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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변주곡 , <하얀방> 하얀방
rathberry 2002-11-12 오후 2:33:16 1913   [8]
나는 호러 영화를 아주 좋아한다.
왠만한 호러 영화는 다 본 탓인지 영화를 보면서 무서워서 소리를 지르거나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거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호러 영화를 보는 친구들은 재미가 없단다. 내가 너무 담담해서…가끔은 소리를 지르며 품(?) 안에 안기기도 해야 맛인데….
물론 처음부터 호러 영화를 좋아한 건 아니다. 예민하던 사춘기 소녀적, ‘다리오 알젠토’ 감독의 <쎄스페리아>를 본 이후로 한동안 호러 영화의 ‘호’자만 들어도 부르르 떨 정도였다.
정말이지 눈이 파랗던 악령이나 그 악령의 눈빛 마냥 유치 찬란하던 울긋불긋한 조명들,그리고 이유없이 죽어가던 예쁜 여학생들과 온 방안은 물론 머릿 속까지 우글거리던 벌레(?)들을 기억하면 밥을 먹다가도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그 후로 본 호러 영화들도 그 전형을 비켜가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호러 영화를 보게 된다. 왜 뻔한 모방과 결말이 보여지는 영화를 나는 다시 보는 것일까?
아마도 호러 영화에는 그 모든 조악함과 유치함을 넘어서는 인간사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사람이 갖는 모든 욕망과 권력 구조가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지기 때문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항상 대립하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 어쩌면 현실에서 내가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억압된 욕망들이 영화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너를 죽일 수 없지만 영화 속 가해자는 피해자를 능지처참할 수 있는 권력이 주어진다. 또한 가련하기 짝이 없는 피해자가 무지막지한 가해자가 되는 순간의 짜릿함을 선물하기도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호러 영화의 매력이다.
이런 나의 관점에선 본다면 어제 시사회에서 본 <하얀방>은 슬픈 호러 영화였다.
내가 여자라서 그렇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이은주가 1308호에 들어가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면서 어처구니없게도(?) 눈물이 났다. 막다른 낭떠러지에 선 그 막막함이 15일 이라는 시간이 주어져서 생긴 것이든, 사랑한다고 믿었던 남자의 이면을 보면서 생긴 것이든, 사라진 아이가 다시 생겨나 주는 공포든 …누구나 그런 막다른 길에 몰릴 수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함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쨌든 영화는 픽션이며 장르 영화가 피해갈 수 없는 법칙이 있는 법 , 영화는 책이 아니다. 머리로 읽기 시작하면 헛점 없는 영화가 어디 있을까? 특히 <하얀방>은 더더욱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얀방>을 보면서 이 영화는 슬픔에 대한 호러적 변형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게 모호하고 모든 게 흩어져 있어 무섭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하얀방>을 슬픈 호러라 생각하는 건 그녀, 한수진(극중 이은주)의 막막한 슬픔이 전이되었기 때문이다. 호러 영화를 보면서 이 가을, 울어보시길…

쓸데없는 여담 하나, 마음을 열고 보시라!
흠을 찾기보다는 좋은 점을 먼저 찾아주고, 이 장면이 어느 영화와 같다, 이 대사가 유치하다 까발리며 자신의 관객적 권력을 남용(?)하기 전에 한 번만 되짚어 보기를….
첫째, 어디선가 본 장면이 많다….호러라는 장르가 갖는 전형의 변형 때문이라고 감안한다면 비교 분석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은가?
둘째, 그들은 왜 죽어야만 하는가? ….죽지 않으면 호러가 아니다. 호러 영화에선 아무도 그들이 왜 죽느냐고 묻지 않는다.
셋째, 언제나 왜 여자들이 피해자인가? 이건 나도 못마땅한 점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이해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억압받는 계층은 여자이고 아직도 지배 계층은 남자가 아닌가? 아무리 잘난 여자도 좀 잘난 남자를 이길 수 없는 사회에서 피해자가 여자인 것 어쩌면 당연지사. 허구란 리얼리티가 기본 전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여자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카타르시스가 필요한 것이다.
넷째, <하얀방>은 소음 영화다… 호러에서 50을 차지하는 건 음악과 카메라 웤의 현란함이다. 그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호러엔 음향 효과가 과잉이며 카메라 앵글의 장난(?)이 심하다. 이건 당연하지 않은가?
다섯째, 욕실장면에서도 여자들이 옷을 입는 사이코다? ….극중 여자들이 옷을 입고 욕조에 들어가는 건 수중 분만을 위해서라는 걸 아시는지…..바로 알고 까발립시다.

최연정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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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방(2002, Unborn But Forgotten)
제작사 : You시네마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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