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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자체가 스포일러.... 사이드 이펙트
ldk209 2013-07-18 오전 11:15:54 712   [0]

 

줄거리 자체가 스포일러.... ★★★

 

※ 줄거리 자체가 스포일러입니다. 영화 보실 분들은 어떤 작은 정보도 입력하지 마시고 그냥 보세요. 그래야 그나마 작은 재미라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사에서 보도자료로 뿌렸을 줄거리를 그대로 옮겨보자.

 

“우울증에 시달리던 에밀리(루니 마라)는 정신과의사 뱅크스(주드 로)가 처방해준 신약을 먹고 호전됨을 느낀다. 더 이상 공허함도 없고 남편(채닝 테이텀)과의 섹스도 원만해졌다. 어느 날 한밤중에 멍한 눈으로 주방을 헤매는 에밀리에게 신약의 부작용인 몽유병 증세가 나타나고, 무의식 중 그녀는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정신을 차린 에밀리는 아무런 기억을 하지 못한 채 검거된다. 에밀리는 감옥에서 이 모든 것이 약의 부작용이라며 자신의 무죄를 호소하고, 약을 처방한 뱅크스는 매스컴에 오르며, 그의 사생활도 무너지기 시작한다. 자신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을 조사하던 뱅크스는 에밀리가 단순히 약의 부작용으로 살인을 한 게 아니라는 의심을 하게 되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줄거리의 보도자료를 돌렸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많은 스릴러 장르 영화에서 반전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스포일러 역할을 해 재미를 반감시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반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영화를 봤을 때, 어떤 게 반전이 되리라고 예상하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건 스릴러 영화를 많이 봐서, 그 쪽 장르에 정통하기 때문이 아니라, 상식적으로 “에밀리가 단순히 약의 부작용으로 살인을 한 게 아니라는 의심”이 든다면, 거기에서 유추할 수 있는 길은 뻔히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설정이야 어떻게 보면 치장인 것이고.

 

<사이드 이펙트>가 만약 드라마 장르라고 한다면 나름 괜찮은 지점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스릴러 장르로서 <사이트 이펙트>는 마치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청소년처럼 갈팡질팡 혼돈 속을 헤맨다. <사이트 이펙트>는 반전이 중요한 ‘누가’에 초점이 맞춰진 스릴러 영화인가? 구성이 중요한 ‘어떻게’에 초점이 맞춰진 스릴러 영화인가? 또는 ‘감정’이 중요한 ‘왜’에 초점이 맞춰진 스릴러 영화인가? <사이트 이펙트>는 이 세 가지 요소 중 어느 하나도 관객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어떤 건 너무 쉽고, 어떤 건 너무 뻔하며, 어떤 건 너무 얇다.

 

루니 마라, 주드 로, 캐서린 제타 존스, 채닝 테이텀이라는 배우 네 명이 사각 꼭지점처럼 극을 이끌어 가는 <사이트 이펙트>는 영화 초반에 채닝 테이텀을 죽여 없애버리는 과감성을 발휘한다. 좋다. 꼼꼼이 되새기며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이는 드라마도 괜찮은 편이다. 딱 보자마자 소더버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화면의 질감도 맘에 든다. 특히 루니 마라의 공허한 눈빛 연기는 일품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성과라면 루니 마라의 연기를 담아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럼에도 <사이트 이펙트>가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라는 점에서 많이 아쉽다. 영화 연출을 접겠다는 결심을 바꾸지 않았다면 심기일전해 마지막 영화에 걸맞는 멋진 영화로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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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이펙트(2013, Side Eff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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