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 ‘샤오린’이 무슨 뜻인가? 궁금했다. 귀차니즘에 먼저 찾아보지 못한 채 영화를 봤고, 우연치 않게 대사 중에 그 단어가 등장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알려드리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림사’의 소림 이라는 뜻이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등장하는 곳도 소림사이고, 엔딩에도 등장하는 곳이 소림사일 정도로 영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전체적인 이야기보다는 각각의 캐릭터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물론 클리셰적인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미 알려진 훌륭한 배우들의 캐릭터들도 좋았지만, 가장 눈에 띠는 인물은 ‘카오’역을 맡은 사정봉이었다. 당대 실세인 유덕화의 최측근으로 그의 온갖 비위를 감동해내는 인물이지만, 자신보다 야망이 약해보이는 유덕화를 좌천시키고 자신이 그 자리로 올라선다. 유덕화의 경우, 첫 장면에서부터 강인한 카리스마와 폭력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지만, 하나뿐인 딸에겐 꼼짝 못한다. 하지만, 이런 성격이 후에 그의 치명적인 약점이 되기도 한다. 순애보적인 사랑을 할 것 같은 절세미인 판빙빙의 경우, 유덕화의 아내로 등장하는데 딸을 잃고 난 뒤에 차분하던 그녀의 성격은 완전히 탈바꿈하게 된다. 송장군의 캐릭터도 항상 등장하는 약삭빠르고, 실리를 잘 따지는 인물이지만, 최소한의 의리를 지키려고 유덕화의 딸과 자신의 아들을 정혼시키려고 하지만, 유덕화는 송장군이 먼저 자신을 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정혼식날 배신하게 된다. 하지만, 유덕화와 송장군은 카오의 속임수에 놀아난 것이고, 송장군은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되고, 유덕화는 딸의 죽음을 보고 소림사로 들어가 출가하게 된다. 그 곳에서 요리사인 성룡을 만나 새로운 인생의 길을 보게 된다.
첫 장면에서 적군을 돌봐주는 소림사에 등장해서 그를 놓아주는 척 하다가 총살을 하게 되는 유덕화, 하지만 자신의 딸이 부상을 입자 갈 곳이 소림사밖에 없었지만, 결국 죽음에 이르는 아이러니가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곤 이야기가 너무 평면적이고 클리셰로 가득차 있다. 물론 역시나 화려한 액션씬들은 충분히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빈곤한 이야기 속에 액션은 그다지 맘에 와닿지 못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가장으로써의 성장이 아닌가 한다. 그것이 딸의 죽음과 종교로 인해 두 번의 변곡점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카오를 보며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며 그와 비슷한 후대의 인물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모습으로 엔딩을 맞게 되는데, 카오를 너무나 악인으로 만들었고, 앞서 언급한 변곡점이 좀 더 명확하게 표현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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