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ing Lanes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부딪치는 선택의 문제를 다룬 영화이다. 가장 흑인적이라 할 수 있는 사무엘 L.젝슨과 가장 백인적이라 할 수 있는 벤 애플렉의 뛰어난 연기 또한 인상적이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무척 흥미롭다.
두 사람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위해 법원으로 향하던 중, 교통사건을 당해 하루동안 목숨을 건 복수극을 펼치게 된다. 두 사람은 자신의 삶이 흔들리게 된 것을 상대의 탓으로 돌리면서 서로의 삶을 철저히 파괴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서로가 남이 아니라, 삶에 지친 동료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자연스럽게 화해한다.
잘나가는 변호사 벤 애플렉은 하루동안의 복수극을 통해 올바르게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자문하게 된다. 그에게 기만을 강요하는 가족과 사회를 향해 <인생은 경계선에서 균형을 잘 잡아나가는 것>이라는 한마디 말을 던지면서 좀 더 양심적인 삶을 살 것을 결심한다.
우리 또한 일상의 수 많은 선택 앞에서 조금의 위선으로 보다 안락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그 쪽을 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Changing Lanes는 기만의 삶에서 좀 더 올바른 쪽으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벤 애플렉의 모습을 통해 왜 우리가 올바른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암시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백인 변호사의 도움으로 파괴 직전에 갔던 흑인 가족이 다시 회복되는 상투적인 설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선택 앞에서 끊임없는 흔들리는 벤 애플렉의 시선에서 나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