3년전의 앳띈 윤시윤씨와 여진구씨를 만날 수 있다는건데요. 두 분의 팬이시라면 앳띈 모습의 두 분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백프로>를 끝까지 참고 견디게끔 하는데 커다란 위로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네요. 한편으로는, 촌스러운 헤어스타일과 얼굴만 허옇게 뜬 메이크업이 두 배우의 모습을 너무나 안쓰러워 보이게끔 만들어줄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
이런 영화 좀 안 만드시면 안 되나요?
놀랍게도 <백프로>는 2014년 14주차 개봉작 중 세 번째로 많은 상영관과 상영횟수를 확보한 작품인데요. 메릴 스트립과 줄리아 로버츠를 각각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시킨 <어거스트:가족의 초상>과 제작비(3,500만불)의 3배가 넘는 수익(1억1,251만불)을 올린 <세이빙 Mr.뱅크스>를 제치고 말이죠. 물론, 시상식에 후보로 오른 작품이라고 해서 재미가 보장된다거나,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서 작품성이 보장되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는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증명해 보였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수준 미달의 완성도를 가진 <백프로>와는 다르게 말이죠. ^^;;
■ 2014년 14주차 개봉작들의 스크린 확보 비교
※ 4월 3일 기준, ( ) : 점유율
개인적으로 <백프로>를 관람하는 내내, 힘들게 개봉한 작품이니만큼 리뷰도 되도록이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써야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요. 하지만 지극히 작위적이며 유치한 신파 코드로 중무장한 <백프로>의 엔딩씬을 보는 순간, 그러한 다짐들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말더라구요. 이건 뭐.. ^^;;
<백프로>를 기대하고 계시는 분들 자체가 그리 많지는 않으실 것 같긴 하지만, 혹시라도 기대하고 계셨던 분이 있으시다면 기대감은 '백프로!!' 접으신체 관람하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전 그럼 안타깝다 못해 안쓰러운 영화 <백프로>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오늘 관람하고 온 <세이빙 Mr.뱅크스>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편안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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