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10일) CGV대구에서 시사회로 관람하고 온..
《용의자X》이야기를 한번 해볼께요.. ^^
사실 전 《용의자X》의 원작자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도 읽어보지 않았고..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 작가답게 그의 소설 중에는 《백야행》, 《신참자》, 《비밀》등 영화화된 것들이 많죠.. ^^)
원작 소설과 동명인 일본판 영화 《용의자X의 헌신》도 보질 않았던터라..
막연하게 원작자의 작품 성향만을 떠올리고 추리물일꺼라 생각한체 극장으로 향했는데요.. ㅎ
하지만 막상 제가 극장에서 보고 느낀 《용의자X》는..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한 남자의 헌신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멜로물이더라구요.. ^^
물론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용의자X》의 장르를 미스테리로 표시하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만큼은 멜로물로 다가왔던 영화 《용의자X》..
제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 살짝 한번 이야기 해볼까요?? ㅎ
수학만이 자신의 전부였던 남자에게 찾아온 낯선 감정, 사랑..
깡마른 몸에 축처진 어깨, 구부정한 등..
이렇게 왜소해 보이는 겉모습만큼이나..
성격 또한 너무나 내성적이고 소심한 남자 김석고(류승범)..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인 석고에게 이 세상은 외형적인 모습만이 서로 다를뿐..
궁극적으로는 모두 숫자로 이루어진 수학 공식으로 보일만큼이나..
수학을 너무나 사랑하는 천재 수학자랍니다.. ^^
예를 들면 음악도 각종 음계에 숫자를 매겨 마치 수학 공식처럼..
서로 딱 맞아 떨어지는 음계의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ㅎ
그런 석고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평생에 걸쳐 풀고 있는 수학 명제가 있는데요..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소수의 합으료 표현이 가능하다'
현대의 슈퍼 컴퓨터도 참이라 확증하지 못한..
수학계 최고의 난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바로 이 '골드바흐의 추측'이라는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학교에서 근무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어두컴컴한 집안에서..
수학공식에만 매달려 지내던 석고..
하지만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아 절망속에 빠져 지내던 어느날..
우연히 옆집인 305호에 새로 이사 온 화선(이요원)을 보게 되고..
그 순간 이전에는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눈부신 무언가를 느끼게 되는데요..
기분 좋은 두근거림..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것이죠..
나이 서른도 훌쩍 넘어서야 말이에요.. ^^;;
전 《용의자X》를 보고나서 오랫동안 류승범씨하면 떠올리던..
익살스럽기만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라는 이미지가 산산조각 났답니다..
그만큼 《용의자X》에서의 염세적이고 냉철한 석고를 연기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거든요.. ㅎ
특히나 뜨겁게 눈물을 흘리던 마지막 장면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려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장면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
우발적으로 일어난 살인 사건 그리고 석고판 순애보의 시작..
화선에 대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조차 하지 못한체..
매일 아침 출근길에 화선이 일하는 '좋은 아침'이라는 식당에 들러..
점심 도시락을 사면서 화선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 지내던 석고..
그러던 어느날 저녁..
화선이 우발적으로 전남편 김철민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말죠..
거실 한 가운데 놓여진 시체를 두고 패닉 상태에 빠진 화선과 조카 윤아(김보라)..
그 순간, 조용히 초인종을 누르고 화선의 집을 찾아 온 석고..
"만약 이 일을 저한테 맡기신다면, 무슨일이 있어도 두 분을 지켜드리겠습니다."
더 없이 소심하고 무기력해 보이는 남자 석고는..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제가 리뷰 서두에서 《용의자X》를 미스테리물이 아니라 멜로물이라고 말한데에는..
석고의 헌신적인 사랑을 보면서 느낀 가슴 뭉클함도 한 몫을 했지만..
또 다른 이유로 《용의자X》에서 철민의 살해 사건을 다루는 일말의 과정들이..
솔직히 말해 미스테리물이라 말하기에는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던 것도 있답니다.. ㅎ
아무래도 살인 사건 자체가 두 여인에 의한 우발적인 범행인데다..
극에 갈등을 고조시킬만한 성격의 캐릭터 또한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시키기에는..
여러모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해보이더라구요.. ㅎ
아무도 증명해낼 수 없는 문제를 만드는데 도전하는 석고..
점점 더 옥죄여 오는 경찰의 수사망에 불안해 하는 화선..
차분하게 화선을 안심시키는 것과 동시에 경찰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는 남자 석고..
그리고 형사로써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점점 더 깊게 사건을 파헤쳐 오는 조형사(조진웅)까지..
《용의자X》는 대부분의 러닝 타임동안..
너무나 완벽해서 경찰조차 전혀 의심하지 않는 화선의 알리바이와..
그런 화선의 알리바이를 깨뜨리기 위해 사냥개처럼 물고 늘어지는..
조형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ㅎ
마치 고등학교 동창 사이인 석고와 조형사가 학창 시절에 나눈..
"아무도 풀지 못하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둘 중 어느게 더 어려울까??"
라는 대화처럼 말이죠.. ^^
그래서인지 《용의자X》는 비록 팽팽한 긴장감은 없을지 몰라도..
석고가 화선을 위해 만들어낸 완벽한 알리바이를 보면서..
관객 스스로가 생각한 석고의 알리바이 설계 전말과..
실제 영화 속에서 하나둘 밝혀지는 알리바이의 비밀을 비교해가는 재미는..
그런데로 괜찮은 편이란 생각이 드네요.. ^^
여러분도 《용의자X》가 개봉하면 영화 보시면서 한번 알아맞춰 보세요~ ㅎ
석고의 사랑을 두고 누가 바보같은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흔히들 자주 하는 이야기 중에 사랑하면서 느끼는 기쁨에는..
상대에게 사랑을 주면서 느끼는 기쁨과..
상대로부터 사랑을 받으면서 느끼는 기쁨이 있다고 하죠??
때문에 누군가는 아낌없는 사랑을 상대에게 주면서 행복을 느끼고..
또 누군가는 상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행복감에 빠져 기쁨을 느끼지만..
어느쪽으로든 사랑의 무게추가 기울게되면..
결국에는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는 것에 지치거나..
자신이 사랑받고 있는 것에 대한 기쁨이 지겨움으로 변해..
마침내는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하지만 《용의자X》는 이같은 흔한 사랑에 임하는 자세와는 달리..
사랑하는 사람의 아무 의미없는 미소 하나에도..
세상 그 누구보다 더 큰 기쁨을 느끼고..
(설사 그 미소가 사랑의 감정이 담긴게 아니라 할지라도 말이죠.. ㅎ)
그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순간에도..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만을 바라는..
그런 한 남자의 뜨거운 순애보를 담고 있어서 전 너무 좋더라구요.. ^^
비록 누군가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사랑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ㅎ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부터..
씻고 잠자리에 들어서까지..
그리고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과연 내가 석고였다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지에 대해..
그리고 그동안 해왔던 사랑에 내가 임했던 태도들에 대해..
여러모로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했던 영화 《용의자X》..
과연 여러분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어디까지 하실 수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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