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_2012
7년 만에 복귀하는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는 일본의 유명한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인 미야베 미유키의 원작을 도태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원작의 아우라 워낙 큰 작품이라 영화로써 어떻게 만들어질지 정말 궁금했다. 예상보다 힘이 있고, 긴장감도 늦춰지게 만들지 않도록 잘 짜인 작품이다.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특히 선영(김민희)과 같은 캐릭터는 한국영화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팜므파탈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고, 종근(조성하)의 역할도 주연을 받쳐주는 데 흠이 없을 정도로 좋았다. 그에 반해 문호(이선균)는 캐릭터의 중심이 잘 안 잡혀있는 듯 한 느낌도 동시에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캐릭터의 완성도와 관련해서 그런 연기가 나오지 않았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촬영과 전체적인 새감이었다. 현실적인 인물들과 그 뒤에 몽환적인 배경들이 첨엔 약간 괴리감을 주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극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중간 피사체를 사선으로 조금 삐딱하게 촬영된 인서트 컷들은 문호와 선영의 감정과 관계의 변화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들어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감독의 정치적인 성향도 곳곳에 숨어있었다. 아파트 단지에 큰 천막으로 전 서울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문구가 주인공의 배경으로 배치되었고, 엔딩에 선영의 추락사도 몇 해 전 용산참사와 연결되는 고리가 있는 듯하다.
선영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화차는 앞으로 여성이 중심이 된 스릴러물의 판단 기준에 중요한 예가 될 작품으로 앞으로 남을 것 같다. 그 만큼 독특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원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독의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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